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5.9% 급락-KCC 1.2% 상승 … 주가 희비 엇갈려
'지분 파킹' 등 음모론 … 현대차 등 순환출자 타그룹 '불똥'
KCC의 삼성에버랜드 지분인수를 놓고 13일 증권가는 손익계산에 분주했다. 과연 어느 쪽이 이득이냐에 따라 주가에 영향력이 큰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하루 성적만 보면 주가가 1% 이상 상승한 KCC의 판정승이었다. 시장은 에버랜드라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핵심기업의 지분을 '싼 값'에 손에 쥔 KCC에 일단 점수를 줬다.
그러나 이면계약설 등 음모론적 시각이 삼성카드와 KCC를 쫓아다닐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에버랜드 지분인수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 인수한 지분에 대한 향후 계획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KCC의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희비 엇갈린 하루 = 13일 삼성카드와 KCC의 주가는 심하게 엇갈렸다.
삼성카드는 전일 대비 5.88% 내린 3만9250원, KCC는 1.23% 오른 28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KCC는 장중 한때 7%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14일 오전 10시 현재는 전날 변동성이 컸던 탓에 두 종목 모두 약보합세를 기록중이다.
KCC의 주가상승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인 에버랜드의 2대주주로 올랐다는 점이 작용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매입단가는 장부가 대비 14.5% 할인된 수준"이라면서 "저렴하게 매입해 앞으로 투자수익 제고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카드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이번 매각으로 회계적으론 7314억원의 차익을 얻게 됐지만, 주당 182만원의 가격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뿐 아니라, 장부가격인 214만원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지분 파킹' 등 음모론 횡행 = 두 기업간에 분명 이면계약이 있었으리라는 음모론도 횡행했다.
KCC가 1년 영업이익의 3배가 넘는 7000억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비상장 에버랜드의 주식을 사들인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에버랜드 주식은 그동안 주당 가치 200만원 이상으로 평가받았지만 연간 배당금은 주당 5000원 정도로 수익률 측면에서는 바닥수준이다.
그렇다고 에버랜드의 상장도 가시화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의사를 물었을 때 생각보다 호응도가 낮았던 것도 바로 에버랜드 상장이 불확실하다는 장애물 때문이었다. 결국 3세 승계를 위한 암묵적인 연대, 또는 '지분 파킹' 아니냐는 의심 섞인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9월말)의 14.2%, 시가총액의 25.9%에 해당하는 거액을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투자한다고 보기엔 이해되지 않는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KCC는 이번 지분인수에 대해 건축자재, 도료, 전자소재 등을 삼성그룹 계열사에 납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순환출자식 지배구조 해소 … 타그룹에도 압박 = 한편,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순환출자구조의 타기업집단에도 영향을 주리라는 시각도 나왔다. 이번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매각은 내년 4월까지 에버랜드 지분을 5% 미만으로 낮추어야 한다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금산법)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지만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
강성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그룹 등은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매각을 신호탄으로 순환출자해소에 대한 여론이 형성될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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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파킹' 등 음모론 … 현대차 등 순환출자 타그룹 '불똥'
KCC의 삼성에버랜드 지분인수를 놓고 13일 증권가는 손익계산에 분주했다. 과연 어느 쪽이 이득이냐에 따라 주가에 영향력이 큰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하루 성적만 보면 주가가 1% 이상 상승한 KCC의 판정승이었다. 시장은 에버랜드라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핵심기업의 지분을 '싼 값'에 손에 쥔 KCC에 일단 점수를 줬다.
그러나 이면계약설 등 음모론적 시각이 삼성카드와 KCC를 쫓아다닐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에버랜드 지분인수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 인수한 지분에 대한 향후 계획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KCC의 취약한 기업지배구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희비 엇갈린 하루 = 13일 삼성카드와 KCC의 주가는 심하게 엇갈렸다.
삼성카드는 전일 대비 5.88% 내린 3만9250원, KCC는 1.23% 오른 28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KCC는 장중 한때 7%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14일 오전 10시 현재는 전날 변동성이 컸던 탓에 두 종목 모두 약보합세를 기록중이다.
KCC의 주가상승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인 에버랜드의 2대주주로 올랐다는 점이 작용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매입단가는 장부가 대비 14.5% 할인된 수준"이라면서 "저렴하게 매입해 앞으로 투자수익 제고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카드에 대해선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이번 매각으로 회계적으론 7314억원의 차익을 얻게 됐지만, 주당 182만원의 가격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뿐 아니라, 장부가격인 214만원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KCC가 1년 영업이익의 3배가 넘는 7000억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비상장 에버랜드의 주식을 사들인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에버랜드 주식은 그동안 주당 가치 200만원 이상으로 평가받았지만 연간 배당금은 주당 5000원 정도로 수익률 측면에서는 바닥수준이다.
그렇다고 에버랜드의 상장도 가시화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의사를 물었을 때 생각보다 호응도가 낮았던 것도 바로 에버랜드 상장이 불확실하다는 장애물 때문이었다. 결국 3세 승계를 위한 암묵적인 연대, 또는 '지분 파킹' 아니냐는 의심 섞인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9월말)의 14.2%, 시가총액의 25.9%에 해당하는 거액을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투자한다고 보기엔 이해되지 않는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KCC는 이번 지분인수에 대해 건축자재, 도료, 전자소재 등을 삼성그룹 계열사에 납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순환출자식 지배구조 해소 … 타그룹에도 압박 = 한편,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순환출자구조의 타기업집단에도 영향을 주리라는 시각도 나왔다. 이번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매각은 내년 4월까지 에버랜드 지분을 5% 미만으로 낮추어야 한다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금산법)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했지만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것.
강성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그룹 등은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매각을 신호탄으로 순환출자해소에 대한 여론이 형성될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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