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 불안한 선진국 경제 탓에 세계경제 전반에 하방위험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금융으로 전이될 조짐이고 미국 경기도 다시 가라앉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위기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아직은 실물 지표에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이미 경기전망과 심리지표가 출렁이는데다 선진국 경기 침체는 수출 둔화를 불러오고 내수 위축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머지않아 실물경제에도 먹구름이 밀려올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혼돈‥환율 급등‥高물가 지속 우려우선 원ㆍ달러 환율 급등은 물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장 막판에 정부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날보다 13.8원 내린 1,166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한때1,200원선을 넘봤다. 지난주말 종가 1,112.5원에서 5%가량 오른 것이다. 환율 급등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경상수지 흑자폭을 불리는 효과가 있지만 물가에는 독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포인트 상승한다. 파급시차는 짧게는 한 달에서 6개월 정도 걸린다.
게다가 국제유가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05달러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어 여전히 물가 전반에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물가안정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원자재가격 등 수입물가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당분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5.3%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가 9월 이후 3%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정부 전망도 빗나갈 수 있게 됐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경제에 무리를 주면서까지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악화된 안팎의 경제여건 탓에 정부와 한은의 올해 물가 전망치인 4.0%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암울해진 성장 전망‥먹구름 잔뜩선진국 경제의 하강은 한국경제의 성장 전망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한국은행은 미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경제 성장률은 0.44%포인트 떨어지고 경상수지도 33억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95%포인트 동반하락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애초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5% 내외 성장할 것으로 봤다가 지난 6월 4.5%로 낮췄지만 최근 국제기구나 연구기관들은 글로벌 재정위기를 이유로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더 내려잡는 게 대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일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5%에서 4.0%로 대폭 하향했다. 다만 기존의 4.2%였던 내년도 성장률은 4.4%로 올렸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 14일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각각 4.6%에서 4.3%로내렸다.
국내에선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15일 올해 전망치를 기존 4.3%에서 4.2%로 낮추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낮은 4.0%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 21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4.0%, 내년 3.6%로 전망했다. 내년엔 저성장의 위험이 큰 것으로 본 것이다.
◇실물지표 아직은 OK‥전망ㆍ심리지표 악화실물지표들은 아직 괜찮은 편이다.8월 취업자는 15개월만에 최대폭인 49만명이나 늘면서 ''빅 서프라이즈''란 평가를 낳았다. 특히 자영업자가 5년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이례적으로 늘었다.내수 지표를 봐도 8월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19.8% 늘고 백화점 매출이 8.1% 증가했으며, 자동차 판매량도 3.7% 늘며 증가세가 이어졌다. 고용이 늘면서 소비 여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8월 광공업 생산이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0.4% 줄었지만 큰 변화로 여기기는 어렵다.
7월 경상수지는 49억달러를 넘으면서 17개월째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8월에는해외여행이 많은 계절적 요인과 무역수지 축소로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경기전망이나 심리지표들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경기실사지수(BSI)의 9월 전망치는 96.3으로, 8월 전망치 98.9보다 낮아져 2개월 연속 100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의 8월 BSI 조사치도 80으로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해 2009년 6월(7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낙폭은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11월에 13포인트가 떨어진 이래 가장 큰 것이다.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99로 떨어져 지난 3월 이후 5개월만에 다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정부는 이번 사태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에는 수출과 산업생산 등 실물경제에 영향이 미치기까지 3개월 안팎이 걸렸다. 이에 따라 현재로선 다음주에 나오는 8월 산업활동 동향과 9월 수출입동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princ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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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금융으로 전이될 조짐이고 미국 경기도 다시 가라앉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위기의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한국경제는 아직은 실물 지표에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하지만 이미 경기전망과 심리지표가 출렁이는데다 선진국 경기 침체는 수출 둔화를 불러오고 내수 위축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머지않아 실물경제에도 먹구름이 밀려올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혼돈‥환율 급등‥高물가 지속 우려우선 원ㆍ달러 환율 급등은 물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장 막판에 정부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날보다 13.8원 내린 1,166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한때1,200원선을 넘봤다. 지난주말 종가 1,112.5원에서 5%가량 오른 것이다. 환율 급등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경상수지 흑자폭을 불리는 효과가 있지만 물가에는 독약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포인트 상승한다. 파급시차는 짧게는 한 달에서 6개월 정도 걸린다.
게다가 국제유가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05달러 안팎에서 오르내리고 있어 여전히 물가 전반에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물가안정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원자재가격 등 수입물가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당분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5.3%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가 9월 이후 3%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정부 전망도 빗나갈 수 있게 됐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경제에 무리를 주면서까지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악화된 안팎의 경제여건 탓에 정부와 한은의 올해 물가 전망치인 4.0%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암울해진 성장 전망‥먹구름 잔뜩선진국 경제의 하강은 한국경제의 성장 전망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한국은행은 미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경제 성장률은 0.44%포인트 떨어지고 경상수지도 33억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0.95%포인트 동반하락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애초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5% 내외 성장할 것으로 봤다가 지난 6월 4.5%로 낮췄지만 최근 국제기구나 연구기관들은 글로벌 재정위기를 이유로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더 내려잡는 게 대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일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5%에서 4.0%로 대폭 하향했다. 다만 기존의 4.2%였던 내년도 성장률은 4.4%로 올렸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 14일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각각 4.6%에서 4.3%로내렸다.
국내에선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15일 올해 전망치를 기존 4.3%에서 4.2%로 낮추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낮은 4.0%에 그칠 것으로 봤다. 지난 21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4.0%, 내년 3.6%로 전망했다. 내년엔 저성장의 위험이 큰 것으로 본 것이다.
◇실물지표 아직은 OK‥전망ㆍ심리지표 악화실물지표들은 아직 괜찮은 편이다.8월 취업자는 15개월만에 최대폭인 49만명이나 늘면서 ''빅 서프라이즈''란 평가를 낳았다. 특히 자영업자가 5년3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고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이례적으로 늘었다.내수 지표를 봐도 8월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19.8% 늘고 백화점 매출이 8.1% 증가했으며, 자동차 판매량도 3.7% 늘며 증가세가 이어졌다. 고용이 늘면서 소비 여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8월 광공업 생산이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0.4% 줄었지만 큰 변화로 여기기는 어렵다.
7월 경상수지는 49억달러를 넘으면서 17개월째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8월에는해외여행이 많은 계절적 요인과 무역수지 축소로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경기전망이나 심리지표들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경기실사지수(BSI)의 9월 전망치는 96.3으로, 8월 전망치 98.9보다 낮아져 2개월 연속 100 아래로 내려갔다. 한국은행의 8월 BSI 조사치도 80으로 전달보다 11포인트 하락해 2009년 6월(7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낙폭은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11월에 13포인트가 떨어진 이래 가장 큰 것이다.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99로 떨어져 지난 3월 이후 5개월만에 다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정부는 이번 사태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에는 수출과 산업생산 등 실물경제에 영향이 미치기까지 3개월 안팎이 걸렸다. 이에 따라 현재로선 다음주에 나오는 8월 산업활동 동향과 9월 수출입동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princ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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