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폭행도 불사 … 회삿돈 횡령 초호화 생활
조직폭력배가 유흥주점을 기반으로 '푼돈'을 뜯는 시절은 지나갔다. 지능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조폭들은 이제 주식시장을 겨냥해 전도유망한 회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급한 돈이 필요해진 기업 경영자들이 별 생각 없이 사채를 끌어 썼다가 결국 조폭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되고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투자자에게 돌아간다.
◆회삿돈 빼돌리고 주가조작도 시도 = 산업용 필터와 공기청정기 제조로 탄탄가도를 달리던 C사도 조폭의 마수에 걸려들어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 회사는 2001년 대한민국 벤처기업 최우수상을 받고 2002년 7월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06년까지 매년 1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거둔 알짜기업이었다.
하지만 사채업을 하고 있던 조폭 이 모(46)씨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뒤부터 이 회사는 이 씨의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다. 회사 경영에 관심이 없는 이씨가 C사를 인수한 2007년부터 매출액은 5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2008년 1월에서 3월에는 이자변제 및 주식 시세조정 담보금 명목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얻은 회사 자금 77억원을 빼돌렸다.
그 후 다른 조폭인 노 모(46)씨와 윤 모(43)씨로 회사의 주인이 차례로 바뀌는 동안 회사는 '빈사'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은 회사인수대금 명목으로 회삿돈 220여억원을 챙겼다. 이들이 거액의 회삿돈을 유흥비로 흥청망청 쓰는 동안 직원들은 월급도 받지 못했다.
회삿돈 횡령만으로 성에 차지 않았던 노씨는 주가조작으로 차익을 얻기 위해 주가조작 세력에게 주가조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주식시세조정금 110억원을 주고 '작업'을 의뢰했는데도 주가가 오르지 않자 주가조작에 관여한 이들을 감금하고 폭행해 결국에는 20억원을 내놓게 만들었다.
윤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 주주가 C사의 주식을 매도하는 바람에 주가가 하락하자 이 주주를 폭행하고 주식을 되사도록 종용했다. 윤씨의 폭행과 협박을 견디지 못한 이 주주는 다시 15억원어치에 달하는 300만주를 사야했다.
2007년부터 3년여 동안 조폭 사주들의 반복적인 가장납입과 횡령으로 2010년 3월 C사는 문을 닫아야 했다. 자본잠식으로 코스닥 상장은 폐지됐고 선량한 개미투자자들은 깡통계좌로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고 눈물을 흘렸다.
◆개인 빚, 회사빚으로 바꾼 뒤 어음 발행 = ㄷ사도 조폭을 만나면서 비슷한 길을 걸었다. ㄷ사 창업자인 이 모(52)씨는 자본금 70억원을 마련하기 힘들자 급하게 돈을 끌어올 수 있는 투자자를 영입했다. 그 투자자는 다름 아닌 조폭 조직원. 2009년 8월 투자자이자 경영자로 영입된 조 모(48)씨는 단기사채를 빌려 자본금을 확보한 것처럼 위장한 뒤 2010년 9월 ㄷ사를 코스피에 등록시켰다.
겉으로는 코스피시장에 등록됐다는 그럴듯한 '간판'이 내걸렸지만 그때부터 회사는 속빈 강정으로 전락했다. 조씨는 부동산투자금 일부를 차용형식으로 반환받는 방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회사가 가지고 있던 오피스텔 매매계약금과 투자지분 매입금 총 110억원 중 56억원을 빼돌려 개인 아파트를 매입하고 고급승용차와 명품 고급시계를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2010년 9월 ㄷ사가 코스피에 등록이 되자 조씨와 연관된 다른 조폭들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조씨에게 돈을 빌려줬던 나씨 등은 조씨를 협박해 빚을 3~5배씩 부풀려 받았다. 조씨는 이들에게 나간 돈을 회사채권으로 바꿔 회사는 약속어음을 대량으로 발행해야 했다. 결국 ㄷ사는 회사 부실화로 등록 9개월만에 등록취소됐다. 일일 거래대금이 230억원 수준이었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주식은 하룻밤 사이에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한 투자자는 등록취소 전날 10억원을 투자했다가 그대로 날려야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해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가장납입 등으로 눈속임을 한 뒤 결국 상장폐지에 이르게 돼 선량한 개미투자자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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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배가 유흥주점을 기반으로 '푼돈'을 뜯는 시절은 지나갔다. 지능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조폭들은 이제 주식시장을 겨냥해 전도유망한 회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급한 돈이 필요해진 기업 경영자들이 별 생각 없이 사채를 끌어 썼다가 결국 조폭의 손아귀에 놀아나게 되고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투자자에게 돌아간다.
◆회삿돈 빼돌리고 주가조작도 시도 = 산업용 필터와 공기청정기 제조로 탄탄가도를 달리던 C사도 조폭의 마수에 걸려들어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 회사는 2001년 대한민국 벤처기업 최우수상을 받고 2002년 7월 코스닥에 상장한 뒤 2006년까지 매년 1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거둔 알짜기업이었다.
하지만 사채업을 하고 있던 조폭 이 모(46)씨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뒤부터 이 회사는 이 씨의 '먹잇감'에 지나지 않았다. 회사 경영에 관심이 없는 이씨가 C사를 인수한 2007년부터 매출액은 5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2008년 1월에서 3월에는 이자변제 및 주식 시세조정 담보금 명목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얻은 회사 자금 77억원을 빼돌렸다.
그 후 다른 조폭인 노 모(46)씨와 윤 모(43)씨로 회사의 주인이 차례로 바뀌는 동안 회사는 '빈사'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은 회사인수대금 명목으로 회삿돈 220여억원을 챙겼다. 이들이 거액의 회삿돈을 유흥비로 흥청망청 쓰는 동안 직원들은 월급도 받지 못했다.
회삿돈 횡령만으로 성에 차지 않았던 노씨는 주가조작으로 차익을 얻기 위해 주가조작 세력에게 주가조작을 의뢰하기도 했다. 주식시세조정금 110억원을 주고 '작업'을 의뢰했는데도 주가가 오르지 않자 주가조작에 관여한 이들을 감금하고 폭행해 결국에는 20억원을 내놓게 만들었다.
윤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한 주주가 C사의 주식을 매도하는 바람에 주가가 하락하자 이 주주를 폭행하고 주식을 되사도록 종용했다. 윤씨의 폭행과 협박을 견디지 못한 이 주주는 다시 15억원어치에 달하는 300만주를 사야했다.
2007년부터 3년여 동안 조폭 사주들의 반복적인 가장납입과 횡령으로 2010년 3월 C사는 문을 닫아야 했다. 자본잠식으로 코스닥 상장은 폐지됐고 선량한 개미투자자들은 깡통계좌로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고 눈물을 흘렸다.
◆개인 빚, 회사빚으로 바꾼 뒤 어음 발행 = ㄷ사도 조폭을 만나면서 비슷한 길을 걸었다. ㄷ사 창업자인 이 모(52)씨는 자본금 70억원을 마련하기 힘들자 급하게 돈을 끌어올 수 있는 투자자를 영입했다. 그 투자자는 다름 아닌 조폭 조직원. 2009년 8월 투자자이자 경영자로 영입된 조 모(48)씨는 단기사채를 빌려 자본금을 확보한 것처럼 위장한 뒤 2010년 9월 ㄷ사를 코스피에 등록시켰다.
겉으로는 코스피시장에 등록됐다는 그럴듯한 '간판'이 내걸렸지만 그때부터 회사는 속빈 강정으로 전락했다. 조씨는 부동산투자금 일부를 차용형식으로 반환받는 방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회사가 가지고 있던 오피스텔 매매계약금과 투자지분 매입금 총 110억원 중 56억원을 빼돌려 개인 아파트를 매입하고 고급승용차와 명품 고급시계를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
2010년 9월 ㄷ사가 코스피에 등록이 되자 조씨와 연관된 다른 조폭들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조씨에게 돈을 빌려줬던 나씨 등은 조씨를 협박해 빚을 3~5배씩 부풀려 받았다. 조씨는 이들에게 나간 돈을 회사채권으로 바꿔 회사는 약속어음을 대량으로 발행해야 했다. 결국 ㄷ사는 회사 부실화로 등록 9개월만에 등록취소됐다. 일일 거래대금이 230억원 수준이었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주식은 하룻밤 사이에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한 투자자는 등록취소 전날 10억원을 투자했다가 그대로 날려야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폭들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해 금융시장을 교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가장납입 등으로 눈속임을 한 뒤 결국 상장폐지에 이르게 돼 선량한 개미투자자들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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