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산 내셔널트러스트(공유화)운동

광주 시민의 자존심으로 무등산을 지킨다

지역내일 2001-11-08 (수정 2001-11-10 오후 1:43:04)
이제 아무도 오르지 못하리라
이미 저 산은 피가 묻어 있으므로
그 피를 하늘에 바친 靈性(영성)의 바람이 불고
이미 지상의 혁명을 완성한 사람들이 더 먼저 올라가
接神(접신)을 끝내고 고요한 적막에 꽃등을 환하게 켜고 걷고
있으므로, 이제 참으로 아무도 오르지 못하리라

그날 저 완벽한 예술의 절정 … 무등산을
오늘도 혹은 내일도 아아 고름이 질질 흐르는
이 비틀거리는 부패한 몸뚱이로는.
- <무등산>. 김준태
무등산의 가을은 정상부 일대에 피어난 억새가 장관이다. 입석대에 오르면 주상절리 돌기둥 사이로 무성한 담쟁이덩굴이 태고의 신비를 더해주고, 울긋불긋 단풍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있는 돌기둥들이 아슬아슬 신기하기만 하다.
겨울 무등산의 눈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다. 해발 800m 이상의 고도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눈꽃은 나뭇가지, 억새 잎과 바위틈 등 곳곳에서 섬세하고도 풍부한 자연의 신비경을 수놓는다.
무등산은 연간 1천만명의 탐방객들이 찾는 광주 일대의 대표적 명산으로, 서울의 북한산국립공원처럼 대도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각종 개발과 무분별한 탐방으로 인한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무등산권은 크게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과 지정되어 있지 않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도립공원 지역은 사유지가 많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도립공원 밖의 광주시 지역은 시가지와 인접한 곳이 많아 개발압력으로 인해 훼손되거나 훼손 직전의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는 곳이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등산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사유재산권의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공익을 극대화시키는 방법이 요구된다는 주장이 전문가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제기되어 왔는데, ‘무등산 내셔널트러스트운동(공유화운동)’은 그런 방안 가운데 하나로 제기되었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가 중심축
“무등산 보전운동을 하면서 두 번의 기적을 봤다. 첫 번째는 80년대 말 ‘취사행위 금지 캠페인’ 때였고, 두 번째는 90년대 말 신년 해맞이등반 때 ‘무등산에 불 안 피우기’ 운동을 했을 때였다.”
(재)무등산공유화재단 김인주 운동본부장의 말이다.
무등산 보호운동은 80년대 후반 몇몇 시민들과 산악인들의 ‘쓰레기 안 버리기와 취사 안 하기 운동’에서 시작됐다. 광주 무등산은 광주시민의 환경자원으로서, 애향심의 상징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 핵심에는 14년 전 창립된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가 있다.
57개 시민단체가 소속된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는 ‘운림온천 개발 반대운동’으로 대표되는 현안문제와 ‘무등산 내셔널트러스트운동(공유화운동)’이라는 두개의 축을 중심으로 각종 교육사업과 회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무등산 내셔널트러스트운동(공유화운동)은 영국식 내셔널트러스트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훨씬 전인 지난 1994년 3월에 자생적으로 탄생한 민간환경운동이다. 1994년 공유화기금 조성을 시작으로 각종 국제 심포지엄과 학술행사를 열어 방향을 모색하고 시민참여를 통한 공론화를 계속해왔다.
‘한 계좌 1000원 모금’ ‘무등산 땅 한평 사기 운동’ 등을 통해 모금한 기금만 1억7000만원, 실제 기증받은 땅도 426평을 갖고 있으며, 지난 4월 환경부에서 ‘재단법인 무등산공유화재단’ 등록을 받아 재단법인이 됐다.
이 운동에는 광주광역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98년 4월 광주광역시의회는 ‘무등산 보호관리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제정했다. 행정기관과 전문가,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제정한 이 조례는 국내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이 법적 뒷받침을 받게 된 첫 사례다.
조례에 따르면 기금은 적립기금과 운용기금으로 구분되는데 적립기금은 매 회계년도마다 광주광역시 일반회계예산에서 정한 금액을 출연해 50억을 조성하며, 운용기금은 매 회계년도마다 발생하는 기금운용 이자수입 등 기타 수입금으로 조성한다. 기금은 무등산공원 보호관리에 관한 사업, 무등산공원 생태계 보전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광주광역시는 1998년 9월 ‘무등산권 보존과 이용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 무등산 공유화를 위한 행정적 뒷받침을 했다.
토지신탁, 토지매수권청구, 토지대토(교환), 자치단체의 기금에 의한 사유지 매입, 사유지 기증운동 등을 통해 2021년까지 무등산권의 사유지를 공유화한다는 계획이다.

광주호 일대 정자문화권 보존 운동도
또 재원 확보를 위해 무등산 보호관리기금을 공유화사업을 위해 우선적으로 쓰도록 하고, 5년 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 무등산공원 입장료를 징수해 그 수입금의 일부를 공유화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공유화 재원 총 500억원은 2011년까지 100억원(공공부문 50억원, 민간부문 50억원), 2021년까지 400억원(공공부문 300억원, 민간부문 1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무등산을 시민의 산으로 만들기 위한 공유화운동은 해가 지날수록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제15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는 ‘무등산사랑 환경대학’은 무등산 환경지킴이를 양성하는 민간교육의 성공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매년 봄가을로 열리는 ‘무등산사랑 범시민대회’에는 날씨에 관계없이 수백명의 시민과 학생들, 군부대 장병들까지 참가한다.
무등산공유화재단 김인주 운동본부장은 “우선 운림온천 개발예정지였던 제1수원지 일대를 공유화운동의 1차 대상지로 꼽고 있다”며 “그 다음으로는 소쇄원 식영정 환벽당 등 광주호 일대의 정자문화권 보존 운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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