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기관이 피감독기관에서 파견 받아 … 인적구성과 예산 독립성 절실
경마와 경륜 등 사행산업 장외발매소의 매출비중을 점차 떨어뜨리겠다는 방침과 달리 장외발매소 매출비중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장외발매소 매출비중 증가를 질타했다.
방침에 역행하는 현상은 사감위가 피감독기관에서 인력과 예산을 지원받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제대로 된 감독을 위해서는 인적구성과 예산의 독립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사행산업 건전화계획 무용지물 = 사감위가 2008년 확정한 사행산업건전발전종합계획안에 따르면 도박중독자를 양산하는 장외발매소의 신규증설을 불허하고, 계약기간이 만료되거나 이전할 때 주거지역에서 떨어진 외곽으로 이전하고, 2013년까지 장외발매소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지 않게 매출구조를 개선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마사회의 경우 장외발매소의 매출비중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 2008년 5조1081억원이던 장외발매소 매출은 2009년 5조1364억원, 2010년 5조4471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액 비중도 2008년 68.8%에서 2009년 70.5%, 2010년 71.9%로 늘었다.
경륜과 경정은 경마보다 장외발매소 매출비중이 더 높았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전체 매출액 대비 장외발매소 매출액 비중은 경마가 70.5%인 반면, 경륜이 76.2%였고 경정은 무려 84.4%를 차지했다.
문화부 자료에 따르면 장외발매소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2010년 경마는 82.9%, 경륜은 79.2%, 경정은 80.1%에 달하는 등 위험수준인 상황에서 장외발매소 매출 축소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장외발매소야말로 도박장" = 이처럼 장외발매소 비중이 줄기는커녕 늘어나자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재윤(민주당) 의원은 "마사회가 사감위의 권고를 무시하고 보란듯이 장외발매소 매출을 늘려 왔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농림부는 두차례에 걸쳐 마사회에 장외발매소 신설 중단과, 외곽지역 우선 검토 등의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해 마사회에 통보했지만, 마사회는 장외발매소의 이전 축소는 검토하지 않고 장외발매소 환경개선 명목으로 건물 리모델링과 함께 지정좌석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장외발매소 32개소를 그대로 유지했고 매출액 비율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조순형(자유선진당) 의원도 "장외발매소 이거야 말로 도박하는 곳인데 왜 이런 곳을 그냥 두냐"며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동(한나라당) 의원은 "장외발매소가 최근에는 주택과 학교주변으로까지 침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건전한 레저와 오락기회의 제공이 그 도를 넘어 국민들을 불편케 하고 피해를 초래하고 있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해관계 충돌시 소속부처 대변 = 사감위의 건전화 계획이 이행되지 않는 원인으로는 사감위의 구조적 문제가 지적됐다.
전혜숙(민주당) 의원은 "사감위가 상근 최고위직인 사무처장을 비롯해 3개팀 팀장 전원이 각각 문화부, 농림부, 기재부 출신 파견자인 것으로 드러나 사감위의 사행산업감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부는 경륜과 경정, 스포츠토토를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을, 농림부는 경마를 운영하는 마사회를, 기재부는 로또를 직접 운영하고 있어 이들로부터 파견을 받아 소속부처를 감독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감위 자료에 따르면 전체 42명중 절반에 가까운 19명이 문화부, 농식품부, 기획재정부 등 피감독기관 출신이다.
전 의원은 "사감위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이 1년 단위로 파견 나온 공무원들인 사감위 직원들이 원소속부처인 문화부 등을 제대로 감독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소속부처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심재철 의원도 "사감위는 파견 공무원이 전부 1년 미만"이라며 "1년후 전부 다 자기 소속 부처로 돌아가는데 제대로 된 감독이 되겠냐"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사감위에 피감독기관 공무원이 절반 가까이 있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지적하고 "사감위의 위상강화와 보다 엄정한 사행산업감독을 위해서는 인적구성과 예산에서 사감위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성이 사감위원장은 "사감위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국무총리실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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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와 경륜 등 사행산업 장외발매소의 매출비중을 점차 떨어뜨리겠다는 방침과 달리 장외발매소 매출비중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장외발매소 매출비중 증가를 질타했다.
방침에 역행하는 현상은 사감위가 피감독기관에서 인력과 예산을 지원받기 때문으로 지적됐다. 제대로 된 감독을 위해서는 인적구성과 예산의 독립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사행산업 건전화계획 무용지물 = 사감위가 2008년 확정한 사행산업건전발전종합계획안에 따르면 도박중독자를 양산하는 장외발매소의 신규증설을 불허하고, 계약기간이 만료되거나 이전할 때 주거지역에서 떨어진 외곽으로 이전하고, 2013년까지 장외발매소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지 않게 매출구조를 개선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마사회의 경우 장외발매소의 매출비중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었다. 2008년 5조1081억원이던 장외발매소 매출은 2009년 5조1364억원, 2010년 5조4471억원으로 늘었다. 매출액 비중도 2008년 68.8%에서 2009년 70.5%, 2010년 71.9%로 늘었다.
경륜과 경정은 경마보다 장외발매소 매출비중이 더 높았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현재 전체 매출액 대비 장외발매소 매출액 비중은 경마가 70.5%인 반면, 경륜이 76.2%였고 경정은 무려 84.4%를 차지했다.
문화부 자료에 따르면 장외발매소의 도박중독 유병률이 2010년 경마는 82.9%, 경륜은 79.2%, 경정은 80.1%에 달하는 등 위험수준인 상황에서 장외발매소 매출 축소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장외발매소야말로 도박장" = 이처럼 장외발매소 비중이 줄기는커녕 늘어나자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김재윤(민주당) 의원은 "마사회가 사감위의 권고를 무시하고 보란듯이 장외발매소 매출을 늘려 왔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농림부는 두차례에 걸쳐 마사회에 장외발매소 신설 중단과, 외곽지역 우선 검토 등의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해 마사회에 통보했지만, 마사회는 장외발매소의 이전 축소는 검토하지 않고 장외발매소 환경개선 명목으로 건물 리모델링과 함께 지정좌석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장외발매소 32개소를 그대로 유지했고 매출액 비율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조순형(자유선진당) 의원도 "장외발매소 이거야 말로 도박하는 곳인데 왜 이런 곳을 그냥 두냐"며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동(한나라당) 의원은 "장외발매소가 최근에는 주택과 학교주변으로까지 침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건전한 레저와 오락기회의 제공이 그 도를 넘어 국민들을 불편케 하고 피해를 초래하고 있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해관계 충돌시 소속부처 대변 = 사감위의 건전화 계획이 이행되지 않는 원인으로는 사감위의 구조적 문제가 지적됐다.
전혜숙(민주당) 의원은 "사감위가 상근 최고위직인 사무처장을 비롯해 3개팀 팀장 전원이 각각 문화부, 농림부, 기재부 출신 파견자인 것으로 드러나 사감위의 사행산업감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부는 경륜과 경정, 스포츠토토를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을, 농림부는 경마를 운영하는 마사회를, 기재부는 로또를 직접 운영하고 있어 이들로부터 파견을 받아 소속부처를 감독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감위 자료에 따르면 전체 42명중 절반에 가까운 19명이 문화부, 농식품부, 기획재정부 등 피감독기관 출신이다.
전 의원은 "사감위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이 1년 단위로 파견 나온 공무원들인 사감위 직원들이 원소속부처인 문화부 등을 제대로 감독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소속부처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했다.
심재철 의원도 "사감위는 파견 공무원이 전부 1년 미만"이라며 "1년후 전부 다 자기 소속 부처로 돌아가는데 제대로 된 감독이 되겠냐"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사감위에 피감독기관 공무원이 절반 가까이 있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고 지적하고 "사감위의 위상강화와 보다 엄정한 사행산업감독을 위해서는 인적구성과 예산에서 사감위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성이 사감위원장은 "사감위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국무총리실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변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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