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학 박사인 한동철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가 '신한국의 부자들'에서 이 30만가구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70∼80%가 자수성가형이다. 언 밥을 먹고 쓰레기통 옆에서 헌 우산을 펴고 잠을 자는 것부터 시작해서 부자가 되었다. 재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가지고 있다. 은행통장이 4∼7개, 거래증권사와 거래부동산중개업소가 각각 2∼4개, 2∼5개다. 직업은 기업인이다.
사업은 남의 돈으로 하고 경리는 자기사람을 시킨다. 밥알을 남기지 않고 바람둥이 성향이 강하다. 의심이 많으며 명함을 안주고 마음먹은 것은 어떻게든 하고야 만다. 미술 등 예술품으로 불법상속하고 가족간 재산문제가 많으며 쌓아놓은 부를 일시에 잃어버리는 '죽음'을 상당히 두려워한다.
자본주의에 푹 빠져 있는 삶을 살다보면 누구나 '부자'를 꿈꾼다. 한 교수는 '부자가 되는 길'을 그동안 만나온 부자들의 생생한 일화와 말로 소개했다.
부자의 투자성향을 제시해놓고 "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넘치는 욕구를 펼치는 '일중독자'여야 하며 학력에 신경 쓰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해선 안된다. 집념이 강하고 창조적인 사람일 수밖에 없다. 한 교수는 곧바로 부자들의 속내를 까 보였다. '차원이 다른 삶'을 사는 부자들의 '자기소개'는 습관을 바꾸고 내적만족을 읽어낼 것을 요구했다.
20가지의 행동철학과 '부자10훈'은 같은 얘기의 다른 표현들이다. 부자를 찾아 친해지고 그들의 생각을 듣는 것은 한 교수의 말을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그는 현재 상태에 급급하면서 부자만을 꿈꾸며 조바심에 안절부절 못하는 88만원세대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자가 아닌 목표를 추구하면서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고 먼 미래를 준비하라"는 '교과서 같은 얘기'다. 책 맨 앞에 나왔더라면 책을 내던졌을 지도 모를 정도의 말이지만 어느새 수긍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 교수도 시대의 요구를 거부하진 못했다. '진정한 부자'얘기를 책 끄트머리에 할애했다. "가난한 사람의 것을 빼앗지 않는" 소극적인 부자에서부터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적극적인 부자까지 소개해 놨다. 그는 "부자와 빈자의 진정한 소통은 우리나라의 전체 부자들 중에서 약 90% 정도에 달하는 맨손 부자들이 자신의 마음을 열고 이룩한 부를 사회로 향하는 순간에 이뤄진다"고 했다.
북오션
한동철 지음
1만3500원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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