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한영고 권이규

의사 꿈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다

지역내일 2011-10-09 (수정 2011-10-09 오후 4:22:29)

 중간고사 끝난 직후 만난 권이규 군의 표정은 환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원래 시험이나 공부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다는 그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최상위권 성적, 교내에서 손꼽히는 과학동아리 회장, 한국수학경시대회(KMC) 은상 수상 등 교내외 각종 경시대회에서 온갖 상을 휩쓰는 권 군의 스펙은 화려했다.






놀 때는 논다. 하지만 공부할 때는 지독하게
 누구에게나 똑같은 ‘하루 24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는 그만의 노하우와 공부법이 궁금해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 부었다. “학교에서 저녁 8시쯤 끝나면 곧바로 학원가고 집에 돌아오면 10시쯤 되요. 그때부터 새벽 2시까지가 저만의 시간이죠. 인강을 찾아 듣던지 부족한 과목 공부를 집중적으로 해요. 아침에는 보통 7시쯤 일어나요.” 단조로운 일상을 슬럼프 없이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자신과 스스로 정한 약속’에 철두철미한 권 군 특유의 엄격함 때문인 듯 보였다. “공부할 때 따로 오답노트를 만들지는 않아요. 색깔별로 표시해 두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5번이고 10번이고 반복해서 보며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요. 집중력은 좀 타고난 편이구요”
 공들여 준비한 과학고 입시에서 떨어진 것을 가장 큰 아픔으로 꼽는 권 군은 그 당시 ‘인생의 첫 실패’를 훌훌 털고 두 배로 더 열심히 공부하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네 살 무렵부터 숫자에 관심 많았어요. 아파트 주차장의 차량 번호판을 읽으며 놀았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이 그냥 좋았어요. 서점에서 직접 고른 문제집을 혼자서 풀었고 ‘수학 공부가 꽂힌 날’에는 하루에 문제집 한 권을 다 풀기도 했어요.”
 그러다 본격적으로 수학, 과학 공부에 올인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화학올림피아드를 준비하면서 부터다. ‘논리적으로 답이 딱’ 나오는 과학의 매력에 빠져 집중적으로 공부를 팠고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은상을 탔다. 권 군의 ‘과학 사랑’은 그 후로도 쭉 이어졌다. “정독도서관에서 열리는 과학자들의 강연회에 틈날 때 마다 참석해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려고 해요. 화학과 생물은 무척 애착이 가는 과목이에요. 수업시간 노트 필기한 것과 문제집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권남규 참고서’를 따로 만들어 공부하죠.”
 학교에서는 한영고 환경과학 동아리에서 활발히 활동 하고 있다. 평소에는 팀원들끼리 테마를 정해 자료조사나 실험을 하고 방학 때는 원자력 연구원이나 보령에너지월드를 찾아가 연구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시설물을 견학한다. 서울학생동아리한마당이나 과학축전에도 꾸준히 참여, 한영고 홍보부스를 만들어 동아리 연구 성과물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무엇이든 기록하고 정리해 내 것으로 만들다
 권군만의 도드라진 장점은 이 모든 활동 과정을 꼼꼼히 기록한다는 점이다. “실험을 하거나 견학을 갈 때는 꼭 사진을 찍고 꼼꼼히 메모를 해요. 돌아와서는 모든 자료를 정리하고 제 코멘트를 달아 보고서를 만들어요.” 깔끔하게 편집한 두툼한 과학 프로젝트 보고서를 보여준다. 다양한 사진 자료와 실험하면서 느낀 점, 개선점 등이 깨알같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꼼꼼하고 치밀한 권군의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이규는 자기 관리가 철저해요. 성적의 기복 없이 전 과목 1등급인데다 지난 여름방학 때는 대학과목 선이수제 학점을 신청해 서울대에서 수학 미적분 강의까지 들었어요. 공부만 하는 범생이가 아니라 동아리 활동도 적극적이에요. 학교 수업 2~3일씩 빠져야 하는 교외 활동도 열심이죠.” 노길래 한영고 교사가 권 군의 학교생활 이야기를 들려준다.






40살까지 인생 스케줄을 짜다
 권 군의 꿈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변함없이 의사다. “어렸을 때 팔을 크게 다쳐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하얀 가운 입고 환자를 치료해 주는 ‘의사 선생님’이 마술사처럼 멋졌죠. 그때 인상이 강렬해 의사를 꿈꾸게 되었죠. 더군다나 무척 존경하는 우리 할아버지가 췌장암 말기로 힘겹게 투병중이세요. 이 때문에 꼭 의대에 가야겠다고 나 스스로에게 매일같이 주문을 걸어요.”
 그는 의사란 직업을 막연하게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진로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서울대 의대에 다니고 있는 학교 선배를 만나보거나 병원에 근무 중인 의사를 찾아가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묻고 또 물어보았다. 의사란 직업의 애환과 보람, 경쟁이 치열한 의사 세계의 비하인드스 토리, 의대 진학 후의 진로까지 꼼꼼하게 자문을 구하고 자료를 찾아본 뒤 인생의 로드맵을 그렸다.
 “외과의사가 되고 싶어요.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미국의사면허증을 따고 유학을 다녀올 생각이에요. 30대 중반 쯤에는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40살 전에 의대 교수가 되고 싶어요.” 권 군은 20년 뒤 자신의 미래까지 깨알 같은 글씨로 스케줄을 짜두었다. ‘꿈은 꾸는 것이 아니라 이루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10대 소년을 보며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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