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한국의 인터넷 풍자 토크쇼 '나꼼수'가 이명박 정부의 부패와 오만을 비판하고 정권을 옹호하는 보수언론을 일갈하는 내용으로 2040층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요즘, 러시아에서는 크레믈린을 풍자하는 유튜브들이 푸틴-메드베데프와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을 공격하고 있어 흥미로운 비교가 됐다.
'나꼼수'는 뉴욕타임즈의 자매지 인터내셔널 헤랄드 트리뷴이 한국 보수언론의 보도태도가 나꼼수가 국민의 환호를 얻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시사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나꼼수'나 러시아의 풍자 유튜브는 모두 주류 언론매체가 아니다. 주류 매체들이 제기능을 못해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는데 오히려 '변방'의 대안 미디어가 언론의 역할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 역설적이다.
4일 BBC는 러시아의 풍자가들이 유튜브를 이용해서 크레믈린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브라디미르 푸틴은 2000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언론을 통제하고 정권유지의 도구로 이용했다. 그는 2004년 재선됐다. 2008년 헌법상 3선 연임이 불가능하자 자기 휘하의 제1부총리인 메드베데프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 당선시킨 후 자신은 메드베데프 아래서 총리로 일하고 있다.
2012년 메드베데프 임기가 끝나면 푸틴이 다시 대통령에 출마할 것이다. 그 동안 헌법 개정으로 임기가 6년으로 연장됐으므로 내년에 대통령에 당선되고 2018년 재출마하면 12년을 집권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그의 장기집권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2월의 의회선거와 내년 3월의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크레믈린은 점점 정치적 색깔을 띠고 있는 유튜브 도전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징후들이 있다고 BBC는 예측하고 있다. 지난 수 주 동안에도 정치적 내용을 다룬 수많은 유튜브들이 방영돼 시청자가 100만을 넘어섰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메드베데프, 푸틴을 해임시켜라
비디오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국가최고위층 즉 푸틴, 메드베데프 대통령,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에 대해서 비판적이거나 '불경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년 초 반(反)부패운동가이며 블로거 집필자이기도 한 알렉세이 나발느이는 "불량배와 도둑들의 정당"이라는 기치 아래 통합러시아당을 반대하는 웹 켐페인을 벌였다. 반 정부 색채가 뚜렷하다.
캠페인의 최신 내용은 "불량배와 도적들에게 그들이 2002년에 내놓은 선언을 상기시키자"는 제목 아래 "그들은 거짓말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비디오 시청자들에게 12월 의회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에 절대 투표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0월 7일 유튜브에 올렸는데 28일 현재 100만 이상이 봤다.
유튜브는 야당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뿐 아니라 정권 전복형의 예술형태를 부활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푸틴이 집권한 직후 정치지도자를 희화하는 텔레비전 정치 풍자는 쿠클리(인형)쇼 이후에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 이런 풍자 쇼가 인터넷 상에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인형쇼는 영국의 '스피팅 이미지'를 모방한 것이다. 스피팅 이미지는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영국의 왕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인형극이다.
유튜브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은 드미트리 이바노프이다. 그가 제작한 정치지도자들의 풍자 TV토론을 본 사람이 100만명을 초과했다. 유령같은 만화의 인물 프리맨씨를 등장시켜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권력자들을 힐난하게 한다. 그러나 10월 11일 프리맨은 풍자의 역을 버리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공개서한'을 보낸다. 그는 공개 편지에서 푸틴이 다시 대통령이 되지 못하도록 그를 해임시키리고 촉구한다. 월말까지 이 비디오를 본 사람도 100만명이 넘었다. 이러한 비디오가 러시아인들을 정치의식화시키게 될 것은 물론이다.
러시아와 한국의 항의가요 공모
유튜브는 또한 러시아의 항의(抗議)가요를 부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항의가요는 캠페인 정신을 고취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음악비디오에 실을 항의가요를 공모하기로 했다. 공모 규칙은 전적으로 독창적이어야 하고 시청자를 감동시켜 투표소에 가게 하되 다가오는 의회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 이외의 정당에 투표하게 해야 한다. 비디오는 11월 10일까지 심사를 완료해서 당선작을 결정한다. 상금은 15만루블(5000달러)이다.
그런데 한국의 나꼼수의 김어준 총수도 5일 MB에 관한 노래를 작곡해서 이를 전파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서울과 모스크바의 부패권력 항의노래의 가사 내용을 비교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 편집방침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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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터넷 풍자 토크쇼 '나꼼수'가 이명박 정부의 부패와 오만을 비판하고 정권을 옹호하는 보수언론을 일갈하는 내용으로 2040층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요즘, 러시아에서는 크레믈린을 풍자하는 유튜브들이 푸틴-메드베데프와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을 공격하고 있어 흥미로운 비교가 됐다.
'나꼼수'는 뉴욕타임즈의 자매지 인터내셔널 헤랄드 트리뷴이 한국 보수언론의 보도태도가 나꼼수가 국민의 환호를 얻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시사한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나꼼수'나 러시아의 풍자 유튜브는 모두 주류 언론매체가 아니다. 주류 매체들이 제기능을 못해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는데 오히려 '변방'의 대안 미디어가 언론의 역할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 역설적이다.
4일 BBC는 러시아의 풍자가들이 유튜브를 이용해서 크레믈린에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브라디미르 푸틴은 2000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언론을 통제하고 정권유지의 도구로 이용했다. 그는 2004년 재선됐다. 2008년 헌법상 3선 연임이 불가능하자 자기 휘하의 제1부총리인 메드베데프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워 당선시킨 후 자신은 메드베데프 아래서 총리로 일하고 있다.
2012년 메드베데프 임기가 끝나면 푸틴이 다시 대통령에 출마할 것이다. 그 동안 헌법 개정으로 임기가 6년으로 연장됐으므로 내년에 대통령에 당선되고 2018년 재출마하면 12년을 집권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따라서 그의 장기집권에 대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2월의 의회선거와 내년 3월의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크레믈린은 점점 정치적 색깔을 띠고 있는 유튜브 도전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징후들이 있다고 BBC는 예측하고 있다. 지난 수 주 동안에도 정치적 내용을 다룬 수많은 유튜브들이 방영돼 시청자가 100만을 넘어섰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메드베데프, 푸틴을 해임시켜라
비디오는 종류가 다양하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국가최고위층 즉 푸틴, 메드베데프 대통령,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에 대해서 비판적이거나 '불경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년 초 반(反)부패운동가이며 블로거 집필자이기도 한 알렉세이 나발느이는 "불량배와 도둑들의 정당"이라는 기치 아래 통합러시아당을 반대하는 웹 켐페인을 벌였다. 반 정부 색채가 뚜렷하다.
캠페인의 최신 내용은 "불량배와 도적들에게 그들이 2002년에 내놓은 선언을 상기시키자"는 제목 아래 "그들은 거짓말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하고 비디오 시청자들에게 12월 의회 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에 절대 투표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0월 7일 유튜브에 올렸는데 28일 현재 100만 이상이 봤다.
유튜브는 야당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뿐 아니라 정권 전복형의 예술형태를 부활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 푸틴이 집권한 직후 정치지도자를 희화하는 텔레비전 정치 풍자는 쿠클리(인형)쇼 이후에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 이런 풍자 쇼가 인터넷 상에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인형쇼는 영국의 '스피팅 이미지'를 모방한 것이다. 스피팅 이미지는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영국의 왕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인형극이다.
유튜브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사람은 드미트리 이바노프이다. 그가 제작한 정치지도자들의 풍자 TV토론을 본 사람이 100만명을 초과했다. 유령같은 만화의 인물 프리맨씨를 등장시켜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권력자들을 힐난하게 한다. 그러나 10월 11일 프리맨은 풍자의 역을 버리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공개서한'을 보낸다. 그는 공개 편지에서 푸틴이 다시 대통령이 되지 못하도록 그를 해임시키리고 촉구한다. 월말까지 이 비디오를 본 사람도 100만명이 넘었다. 이러한 비디오가 러시아인들을 정치의식화시키게 될 것은 물론이다.
러시아와 한국의 항의가요 공모
유튜브는 또한 러시아의 항의(抗議)가요를 부활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항의가요는 캠페인 정신을 고취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음악비디오에 실을 항의가요를 공모하기로 했다. 공모 규칙은 전적으로 독창적이어야 하고 시청자를 감동시켜 투표소에 가게 하되 다가오는 의회선거에서 통합러시아당 이외의 정당에 투표하게 해야 한다. 비디오는 11월 10일까지 심사를 완료해서 당선작을 결정한다. 상금은 15만루블(5000달러)이다.
그런데 한국의 나꼼수의 김어준 총수도 5일 MB에 관한 노래를 작곡해서 이를 전파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서울과 모스크바의 부패권력 항의노래의 가사 내용을 비교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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