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쪽방촌·노량진수산시장 방문
"예전보다 훨씬 잘살게 됐는데도 마을공동체가 무너져 살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끈끈한 정이 살아있는 마을공동체를 복원해야 복지문제도 해결됩니다. 일회적인 전시행정이 아니라 서민 생활현장을 자주 방문해 단 몇군데라도 성공사례를 만들겠습니다."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27일 취임 첫날부터 민생현장을 찾아 서민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현장 소통행정'을 시작했다. 검은색 양복과 구두 차림의 박 시장이 영등포 쪽방상담소에 들어서자 쪽방촌 주민 20여명은 박수를 치고 꽃다발을 전달하며 "선거에서 시장님에게 투표했다"며 환영했다. 박 시장은 웃는 얼굴로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했다.
박 시장이 상담소에 마련된 자리에 앉자 김형옥 영등포 쪽방상담소장의 현황설명에 이어 쪽방주민들의 요구가 쏟아졌다.
최광일씨는 "건물이 목재로 돼 있어 화재위험에 노출돼 생명을 지키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쪽방에서 사는 서민들은 겨울이 되면 생과 사의 갈림길에 접어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생활보호대상자라고 밝힌 한 주민은 "정부에서 매달 43만원의 생활비를 지원받는데 월 임대료가 22만원이나 나가기 때문에 생활하기 어렵다"며 "지원금을 15만원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50대 한 여성은 "장애인이 40명이나 되는데 공중화장실이 하나뿐이어서 너무 불편하다"며 "남·여 별도 화장실을 지어달라고 30회나 얘기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로등이 없어서 야간에 위험하니 보안등을 달아줬으면 좋겠다." "수도꼭지를 별도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한지 7년이 지났는데도 해결되지 않는다." 요구사항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동절기 월동대책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 오늘 특별히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영등포 쪽방촌 같은 취약한 생활지역 거주자의 월동 대책·주거·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또 주민들은 쪽방촌이 재개발지역에 포함돼 쫓겨날까 우려하고 있다.
김형옥 상담소장은 "쪽방촌이 재개발 지역에 포함돼 주민들의 주거문제가 큰 걱정거리"라며 "소규모 순환개발 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는 등 방법을 찾아내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기존 방식으로 재개발을 하면 원주민들의 재정착이 어려워 삶의 뿌리가 무너진다"며 "뉴타운이나 대규모 개발방식을 개선하고 두꺼비 하우징과 같은 인간적 개발 방식에 대해 서울시가 고민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상담소 맞은 편에 위치한 요셉의원에 들러 원장 등과 환담을 나눴다. 또 쪽방 생활자 2명의 집을 방문해 실태를 점검하고 예정보다 늦은 오후 6시 20분쯤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당선 이후 첫 일정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책상머리에서 연구하는 것보다 경청을 통해 답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오전 6시 30분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비서 2명과 함께 택시를 타고 수산시장에 도착해 "처음부터 시민을 위한, 시민의 시장, 삶 바꾸는 시장이 되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동작동 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시청으로 가는 길에 지하철을 이용, 시민들과 만남을 가졌다.
박 시장은 이날 빡빡한 하루 일정을 소화하면서 시장 관용차인 배기량 3500cc의 에쿠스가 아닌 2900cc 은색 그랜드 카니발을 이용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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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훨씬 잘살게 됐는데도 마을공동체가 무너져 살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끈끈한 정이 살아있는 마을공동체를 복원해야 복지문제도 해결됩니다. 일회적인 전시행정이 아니라 서민 생활현장을 자주 방문해 단 몇군데라도 성공사례를 만들겠습니다."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27일 취임 첫날부터 민생현장을 찾아 서민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현장 소통행정'을 시작했다. 검은색 양복과 구두 차림의 박 시장이 영등포 쪽방상담소에 들어서자 쪽방촌 주민 20여명은 박수를 치고 꽃다발을 전달하며 "선거에서 시장님에게 투표했다"며 환영했다. 박 시장은 웃는 얼굴로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인사했다.
박 시장이 상담소에 마련된 자리에 앉자 김형옥 영등포 쪽방상담소장의 현황설명에 이어 쪽방주민들의 요구가 쏟아졌다.
최광일씨는 "건물이 목재로 돼 있어 화재위험에 노출돼 생명을 지키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쪽방에서 사는 서민들은 겨울이 되면 생과 사의 갈림길에 접어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생활보호대상자라고 밝힌 한 주민은 "정부에서 매달 43만원의 생활비를 지원받는데 월 임대료가 22만원이나 나가기 때문에 생활하기 어렵다"며 "지원금을 15만원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50대 한 여성은 "장애인이 40명이나 되는데 공중화장실이 하나뿐이어서 너무 불편하다"며 "남·여 별도 화장실을 지어달라고 30회나 얘기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로등이 없어서 야간에 위험하니 보안등을 달아줬으면 좋겠다." "수도꼭지를 별도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한지 7년이 지났는데도 해결되지 않는다." 요구사항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동절기 월동대책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해 오늘 특별히 업무보고를 받았다"며 "영등포 쪽방촌 같은 취약한 생활지역 거주자의 월동 대책·주거·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또 주민들은 쪽방촌이 재개발지역에 포함돼 쫓겨날까 우려하고 있다.
김형옥 상담소장은 "쪽방촌이 재개발 지역에 포함돼 주민들의 주거문제가 큰 걱정거리"라며 "소규모 순환개발 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는 등 방법을 찾아내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쫓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기존 방식으로 재개발을 하면 원주민들의 재정착이 어려워 삶의 뿌리가 무너진다"며 "뉴타운이나 대규모 개발방식을 개선하고 두꺼비 하우징과 같은 인간적 개발 방식에 대해 서울시가 고민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상담소 맞은 편에 위치한 요셉의원에 들러 원장 등과 환담을 나눴다. 또 쪽방 생활자 2명의 집을 방문해 실태를 점검하고 예정보다 늦은 오후 6시 20분쯤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당선 이후 첫 일정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책상머리에서 연구하는 것보다 경청을 통해 답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오전 6시 30분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비서 2명과 함께 택시를 타고 수산시장에 도착해 "처음부터 시민을 위한, 시민의 시장, 삶 바꾸는 시장이 되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동작동 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시청으로 가는 길에 지하철을 이용, 시민들과 만남을 가졌다.
박 시장은 이날 빡빡한 하루 일정을 소화하면서 시장 관용차인 배기량 3500cc의 에쿠스가 아닌 2900cc 은색 그랜드 카니발을 이용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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