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흔들림없이 표로 심판 … "내년 총선·대선에도 꼬리표 붙을 것"
"최악의 선거캠페인이었다." "지더라도 아름답게 졌어야 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다. 네거티브와 색깔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선관위가 황당한 규제로 도와준 선거전략은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한나라당을 구태세력으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20∼40대를 설득하기는 커녕 정권심판 욕구만 키웠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대선에서도 '한나라당=구태정치'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닐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종북세력에 서울 빼앗기지 않기를" = 나경원 후보는 '정책선거'를 외쳤지만, 나 후보 주변에선 검증을 명분 삼아 '박원순 신상털기'에 전력투구했다. 홍준표 대표를 필두로 강승규 후보 비서실장, 안형환 대변인, 신지호 전 대변인, 진성호 홍보본부장이 공격수로 나섰다. △병역 △대기업 기부 △서울대 학력 △월세 아파트 △부인의 사업 △딸 유학 등 박 후보의 삶 전체가 네거티브 대상이 됐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박 후보는 '파렴치한'이나 다름없었다.
색깔론도 거셌다. 홍 대표는 투표를 하루 앞두고 "(박 후보가 당선되면) 광화문 광장이 반미집회 아지트가 되고, 휴전선(으로부터) 30㎞ 떨어진 서울 안보가 무너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종북세력에게 수도 서울을 빼앗기는 일이 없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유명인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을 통해 여권을 비판하면서 투표를 권유하자, 선관위가 뒤늦게 나서 '황당규제'를 남발했다. 선관위는 "투표하세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특정후보에게 투표하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은 투표를 권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유명인은 투표 권유도 해선 안된다는 논리였다.
◆"젊은세대에 구정치로 비쳐져" =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은 20∼40대가 박 후보의 이력과 정체성에 회의 또는 의심을 품고 돌아서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완전히 빗나갔다. 20∼40대는 이명박정부 들어 양극화와 경제난으로 고통을 겪는 대표적인 계층이다. 국정실패의 직격탄을 맞는 세대다. 이들이 요구한 건 한나라당의 반성과 성찰이었다. 국정실패에 대한 반성없이 경쟁자를 헐뜯는 데만 열중한 모습은 20∼40대로부터 "너나 잘하세요"라는 비아냥을 불러일으켰다.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은 정치불신을 키웠고, 스스로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시켰다.
결국 20∼40대는 한나라당의 전략을 비웃듯 거부했고, 박 후보에 대한 몰표로 그들을 심판했다.
한나라당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상대비방이라든지, 시대착오적인 이념규정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인해 젊은세대에게 구정치의 전형으로 비쳐지지 않았나 자성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의 구태정치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일전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를 지원하면서 구정치인 이미지를 덮어쓰게 됐다"고 지적했다. 10·26 선거에서 보인 한나라당의 구태가 결국 자기당의 유력 대선후보 앞길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만든 셈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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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선거캠페인이었다." "지더라도 아름답게 졌어야 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을 둘러싼 비판이 거세다. 네거티브와 색깔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선관위가 황당한 규제로 도와준 선거전략은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한나라당을 구태세력으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20∼40대를 설득하기는 커녕 정권심판 욕구만 키웠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대선에서도 '한나라당=구태정치'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닐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종북세력에 서울 빼앗기지 않기를" = 나경원 후보는 '정책선거'를 외쳤지만, 나 후보 주변에선 검증을 명분 삼아 '박원순 신상털기'에 전력투구했다. 홍준표 대표를 필두로 강승규 후보 비서실장, 안형환 대변인, 신지호 전 대변인, 진성호 홍보본부장이 공격수로 나섰다. △병역 △대기업 기부 △서울대 학력 △월세 아파트 △부인의 사업 △딸 유학 등 박 후보의 삶 전체가 네거티브 대상이 됐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박 후보는 '파렴치한'이나 다름없었다.
색깔론도 거셌다. 홍 대표는 투표를 하루 앞두고 "(박 후보가 당선되면) 광화문 광장이 반미집회 아지트가 되고, 휴전선(으로부터) 30㎞ 떨어진 서울 안보가 무너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대변인은 "종북세력에게 수도 서울을 빼앗기는 일이 없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유명인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을 통해 여권을 비판하면서 투표를 권유하자, 선관위가 뒤늦게 나서 '황당규제'를 남발했다. 선관위는 "투표하세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특정후보에게 투표하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은 투표를 권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유명인은 투표 권유도 해선 안된다는 논리였다.
◆"젊은세대에 구정치로 비쳐져" =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은 20∼40대가 박 후보의 이력과 정체성에 회의 또는 의심을 품고 돌아서게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완전히 빗나갔다. 20∼40대는 이명박정부 들어 양극화와 경제난으로 고통을 겪는 대표적인 계층이다. 국정실패의 직격탄을 맞는 세대다. 이들이 요구한 건 한나라당의 반성과 성찰이었다. 국정실패에 대한 반성없이 경쟁자를 헐뜯는 데만 열중한 모습은 20∼40대로부터 "너나 잘하세요"라는 비아냥을 불러일으켰다. 한나라당의 선거전략은 정치불신을 키웠고, 스스로를 '구태의 상징'으로 전락시켰다.
결국 20∼40대는 한나라당의 전략을 비웃듯 거부했고, 박 후보에 대한 몰표로 그들을 심판했다.
한나라당에서도 반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상대비방이라든지, 시대착오적인 이념규정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인해 젊은세대에게 구정치의 전형으로 비쳐지지 않았나 자성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의 구태정치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는 일전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를 지원하면서 구정치인 이미지를 덮어쓰게 됐다"고 지적했다. 10·26 선거에서 보인 한나라당의 구태가 결국 자기당의 유력 대선후보 앞길에 그림자를 드리우게 만든 셈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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