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면 으레 해야 하는 숙제. 뻔한 숙제를 내줘야 하는 교사도 괴롭지만 해마다 같은 숙제를 해야 하는 아이들도 지루하기는 마찬가지다. 의무감으로 겨우겨우 해가는 숙제와 달리 방학 내내 새로운 숙제에 대한 고민으로 방학이 즐겁다는 대성중학교(교장 차주훈) 학생들을 만나봤다. 대성중학교는 전 학년에게 신문 스크랩 또는 신문일기를 여름방학 과제로 내줘 학생들이 쉽게 사회와 역사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
●신문일기, 현실 속의 사회와 역사 알 수 있어
대성중학교 사회와 역사를 담당하고 있는 장연옥 교사는 “해마다 방학을 이용해 사회를 접할 수 있는 숙제를 내줍니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이론이 사회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느낄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한 방법이죠”라고 한다.
대성중학교는 지역의 문화재를 팸플릿으로 만들기, 신문일기, 신문스크랩, 각종 전시회 다녀오기 등 교과와 친밀감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숙제를 통해 스스로 사회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새로 개편된 이번 교과서는 심층적인 역사내용이 많아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 같은 뜻의 단어라고 해도 시대에 따라 다르게 불리기도 하고, 현재에는 어떻게 쓰이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역사가 어렵게 느껴지는 과목 중 하나였다.
장연옥 교사는 “용어를 설명하다 수업시간이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강의를 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생각해낸 숙제가 바로 신문일기입니다. 뉴스에 나오는 용어들만 찾아봐도 공부의 반은 한 샘이죠”라고 한다.
박상혁(대성중 2)학생은 “신문에서 여학생들이 일본해를 독도해로 바꾸는 작업을 한다는 기사를 보았어요. 같은 학생으로서 도전도 생기고 애국심도 생기더라고요”라고 한다.
●막연한 꿈이 신문을 통해 현실로
임유빈(대성중 2) 학생은 “세계적인 CEO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전에는 막연하게만 생각했는데 신문일기를 하면서 세계경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나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선 기분이었습니다”라고 한다. 중2병을 앓고 있는 청소년들 중 꿈꿀 시간도 없이 학교와 학원생활에 쫓겨 다니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숙제를 하기 위해 뉴스를 살피다 보면 자신이 관심 있는 기사를 고르기 마련. 자신이 고른 기사를 통해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장연옥 교사는 “다양한 문화를 접해보며 자신을 찾게 해주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난해에는 각종 전시회에 참여해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는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예상보다 학생들이 즐거워했고 감동을 받았다는 학생들도 많았죠. 이번 과제 역시 학생들의 관점을 넓혀주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대화가 달라진 것을 보고 보람을 느끼죠”라고 한다.
●공통화제로 대화의 길 열어
김동한(대성중 2) 학생은 “평소 신문이나 뉴스에 관심이 없었는데 신문일기 숙제를 하면서 사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특히 ‘의약품을 일반 마트에서 판매해야 하는가?’란 기사가 나온 적이 있는데 이문제로 부모님과 오랫동안 의견을 나눈 적이 있어요. 이야기 끝에 생각이 하나로 모여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부모님의 생각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죠”라고 한다.
원종서(대성중 2) 학생은 “평소 TV나 신문을 보지 않아 일본이 지진 난 것도 친구들과 대화 나누다 알게 됐는데 신문일기를 하면서 지금은 내가 먼저 소식을 알게 됐어요. 친구들과 신문일기를 하면서 공통대화가 생기기도 했고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아요”라고 한다.
신문일기
신문일기는 형식에 메이기보다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그날의 주제에 맞게 쓴다면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사의 제목을 내가 다시 바꾸어 지어보기, 전체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기, 기사내용 요약하기, 내 의견이나 생각 쓰기, 모르는 단어 찾기, 부모의 의견과 내 의견을 비교하여 쓰기, 마인드맵, 만화로 표현하기, 편지쓰기 등 다양한 방법을 응용해 자신만의 신문일기를 만든다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사회를 현실감 있게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신효재 리포터 hoyjae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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