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aT 사장 "해외곡물조달사업 재검토"
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aT) 사장이 해외곡물조달사업을 재검토할 방침을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김 사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진행 중인 해외곡물조달사업은 우리 역량에 맞지 않는 면이 있어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으로 있을 때부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취임 후 살펴보니 의욕은 좋지만 무리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삼성물산 등이 합작투자한 aT그레인컴퍼니가 지난 4월 미국 시카고에 사무실을 열면서 현지인들과 축하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 농수산물유통공사 제공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 4월 19일 미국 시카고에서 국가 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을 위한 현지법인 'aT그레인컴퍼니' 사무소를 열고 활동 중이다. aT그레인컴퍼니는 처음 출범할 때 '카길' 등 세계적인 곡물회사에 대한 의존성을 극복하고 우리 유통망을 통해 곡물을 확보해 '식량 자주율'을 높이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aT그레인컴퍼니는 농수산물유통공사와 함께 삼성물산·한진·STX 등 민간업체가 공동 출자했다.
◆카길에 던진 도전장 회수? = 김 사장이 aT 그레인컴퍼니 활동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그동안 이 사업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인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삼성물산, 한진, STX 등 3개 민간참여사와 합작투자형식으로 회사를 설립했지만 당초 참여하기로 했던 CJ는 불참했다. 사료 등 곡물을 수입해야 하는 CJ 입장에서는 카길 등 세계적 곡물회사와 갈등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아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불참하는 부담을 감수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식량자원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견을 말하긴 어렵지만 너무 장밋빛 전망만 펼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들도 있다"고 말했다.
◆식량자주율 높이기 혼란 = aT그레인컴퍼니는 정부가 안정적으로 식량 및 곡물을 조달하기 위해 취한 위험분산투자 중 '유통형' 정책에 속한다. 1980년대 이후 해외에서 직접 농장을 개발하는 '농장형'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방안이다.
1980년대 초반 선경그룹(현 SK그룹)은 미국에 990만평의 농장을 확보해 3만6000톤의 옥수수를 생산하고도 운송에 필수적인 엘리베이터(곡물저장시설)를 임대하지 못해 국내로 가져오지 못하고 현지에서 매각했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도 부상했다.
aT그레인컴퍼니는 미국 브라질 등 세계적 곡물 산지와 강변, 항구에 곡물의 집하·건조·선별·저장 등에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를 확보해 유통망을 구축하고 2015년 이후부터는 한 해 수입물량 1400만톤의 30%인 400만톤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한편, 최근 에너지자원외교의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자원확보를 위한 정책까지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자원외교에 대한 비판도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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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농수산물유통공사(aT) 사장이 해외곡물조달사업을 재검토할 방침을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김 사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진행 중인 해외곡물조달사업은 우리 역량에 맞지 않는 면이 있어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으로 있을 때부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취임 후 살펴보니 의욕은 좋지만 무리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삼성물산 등이 합작투자한 aT그레인컴퍼니가 지난 4월 미국 시카고에 사무실을 열면서 현지인들과 축하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 농수산물유통공사 제공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난 4월 19일 미국 시카고에서 국가 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을 위한 현지법인 'aT그레인컴퍼니' 사무소를 열고 활동 중이다. aT그레인컴퍼니는 처음 출범할 때 '카길' 등 세계적인 곡물회사에 대한 의존성을 극복하고 우리 유통망을 통해 곡물을 확보해 '식량 자주율'을 높이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aT그레인컴퍼니는 농수산물유통공사와 함께 삼성물산·한진·STX 등 민간업체가 공동 출자했다.
◆카길에 던진 도전장 회수? = 김 사장이 aT 그레인컴퍼니 활동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그동안 이 사업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인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삼성물산, 한진, STX 등 3개 민간참여사와 합작투자형식으로 회사를 설립했지만 당초 참여하기로 했던 CJ는 불참했다. 사료 등 곡물을 수입해야 하는 CJ 입장에서는 카길 등 세계적 곡물회사와 갈등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아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불참하는 부담을 감수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식량자원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견을 말하긴 어렵지만 너무 장밋빛 전망만 펼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들도 있다"고 말했다.
◆식량자주율 높이기 혼란 = aT그레인컴퍼니는 정부가 안정적으로 식량 및 곡물을 조달하기 위해 취한 위험분산투자 중 '유통형' 정책에 속한다. 1980년대 이후 해외에서 직접 농장을 개발하는 '농장형' 사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방안이다.
1980년대 초반 선경그룹(현 SK그룹)은 미국에 990만평의 농장을 확보해 3만6000톤의 옥수수를 생산하고도 운송에 필수적인 엘리베이터(곡물저장시설)를 임대하지 못해 국내로 가져오지 못하고 현지에서 매각했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도 부상했다.
aT그레인컴퍼니는 미국 브라질 등 세계적 곡물 산지와 강변, 항구에 곡물의 집하·건조·선별·저장 등에 사용하는 '엘리베이터'를 확보해 유통망을 구축하고 2015년 이후부터는 한 해 수입물량 1400만톤의 30%인 400만톤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한편, 최근 에너지자원외교의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식량자원확보를 위한 정책까지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자원외교에 대한 비판도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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