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정치 변화가 이번 선거의 시대정신”

지역내일 2011-10-10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구 정치와 새로운 정치의 대결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는 인터뷰에서 '변화와 희망'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안철수 원장의 지지를 받고, 이후 무소속 상태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이유는 '기존 정치에 대한 변화 욕구'를 본인이 담아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또 정치권이 이를 외면하고,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에만 몰두한다면 오히려 이것 자체에 대한 시민의 평가가 있을 것이라는 경고도 보냈다.

이른바 '아마추어'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할 때 이미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 안전망 법인 '국민기초보장법' 초안을 만들어 6년 동안 추진했다"며 "또한 나 혼자 한 것이 아니라 많은 학자들과 시민들과 함께 했다"고 밝혔다. 또 '희망제작소'에서 일하면서 미국 일본 유럽의 주요 도시를 방문하고, 창조적 도시 혁신에 대한 네트워크와 경험을 축적해왔다고 주장했다.

인터뷰는 6일 오후 서울 여성미래센터 부근 커피숍에서 진행됐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이명박 정권 4년과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10년 시정에 대한 평가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의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이 지난 10년간 서울시를 이런 모습으로 만들어 놓은 것에 대한 결과이다. 그동안 서울시정이 대선으로 향하는 징검다리로 이용됐다. 이제 서울시정은 시민을 위한 시정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경원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의 아바타'라는 주장과 '박원순 후보는 검증되지 않는 무소속 후보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상대후보에 대해 가능하면 말하지 않으려 한다. 나에 대한 얘기를 하기도 바쁘다.

나의 경우 공직후보자로서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내가 늘 공적 지식인이라 생각했고, 사실 정치인만큼이나 언론에 공개돼있지 않았나. 하지만 모든 것을 거두절미하고 나에 대해 지엽말단적인 것을 지적하고, 전혀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인신 공격적 주장을 한다면 그에 대해 정말로 시민들이 제대로 평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상급식에 대한 입장, 추진계획 등에 대해 설명해 달라.

무상급식의 경우 이미 주민투표에 의해서 시민들의 의사가 확인됐고 서울시 의회가 예산계획도 잡아 놓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이 이른바 '보편적 복지, 무상급식' 등에 대해 그동안 야권에서 주장해온 것을 뒤늦게라도 받았으니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해득실에 따라서 사안별로 입장을 바꾼다는 것은 원칙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무상급식은 친환경 무상급식의 단편적 주제에 그치지 않고, 오랜 세월동안 발전돼 온 복지의 확산 역사 속에 있는 것이다.

이런 종합적이고 철학적 뒷받침이 있는 이슈와, 뿌리가 없는 상태에서 표에 도움이 되니까 하겠다는 것은 차이가 있다.



오세훈 시장이 벌인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대한 존폐를 두고 논란이 많은데 이에 대한 계획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될 일이다. 감사원도 지적한 것처럼, 사업타당성이 없는 거대한 사업들이 곳곳에 있는데 아예 시작 안한 것은 철회하면 되고, 어쩔 수 없는 것은 완공해야 하고, 그러나 완공했는데도 운영비가 들어가는 것은 자립 가능하게 만들거나 운영비 충당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눈물을 머금고라도 폐기해야 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서울시장 후보인 과정에서 이런 것을 100% 결정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사업조정위원회 만들어 서울시, 전문가와 시민대표들까지 모두 모여 근거를 갖고 가려내야 한다.



서울시 부채가 산하기관을 합쳐 2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부채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SH공사 혁신, 서울시 주택공급은 맞물려 있는 문제이다. 그동안 이런 문제들이 정치적인 것에 의해 흘러갔다. '세빛둥둥섬',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그 표본이다. 왜 SH공사가 주택공급이라는 본질적인 것을 벗어나 거기에 투자하나. 지금 주택공급은 커녕 SH가 부도날 상황이다. 이에 대한 정상화가 필요하다. 부채문제와 더불어 주택공급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업 및 제도 정비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서울시내 빈 유휴지를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동사무소, 파출소 일부가 비어 있는 곳을 활용해 원룸 스튜디오를 많이 만들면 1인 가구나 대학생들이 그곳에 살 수 있다. 지금까지 주택공급 방식과 다른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것이다.



범야권 단일후보가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이제까지와 비슷한 또 한 사람의 시장을 내기 위해서, 내가 출마하고 또 야권의 후보로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정말 새로운 정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이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나의 꿈이면서 동시에 서울시민과 한국 국민들이 바라는 갈망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나를 통해 그런 갈망을 표현하고, 또 실천하고자하는 것이다.

사실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서 나의 인기가 올라갔겠나. 안철수 원장의 지지가 나에게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그것을 담을 그릇이 안됐다면 금방 꺼져버렸을 것이다. 결국 새로운 정치와 사회를 바라는 시민의 염원의 힘이라 생각한다.



무소속 후보로서,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또 야권통합 등 범야권 진영의 움직임에 대한 계획은.

새로운 정치 질서의 재편이라는 것에는 기꺼이 함께 할 생각이다. 이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얘기했듯,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선정하고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내가 당원이 아닌데도 민주당이 지원하는 것은 통합의 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경우, 내가 담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너무나 부정적으로 얘기한다. 반면 민주당은 자당의 후보가 아닌 데도, 자기들의 후보라고 포용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이 훨씬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 박 후보에 대해 비판하고 재산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하는데?

나경원 의원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재산이 40억 정도라고 들었다. 반면 나의 경우는 마이너스이다. (박 후보는 7일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을 통해 재산을 -3억7278만 6000원이라고 신고했다.)

내가 변호사를 계속했으면 재산이 40억 뿐이겠나. 나도 변호사 잘했다. 하하.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 또 그때 한참 돈을 벌 때여서, 마음을 먹으면 나도 시골에 별장 사놓고 그런 것 못했겠나. 그동안 가장으로서도 빵점도 아닌 마이너스였다. 그래서 이 과정이 가슴 아프다. 나야 각오를 하고 나와서 그렇다 치지만, 아이들까지 무조건적인 의혹으로 상처를 입는 것 같아서다.



선거전에 뛰어든 이후 고민이나 상처가 많을 것 같은데.

내가 해온 시민운동이나 비영리 운동, 비영리 단체는 어찌보면 모든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은 운동이었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이 '그동안 당신은 왜 고고하게 칭찬을 받았냐'고 욕을 한다.

사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아는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는 것이 힘들었지만, 앞으로 적응이 되지 않겠나.



서울시에 적용할만한 '롤 모델' 있나.

그동안 유럽을 방문해 런던, 베를린 등의 도시계획 담당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다. 또 미국의 10대 베스트 시장을 명명해 인터뷰를 한 적도 있다. 일본의 여러 도시도 다녔다.

영국 사회혁신기관인 '영파운데이션'의 활동가인 로빈 머레이를 비롯한 세계적 인사들과 만나고 시정에 대한 자문을 구할 계획이다. 여하튼 나는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 전세계의 도시와 창조적 혁신에 관해 세계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번 선거의 핵심 키워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구 정치와 새로운 정치의 대결이 될 것이다. 나와 안철수씨와의 단일화를 '야합쇼'라고 비판하는 세력을 보면서, "역시 저분들에게는 이런 흐름이 그렇게밖에 안보이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국민 수준과 품격은 이만큼 와 있는데, 정치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런 정치를 바꿔달라는 것이 이번 선거의 시대정신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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