<내일시론>(주섭일 2001.12.05)

<내일시론>

지역내일 2001-12-04 (수정 2001-12-05 오후 10:08:22)
<내일시론>한나라당, 차기 대안인가 ( 주섭일 2001.12.05)
주섭일 주필·고문


2001년이 저물면서 ‘잃어버린 10년’이란 말이 회자된다. YS와 DJ의 집권 10년에 대한 비판이지만 정치의 계절이 가깝다는 예고이기도 하다. 2002년은 월드컵이 열리는 ‘축구의 해’지만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있는 정치의 해이기 때문이다. 진승현 게이트와 공적자금 횡령사건수사에서 보듯 DJ정권이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기에 한나라당에 대한 여론의 지지도가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이 국정운영에 실패하면 야당을 차기 집권세력으로 선택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정권교체가 관행인 민주주의 나라에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특히 선진민주국들은 보수와 진보가 정권교체를 함으로써 사회의 균형을 잡고 국민통합을 이루어 국가발전을 도모한다.
그러나 한국정치는 정치권이 그들 자신의 갈등과 이해조차 조정하지 못해 끝없는 정쟁으로 사회를 일상적 혼란에 몰아넣는 시대착오적 정치무질서가 특징이다. 정책의 차별성 없이 당리당략과 사리사욕 및 보스의 이익을 집중적으로 반영하는 보수일색의 구도때문이다. 그래서 유권자는 선거철마다 혼란을 겪으며 당의 보스와 출신지역을 잣대로 선택하게 된다. 1997년12월 대선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표방한 현 여당의 승리로 이른바 ‘50년만의 정권교체’를 했다고는 하나 DJ정권은 어디까지나 보수정당일 뿐이었다. 이제 DJ정권은 빈부격차의 극대화와 3대 게이트에다 공적자금 횡령사건, 교육과 농정의 파탄 등 ‘부패한 호남정권’으로 전락해 ‘정권교체의 의미’를 상실한 비참한 말로를 맞았다.

지역주의 극복 못하면 ‘일상적 정쟁’의 나라로 전락
유권자들은 그래서 차기 집권세력으로 야당을 떠올린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한국 유권자에게는 고민이 생긴다. 선진국유권자는 우파정부가 실패하면 좌파정당이라는 투명하고도 능력이 있는 대안이 있어 선택의 고민은 없다. 정권을 바꾸면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보수일색의 한국정당 구도에는 이념적 차별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역주의와 보스 그리고 낡은 인적구성을 기준으로 선택해야하는 딜레마에 유권자를 빠트린다. 오늘날 ‘호남정권’이 실패했으니 다음에는 ‘영남정권’이라는 정서가 팽배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한국은 희망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일상적 정쟁’의 나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야당이 군정세력이 중심인 강경 보수집단으로 5공 민정당의 재판이기 때문이다.
4일 본지 여론조사결과는 유권자의 고민의 일단을 잘 드러냈다.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32%인데 반해 민주당은 31.5%로 차이가 거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25%인데 이회창 총재는 16%에 불과하다. 선진국에서 대통령이나 총리의 지지도가 30% 밑으로 떨어지면 국민의 신뢰를 다시 묻는 것이 상식이다. 국민투표나 국회 재선거를 실시해 적어도 50%의 지지를 받아야 정권의 정통성을 획득해 국정을 운영한다는 민주주의 원칙 때문이다. 25%라는 대통령 지지도는 지난달보다 5.4% 오른 것으로, 이는 국민에게 신임을 물어야 하는 불신의 대상이다. 그러나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는 더욱 한심한 16%로 고착돼 있어 DJ정권의 불신을 오히려 뒷받침해준다. 이것은 야당이 대안이 되기 힘들다는 것을 말한다. 선진국 같으면 대통령의 신뢰도가 20%수준이면 야당총재는 적어도 60% 이상에 이르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정권교체전통이 정착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당총재퇴임으로 당을 거듭나게 하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들은 쇄신하지 않으면 정권을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아마도 12월 여당지지도 상승은 변화노력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런데 야당은 변화의 시도나 몸부림의 징조가 전혀 없다. 영남유권자만 믿고 총재의 지지도가 10-20%에 머물러도 된다는 말인가. 이부영과 박근혜 부총재 등이 변화를 위한 경고를 끊임없이 발하고 있기는 하다. 한나라당은 구조적으로 개혁보다는 과거 기득권을 회복하려는 노스탤지어에 젖은 구체제집단으로 규정된다. 마치 스페인에서 프랑코 독재가 종식된 후 프랑코의 정당이 계속 집권하는 식이다. 스페인에는 프랑코의 정당이 없다.

야당, ‘제2의 민정당’으로 이회창 대세 지킬 수 없다
야당에게 국회의석 과반수 1석 미달이라는 거대야당을 만들어 준 것은 DJ정권의 국정운영실패와 호남편중인사, 끼리끼리 부패에 대한 전면적 거부 때문이다. 한마디로 야당은 앉아서 반사이익을 얻었을 뿐이다. 이회창 총재에게 국가발전과 국민통합 그리고 국민의 행복을 겨냥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 국민이 아파하는 선결과제를 외면하고 교원정원 연장을 밀어붙이는 악수를 둔다. 11월에 그는 여당의 선두주자 이인재 최고위원보다 10% 이상 앞섰지만 12월 여론조사는 5%정도의 간격으로 좁혀졌다고 한다. 이회창 대세론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프랑스혁명 후 왕당파처럼 변화에 높은 장벽을 쌓고 지엽말단적 의제로 싸우기만 한다. 한 고위당직자는 변화에 대한 희망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제2의 민정당’인 한나라당이 대안이 될 수 있겠는가. 2002년 야당이 대안이 아닌 선거는 유권자에게 비극이다. 그래서 야당이 변화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신당창출이 불가피한 것이다.
주섭일 주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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