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공포 1년] 체벌 없어도 생활지도 문제없어

지역내일 2011-10-05 (수정 2011-10-05 오후 1:53:18)
용인 홍천초교 등 학교문화 달라져 … "교사·학부모 인권의식 개선돼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홍천초등학교. 이 학교는 학년단위 경제생활지도 프로그램 'BEC'(Big Economy Class) 시행 후 체벌과 폭력이 사라지고, 학생인권과 교권을 함께 지켜가고 있다.

각 학급은 고유한 정치조직과 법·제도, 학급화폐 등을 지닌 국가(SEC; Small Economy Class)로 운영되며 각 반이 다른 반과 교류하면서 BEC로 확대됐다.

학생들은 모두 개인통장을 갖고 '학급법'에 따라 칭찬행동에는 도장을 받고, 일정수준의 도장을 받으면 학급화폐를 받는다. 반면 문제행동에는 체벌 대신 벌금이나 천자 글쓰기 벌칙을 받는다.

타 학급 학생과 관련된 칭찬 또는 문제행동을 할 경우, 학급임원들이 정한 '학년법'에 따라 상금을 받거나 벌금을 낸다.

그 결과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고, 체벌 없이 효과적인 생활지도가 가능해졌다. 학부모들도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

6학년 학부모 최수연씨는 "학급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기업·경제·화폐 등 구체적인 소재로 생활지도와 경제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평했다.




◆강제 야간자율학습·체벌 사라져 =5일 경기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 공포한 지 1주년을 맞았다.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후 일선 학교현장은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용인 홍천초교처럼 체벌 없이 학교문화를 바꿔나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상당수 학교에서 '강제' 야간자율학습과 체벌은 물론 복장 및 두발검사가 사라졌다. 한때 '떡매' 체벌과 체벌동의서약서로 물의를 빚었던 수원의 수성고등학교도 학생인권조례 시행 후 모든 체벌을 폐지하고 방과후학교도 희망자에 한해 운영하고 있다.

실제 도교육청 학생인권관련 민원처리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3월 두발·체벌·자율학습 등 336건에 달했던 민원이 5월에는 95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0월 5일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한 뒤 시범 시행기간을 거쳐 지난 3월 1일부터 정식 시행했다. 조례는 강제 야간자율학습과 체벌, 복장 및 두발 검사 등을 금지하고 있다. 조례시행 이후 일선 학교에서는 밤 10시 이후 야간자율학습을 금지하고 생활규정을 개정했다. 체벌 대신 상·벌점제를 도입하고 학생과 교사 대상 인권교육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교육청이 초등4학년~고3학년 학생 6085명과 교사 14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의 84.2%, 교사의 55.6%가 학교생활 전반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 학생(84.6%)과 교사(70.7%) 모두 조례가 앞으로 잘 정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서울과 인천, 광주, 충북, 경남 등에서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다. 김상곤 교육감은 "인권의 핵심 철학과 가치가 학생들에게 내면화되어 자율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 때 교사의 진정한 권위가 확보될 것"이라며 "인권교육과 학교문화 개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생·교사·학부모 의식 변해야 = 그러나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후 체벌금지 등으로 교사들이 학생 생활지도를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문제점도 적지 않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여전히 "학생에게 과도한 자율권을 줄 경우 학교질서 붕괴, 교권침해 개연성이 매우 크다"는 등의 이유로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인권조례가 안착되려면 학교 현장에서 제기되는 각종 문제를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심항일 부천 시온고 교사는 "교사들 의식이 바뀌지 않고 아이들도 적응이 안된 상태"라며 "학생인권조례가 정착되려면 연수를 통한 교사의식 변화와 연계해 가정에서 부모의 의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전교조 경기지부는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갈등과 진통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는 일종의 성장통"이라며 "청소년의 평화로운 삶을 위협하는 세력과 제도에 맞서 인권과 평화가 넘치는 학교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태영 이형재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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