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고위 관료·금감원 출신 … "부실책임 묻는 장치 필요"
최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에 관료나 감독당국 출신 인사들이 사외이사나 감사로 참여하면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불법·부실경영을 수수방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대영 제일 토마토 프라임 등 4곳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저축은행의 사외이사들은 최근 3분기(2010년 7월~2011년 3월) 동안 59차례 이사회에 참석해 모든 안건에 찬성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의사를 제시한 건은 단 한건도 없었다.
이들이 처리한 안건에는 임원의 연봉 인상 건부터 재무제표 승인, 유상증자, 우선주 배당 지급 등 경영 관련 주요 사안이 포함돼 있었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관련 대출 규정을 개정하는 안건도 있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제일저축은행에는 김창섭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감사원 출신 이국희씨가 사외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이종남 전 감사원장도 사외이사로 있다가 지난 5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사임했다. 토마토저축은행에는 조성익 전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단장이, 프라임저축은행에는 전 육군본부 장교 출신인 김창현씨 등이 사외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이들 전직 고위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대신 수천만원의 '거마비'를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사외이사 1인당 보수는 제일 2900만원, 프라임 1800만원 등이었다.
감사는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몫이었다. 제일저축은행 김상화 감사, 토마토 신창현 감사는 모두 금감원 출신이다. 또 제일2와 에이스에는 전 금감원 수석검사역 출신인 안정석씨와 곽재을씨가 감사로 있었다. 이들 감사도 아무 역할을 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금융권 한 인사는 "저축은행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사외이사와 감사의 역할 부실문제가 반복되는데 이들에게 확실하게 책임을 묻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관련기사]
-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장 어디까지] 저축은행 구조조정, 주식·채권시장에도 된서리
- 부실한 견제가 저축은행 부실 키웠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최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에 관료나 감독당국 출신 인사들이 사외이사나 감사로 참여하면서 대주주와 경영진의 불법·부실경영을 수수방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7개 영업정지 저축은행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대영 제일 토마토 프라임 등 4곳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저축은행의 사외이사들은 최근 3분기(2010년 7월~2011년 3월) 동안 59차례 이사회에 참석해 모든 안건에 찬성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대의사를 제시한 건은 단 한건도 없었다.
이들이 처리한 안건에는 임원의 연봉 인상 건부터 재무제표 승인, 유상증자, 우선주 배당 지급 등 경영 관련 주요 사안이 포함돼 있었다.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관련 대출 규정을 개정하는 안건도 있었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제일저축은행에는 김창섭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감사원 출신 이국희씨가 사외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이종남 전 감사원장도 사외이사로 있다가 지난 5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사임했다. 토마토저축은행에는 조성익 전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단장이, 프라임저축은행에는 전 육군본부 장교 출신인 김창현씨 등이 사외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이들 전직 고위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 대신 수천만원의 '거마비'를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사외이사 1인당 보수는 제일 2900만원, 프라임 1800만원 등이었다.
감사는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몫이었다. 제일저축은행 김상화 감사, 토마토 신창현 감사는 모두 금감원 출신이다. 또 제일2와 에이스에는 전 금감원 수석검사역 출신인 안정석씨와 곽재을씨가 감사로 있었다. 이들 감사도 아무 역할을 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금융권 한 인사는 "저축은행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사외이사와 감사의 역할 부실문제가 반복되는데 이들에게 확실하게 책임을 묻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관련기사]
-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파장 어디까지] 저축은행 구조조정, 주식·채권시장에도 된서리
- 부실한 견제가 저축은행 부실 키웠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