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현장 눈으로 보니 달라요

지역내일 2011-10-21
SH공사, 문화재사랑 청소년캠프
"임대주택 청소년 문화자긍심 높여"

장원중학교 1학년 조아름 학생은 "평소에는 역사시간이면 그냥 잤는데 지난해 캠프에 참가해 눈으로 보고는 역사에 재미 들렸다"며 "요즘은 역사공부를 한다"고 자랑을 했다.

"아빠가 역사에 관심이 많으세요. 책으로 접하기 어려운 것들 체험하라고 권하셨어요." "엄마가 무작정 가라고 했어요. 유익할 것 같다고. 약속 있었는데 깨고 왔어요."

이유는 각자 다르지만 목적은 하나. 충남 공주와 부여 일대의 웅진·사비백제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서울시 대표 공기업인 SH공사가 서울 곳곳에 흩어진 임대주택에 사는 청소년들을 위해 매년 1박 2일 일정으로 '문화재사랑 청소년캠프'를 열고 있다.

초·중학생 35명 참여 = "문화 취약계층 청소년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을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홍지현 SH공사 고객지원팀 주임은 "고객인 임대주택 주민들에 대한 문화복지서비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첫 캠프에서는 청소년 32명과 함께 경북 안동과 영주 일대를 다닌데 이어 올해는 충남 일대를 누볐다.

참가자는 모두 35명.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임대주택단지에 홍보물을 붙이고 관리사무소 등에서 추천을 받는 방식으로 선발했다. 소년소녀가장(조손가정)을 우선했고 한부모·장애인가정 자녀와 수급자·차상위가정 자녀를 각각 다음 순위로 뽑았다.

문화재청에서 추천한 위례역사문화연구회가 '다시 살아나는 해상제국, 백제의 찬란한 문화를 만나다'를 주제로 꽉 찬 이틀 일정을 준비했다. 진행을 맡은 오덕만 대표, 윤영선 사무국장과 함께 역사문화해설사 5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눈높이 해설'을 들려줬다.

문화재사랑 캠프인 만큼 웅진백제의 도성이었던 공주 공산성(사적 12호)을 시작으로 송산리고분군과 무령왕릉, 부여 정림사지와 부소산성·낙화암 등 문화유적지 둘러보기는 기본. 공주박물관과 백제요에서는 옛날식 도장과 백제토기를 직접 만들었고 백제문화단지에서는 백제 8문양을 종이에 옮기는 탁본체험을 하고 백마강에서는 3000명 궁녀가 꽃송이처럼 뛰어내렸다는 낙화암을 바라보며 황포돛배를 탔다.

특히 일상적인 유적지 방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단잡이놀이(충남도 무형문화재 29호)가 청소년들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단잡이놀이는 현대의학에서는 '대상포진'이라 불리는 '단'(丹)이 발생했을 때 이를 물리치기 위해 주민들이 펼치는 놀이마당. 부여 여러 지방에서 전해져오고 있지만 은산면 내지리마을의 연희가 그 가운데 독특하다.

이규찬 예능보유자는 "멀리 서울에서부터 찾아와 단잡이놀이를 청해줘 고맙다"며 주민 20여명과 함께 한판 공연을 펼치고 부여의 자랑거리를 들려줬다.

협동·시민의식 일깨우는 장 = "원래 역사를 좋아해요. 유적지 돌아다닐 생각만 하고 왔어요."

양명초등학교(양천구 신정동) 6학년 김소희 학생은 "공산성을 보고는 오르기 힘들겠다 생각했는데 성곽을 따라 걸어보니 좋았다"고 평했다.

옥정중학교(성동구 옥수동) 졸업반인 김용옥 학생은 "전에 부모님과 함께 부여에 왔을 때는 박물관에만 잠깐 들러 아쉬웠다"며 "이번에는 단잡이놀이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토요일 오전 8시에 출발, 일요일 저녁 6시에야 일정이 마무리됐다. 친한 친구가 없어 혼자 서성이던 아이들도 같은 밥상에서 한끼를 먹은 뒤에는 금세 친해졌고 끊임없는 질문과 체험활동에 대한 열정으로 왁자지껄한 웃음을 이끌어냈다. 때로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교사들 기운을 빼놓기도 하더니 나름 가슴에 한가지씩은 담았던 모양이다.

장원중학교(중구 신당동) 1학년 조아름 학생은 "평소에는 역사시간이면 그냥 잤는데 지난해 캠프에 참가해 눈으로 보고는 역사에 재미 들렸다"며 "요즘은 역사공부를 한다"고 자랑을 했다. 윤영선 위례역사문화연구회 사무국장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우리 문화재와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과 함께 나와 우리, 사회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협동과 시민의식을 일깨워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1박 2일 일정을 아이들과 함께 한 홍지현 주임은 "학생들이 우리 문화재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 반신반의했는데 학생과 학부모 모두 관심이 높고 특히 학부모들 열기가 뜨겁다"며 "현장에서 서로 체험해보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학생들 모습을 보고 행사가 기획취지에 부합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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