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경제학' 슐라이퍼 교수, 금융권의 충분한 자본확충 주문
행동경제학의 대가인 안드레이 슐라이퍼 하버드대 교수가 "앞으로의 위기를 보려면 중국·호주 등 알려지지 않은 위험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 현재 제기되고 있는 위기에서 한발 비껴서 있는 신흥국의 대표주자인 중국과 원자재로 성장하는 호주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12일 슐라이퍼 교수는 매일경제와 매일방송(MBN)이 주최한 12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위험에 대한 무시와 이익에만 쏠려있는 탐욕을 주목했다. 그는 "위험이 나타난 후엔 과대평가하고 지나가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과거의 자료만을 근거로 위기가 자주 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서 "글로벌금융위기는 위험에 대한 과소평가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거품이 터질 수도 있다'는 것이나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이 주택거품을 등에 업고 과도한 위험을 짊어진 이유에 대해 그는 "2007년 이후 주택시장의 붕괴 가능성을 무시하면서 금융기관들이 많은 돈을 벌고 있었고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도와줄 것이라는 '대마불사'의 기대에 빠져 있었다"면서 "은행 안의 중개인(트레이더)이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위험을 더 많이 졌으며 경영진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대리인 문제'를 들었다.
슐라이퍼 교수는 '낙관적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금융위기때 미 은행과 연준이 수동적이고 낙관적이었다"면서 "은행 경영진이 제동을 걸 수 있었지만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의 얘기는 유럽으로 넘어갔다. 그는 "유럽도 1년반동안 문제제기가 나왔어도 '그리스는 충분히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곧 디폴트가 있을 것 같고 유럽의 은행 시스템이 큰 타격을 받는 등 2008년 미국상황과 비슷할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규제의 필요성에 힘을 줬다.
슐라이퍼 교수는 "금융혁신이 상황을 개선시켜준다고 생각하지만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하고 위험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은행들의 회계시스템은 많은 허점과 자의적인 운용이 가능한 만큼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씨티 UBS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도 위험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스스로 속아 넘어갔다"면서 "위험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어떤 부분이 무너질 것인지를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이런 취약점은 은행 뿐만 아니라 정부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이 반발을 하겠지만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도록 하는 게 유일한 대비법"이라고 강조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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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의 대가인 안드레이 슐라이퍼 하버드대 교수가 "앞으로의 위기를 보려면 중국·호주 등 알려지지 않은 위험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 현재 제기되고 있는 위기에서 한발 비껴서 있는 신흥국의 대표주자인 중국과 원자재로 성장하는 호주 등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12일 슐라이퍼 교수는 매일경제와 매일방송(MBN)이 주최한 12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위험에 대한 무시와 이익에만 쏠려있는 탐욕을 주목했다. 그는 "위험이 나타난 후엔 과대평가하고 지나가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과거의 자료만을 근거로 위기가 자주 오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서 "글로벌금융위기는 위험에 대한 과소평가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거품이 터질 수도 있다'는 것이나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은행들이 주택거품을 등에 업고 과도한 위험을 짊어진 이유에 대해 그는 "2007년 이후 주택시장의 붕괴 가능성을 무시하면서 금융기관들이 많은 돈을 벌고 있었고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도와줄 것이라는 '대마불사'의 기대에 빠져 있었다"면서 "은행 안의 중개인(트레이더)이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위험을 더 많이 졌으며 경영진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대리인 문제'를 들었다.
슐라이퍼 교수는 '낙관적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금융위기때 미 은행과 연준이 수동적이고 낙관적이었다"면서 "은행 경영진이 제동을 걸 수 있었지만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의 얘기는 유럽으로 넘어갔다. 그는 "유럽도 1년반동안 문제제기가 나왔어도 '그리스는 충분히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서 "곧 디폴트가 있을 것 같고 유럽의 은행 시스템이 큰 타격을 받는 등 2008년 미국상황과 비슷할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규제의 필요성에 힘을 줬다.
슐라이퍼 교수는 "금융혁신이 상황을 개선시켜준다고 생각하지만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하고 위험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은행들의 회계시스템은 많은 허점과 자의적인 운용이 가능한 만큼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씨티 UBS와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도 위험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스스로 속아 넘어갔다"면서 "위험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어떤 부분이 무너질 것인지를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이런 취약점은 은행 뿐만 아니라 정부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기관이 반발을 하겠지만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도록 하는 게 유일한 대비법"이라고 강조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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