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종필 아다광구 선임 엔지니어] “회사가 제 가치 인정해주니 감사하죠”

지역내일 2011-11-09

"처음엔 미친놈(?)이란 소리 많이 들었죠. 직원들을 계속 쫓아다니며 '이거 해야 한다, 저거 해야 한다' 요구할 일이 워낙 많았으니까요. 직원들이 저만 보면 밥을 먹다가도, 담배를 태우다가도 도망가기 일쑤였습니다."

허허벌판이던 카자흐스탄 아다광구에 지난 2009년 부임, 원유생산처리시설(Central Process Facility)과 각종 시스템 구축을 총괄한 임종필 선임 엔지니어(한국석유공사 과장)의 말이다.

임 과장은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진척이 안 되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며 "지금은 현지 직원들과 같이 농담도 주고받을 만큼 편하고, 신뢰하는 관계가 됐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236배에 달하는 아다광구는 현재 26개 생산정에서 하루 35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탐사 단계부터 참여해 개발에 성공한 첫 번째 모델이다. 지금은 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성공사례 1순위로 꼽히지만 임 과장은 처음 아다광구 파견근무를 제안 받았을 당시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다. 낯선 땅에서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한다는 것이 여간 부담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가 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것에 대한 감사함과, 또 회사가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문이 들면서 결심을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임 과장은 "부임해보니 현장에 직원들이 먹고 자며 일할 수 있는 공간조차 없었다"며 "숙식공간과 사무실을 건설하는 일부터 CPF, 저장탱크, 파이프라인 설치 등을 차례차례 해나갔다"고 소개했다.

그는 "처음에는 직원들과 말이 안 통하다보니 (영어)통역을 통해 (카자흐스탄어)통역을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며 "여유를 만끽하는 현지인들의 생활문화, 영상 40도와 영하 40도를 오가는 날씨도 적응해야할 과제였다"고 덧붙였다.

임 과장은 "이곳은 카자흐스탄 땅이지만 대한민국의 자원영토이기도 하다"며 "어느 지역이든 가능성 있는 곳이면 탐사작업을 할 수 있고, 국내 취재진들이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는 점도 태극기가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뿌듯해 했다.

임 과장은 이러한 자긍심을 통해 인간적인 고뇌를 억누르려는 듯 했다. 우선 오지다 보니 현장에 한번 드나들 때마다 지프로 비포장도로를 5시간씩 달려야 하고, 한식을 구하기 어려워 현지식에 의존하는 먹거리도 문제다.

임 과장은 "최근 휴가를 얻어 한국에 다녀왔는데, 때마침 딸아이 가을운동회가 있었다"며 "같은 반 친구들이 딸아이 이름을 부르며 '아빠가 있었네'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이 핑 돌았다"고 털어놨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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