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조춘구 사장] “매립지 악취 원인, 거의 다 잡았다”

지역내일 2011-10-20
발전시설 정비해 악취 제거 … 매립가스 포집정도 단계적으로 교체
대체 매립지 찾으려면 서둘러야 … 현실적으로 수도권매립지 이용밖에 없어

얼마전 끝난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단연 이슈는 '수도권 매립지 악취 저감 방안'이었다.

수도권 매립지는 서울 인천 경기지역 2400만 시민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이다. 최근 들어선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은 지난 여름 수도권 매립지의 쓰레기 냄새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며 하루에도 수십건씩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의원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획기적인 악취 저감 방안을 수도권 매립지 관리공사에 요구했다.

조춘구 사장은 한 강연에서 "의원들이 표를 얻으려고 나선다"는 발언을 한 것이 알려져 국정감사장에서 퇴장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기자가 방문한 19일 오전, 수도권 매립지 내 야생화 단지에는 국화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2011 드림파크 가을 꽃밭 개방'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국화 코스모스를 비롯 야생초화원, 자연학습 관찰지구, 억새원, 자연생태연못 등을 선보였다. 체험 학습을 하러 온 인근 어린이집 유치원 아동들과 지역 주민들은 모처럼 꽃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고 있었다.

일부 주민들은 악취 때문에 생활하기 어렵다며 '사장 퇴진 시위'까지 벌이는 한편에선 수도권 매립지의 국화 축제를 즐기러 온 시민들이 있는 현 상황에 호기심이 일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조춘구 사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화축제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아동과 시민들이 많다.

야생화단지에서 지난 7일부터 시작해 23일까지 17일 동안 '드림파크 국화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로 벌써 8회째 매년 하고 있는 행사다. 국화뿐 아니라 코스모스도 있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공간을 마련해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지난 여름 악취로 인한 주민들의 민원 제기가 있었고 '사장 아웃'이라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현재 악취는 잡았나.

지난 여름엔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이 겹쳤다. 이전에 사람들이 살지 않던 청라국제도시에 주민들이 입주해, 바람이 특정 방향으로 불면 그대로 주민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 됐고 민원도 생겼다.

보다 큰 문제는 지난 여름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 데 있다.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수해 폐기물이 계속 생겼고 수도권 매립지는 수해 폐기물을 계속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당시에는 폐기물이 밀려 공휴일 없이 비가 내리는 날에도 계속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비가 계속 오는데도 수해 폐기물을 계속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빨리 처리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부 부실하게 처리됐다. 또 수해 폐기물이 빨리 부패하면서 가라앉다 보니 집중적으로 악취가 발생했다.

지금은 어떤가. 여전히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면 문제 아닌가.

악취는 거의 다 잡았다고 보면 된다. 장기적인 계획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냄새가 안 난지 2주 정도 됐다. 최근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을 비롯해 민원 제기가 거의 없다. 직원들도 청라국제도시에 많이 살고 있는데 물어 봐도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악취 저감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나. 원인이 무엇이었나.

지난 여름 악취 민원이 발생하고 총점검을 했다. 그러다 발전 시설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매립된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포집해 이를 연료로 발전하는 시설이다.

이 발전 시설 중 한곳에서 냄새가 나 확인해보니, 가스를 포집하는 부분에서 압력으로 인해 고무패킹이 부식돼 구멍이 나 있었다. 이를 확인하는 데 일주일이 걸렸다. 이 부분을 정비하니 확실히 냄새가 줄었다.

현재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는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어떤가.

매립장 현장도 다시 한번 정비를 했다. 기존에는 매립한 쓰레기 위에 30cm로 복토(흙을 덮는 것)를 했는데 갈라진 곳이 있어 손을 보았다. 한 구역은 30cm를 더 흙을 입혔다. 또 다른 구역엔 비닐을 깔고 흙을 덮어 냄새가 거의 안 날 정도가 됐다.

불가피하게 냄새가 날 수도 있어 간이소각기 3대를 설치했다. 간이소각기를 가동해 냄새를 태울 것이다. 외국 제품이라 100대를 더 추가 신청해 놓은 상태다.

매립가스를 포집하는 관인 포집정에는 문제가 없나. 포집정에 문제가 있으면 가스 냄새가 많이 날 수 있는데.

포집정이 총 699개에 이르는데 2000년부터 운영해 10년이나 돼 쓰레기가 썩으면서 가라앉는 과정에서 손상되는 경우가 있어 교체를 시작했다. 단계적으로 전부 교체해 가스의 포집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려 한다.

현재는 손상 정도를 보면서 순차적으로 바꾸고 그래도 문제가 되는 것은 소각기를 통해 태워 없애고 있다. 단기적인 처방은 신속하게 하고 있다.

하수슬러지(하수찌꺼기) 처리장에는 악취가 없나.

하수슬러지 고화처리장의 악취가 엄청났던 게 사실이다. 국화 축제장 바로 옆에 있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민들한테 불만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올해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냄새 자체를 없애는 약품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내가 악취 때문에 하도 걱정을 하니까 주위에서 여러 중소기업체를 소개해 줬는데 그 중 한 업체가 제시한 기술을 선택했다. 약품으로 냄새를 중화시켜 없애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약품을 뿌리고 몇 분이 지나면 냄새가 사라진다.

사실 이전에 방향제를 뿌릴 때는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냄새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시각적 효과를 기대했는데 이제는 신기술을 채택해 냄새를 아예 없앨 수 있게 됐다. 설치 비용도 4~5억원 정도로 저렴하다. 악취 저감을 위해서라면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무엇이든 할 것이다.

수도권 매립지는 2016년 말이면 매립면허 기간이 만료된다. 일부 지역 주민들이 면허가 만료되면 매립을 그만하고 떠나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나는 영구 매립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곳 외에는 대안이 없다. 수도권 매립지는 1985년 서울시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쓰레기 매립지를 구하지 못해 당시 환경청이던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를 위해 확보해 준 곳이다.

정말 이곳이 더 이상 쓰레기 매립지로 활용되지 않기를 원한다면 빨리 대체 매립지 확보를 위해 인천시가 움직여야 한다.

인천시가 대체 매립지를 구하기 위한 예산을 책정하고 대체 매립지를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서울시 경기도 등 이곳을 이용하는 다른 지자체들과도 협의해야 한다.

2016년까지 수도권 매립지에 쓰레기를 매립할 수 있는데, 시간이 많이 남은 것 아닌가.

다들 2016년까지 매립하면 되니까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쓰레기 매립이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단적인 예로 땅에 쓰레기를 매립하기 위한 기초 시설 공사를 하는데만 4년 가까이 걸린다.

때문에 진정으로 수도권 매립지에서 쓰레기 매립을 그만두기를 원한다면 지금부터 대체 매립지를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주민들의 민원 제기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집중적 질의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은데.

나뿐만 아니라 매립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악취 없는 매립지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다. 수도권 매립지를 세계 최고의 매립지로 만드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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