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받는 것 자체가 부끄럽네요”

4대 가족 효부 김미숙씨 경기도 효행경로상 수상

지역내일 2001-12-05
정보화·세계화로 인해 개개인으로는 점차 살기 좋아지는 세상이지만 편해지는 만큼 우리 고유의 전통가치를 점점 잃어가고 있기도 하다. '효(孝) 사상'이 사라져 가는 대표적인 전통가치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점점 개인적으로 변해 가는 세태와는 거꾸로 시조부와 시어머니를 모시며 4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의 며느리로서 조용히 집안 살림을 꾸려 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용인시 삼가동에 사는 김미숙 씨(42).
김 씨는 지난 주 '제 1회 경기도 효행상 경로상'을 수상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돕고자 시간제 부업을 하면서도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시조부(93)와 시어머니(66)를 지극한 정성으로 묵묵히 수발한 김 씨의 헌신적 삶이 수상이유다.
김 씨는 "시어머니가 하는 대로 보고 배우며 똑같이 했는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참 미안하고 부끄럽다"며 "더 열심히 웃어른 섬기며 살라고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씨의 시어머니도 지난해 경기도 효행상을 수상했다. 역시 '그 시어머니에 그 며느리'다.
20여년 전 누이 네 명을 둔 외아들인 남편에게 시집와 겪은 고생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듯 했다. 무뚝뚝하고 술 좋아하는 남편에게 다정스레 감싸주기를 기대한다는 건 오히려 언감생심이 아니었을까. 역북동에서 '한솔기획'이라는 조그만 트로피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남편 한원식 씨(44)는 "외아들인 내게 시집 와 참 많은 고생을 했다"며 "묵묵히 집안을 꾸려나가는 아내가 대견하기 그지없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김미숙 씨가 워낙 말 수가 적어 남편 한 씨는 종종 답답하다고 한다. 화나거나 맺힌 게 있으면 서로 털어놓고 풀어야 하는데 도무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20여년에 걸친 인고의 세월이 어려움을 안으로 삭이는 방법을 김 씨에게 가르쳐줬다.
딸 셋에 아들 하나를 둔 김 씨는 자녀들이 반듯하고 모범적으로 커준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어른들 모시랴 부업하랴 제대로 돌볼 틈이 없었는데도 사춘기 겪는 티 한번 내지 않고 별탈 없이 지냈기 때문이다. 큰 딸은 대학을 졸업하고 얼마 전 취직을 했고 나머지 아이들도 학교 성적이 우수한 모범생들이다. 남편 한 씨는 "초등학생인 막내아들에게 용돈을 주면 모아놨다가 증조부 드시라고 빵·우유 등을 사온다"며 "아직 어린데도 불구하고 어른스러운 면을 종종 발견한다"고 대견스러워했다.
얼마 전까지도 정정했던 시조부가 최근 거동이 불편해진 것이 현재 김미숙 씨의 걱정거리다. 일흔 살까지 지게를 지고 다닐 정도로 건강하셨던 시조부도 나이를 어찌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내 정성이 부족해 건강이 안좋아지신 것 같다"는 김씨는 "빨리 예전의 정정하신 모습으로 회복되셔야 할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부상으로 받게 될 상금을 시어머니께 드릴 계획이라는 김 씨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부업을 위해 총총걸음으로 발길을 서둘렀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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