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소녀들 학교 다시 찾은 기쁨 만끽

“책이 발견되면 탈레반에게 고문 당했어요”

지역내일 2001-11-19 (수정 2001-11-20 오후 2:25:57)
초등학교 연배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카말리아 예프텔리는 재잘거리는 소녀들과 함께 있는 것이 즐겁다. 지난 5년동안 예프텔리는 탈레반 군사정부의 엄격한 규율 하에서 비밀학교를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탈레반 정권이 8세 이상 소녀들의 교육과 여성들의 일을 전면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탈레반이 카불을 떠난 지금 학교는 개방됐다. 예프텔리(40)는 “나는 이런 날이 다시 돌아올 줄 상상하지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1996년 정권을 잡자마자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그에게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 그러나 교육을 포기할 수 없던 그는 자신의 아버지 집에서 2명의 남자와 2명의 여자 아이들을 몰래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아이들은 모여들기 시작했고 곧 나는 4세에서 17세에 이르는 180명의 학생들을 모을 수 있었지요. 우리는 아침부터 밤까지 혼신을 다해 가르쳤습니다”
탈레반은 때때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어왔다. 그는 “난 소녀들에게 바느질하는 법을 가르치고 소년들에게 코란 읽는 법을 가르친다고 설명해 감시를 피했습니다”고 말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네명의 소녀들은 탈레반 하의 삶과 운명에 대해 토론했다.
무르살이라는 한 소녀는 부르카를 걸치는 것에 대해 “우리는 그들 때문에 책을 감추곤 했다”라며 “만약 책이 발견될 경우 탈레반은 우리를 고문하고 때렸을 것이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그러나 왜 여성들이 여전히 부르카를 착용하는지 질문했을 때 무르살은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부르카를 입어왔고 그래서 그것을 해야만 안전감을 느낄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커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녀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들은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외세에 의해 나라가 유린 당해도 카불의 여성들은 슬퍼하기보다 오히려 자유를 만끽하는 느낌을 감추지 않고 있다. 힘에 의한 통제정치, 강권통치는 결코 민중들의 가슴과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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