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북미회담 후 6자회담 기조유지 주목
5일 캠벨 미 동아태차관보와 조율 관심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을 극복하고 6자회담으로 가는 새로운 쳅터(chapter·장)를 어떻게 열 것인가?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북한은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한을 소외시킨 채 미국과 직접 3차 회담을 통해 6자회담으로 가는 이른바 '통미봉남'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전까지 6자회담으로 가는 경로에 대해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남북, 북미간 두 차례에 걸친 비핵화회담 이후 한 때 남북·북미회담 순서에 관심이 모아졌다. 당시 정부 당국자는 "남북이 먼저냐, 북미가 먼저냐가 관전 포인트가 아니다"라며 "3차 북미회담에서 비핵화 사전조치 문제를 마무리 짓고 다음 단계인 6자회담(chapter 2)으로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실용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국을 방문한 글린 데이비스 북핵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는 이런 우리 정부의 입장을 확인한 후 지난달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3차 북미 회담을 추진했다. 북미 양측은 지난해 여름부터 진행된 협상을 통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실험 중단, 2009년 추방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북한 재입국, 남북대화 재개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상당한 식량 지원을 발표하고 북한도 이후 수일 내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잠정 중단 하겠다는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일부 언론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상황에 따라 매달 2만톤씩, 총 24만톤의 대북영양지원을 하기로 북한과 잠정합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달 17일 김 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에 따라 회담은 취소됐고 6자회담 재개 움직임도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러한 비관론은 미국 정부가 김 위원장 사후인 19일 뉴욕채널을 통해 북미간 접촉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언론이 이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낙관론으로 뒤바뀌었다. 이후 눌런드 미국무부 대변인은 북미간 접촉이 '전화통화' 수준이며 북측이 (본국에서)새로운 지침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시인했다.
북미접촉에 대한 과도한 해석은 미ㆍ중을 중심으로 한 6자회담 관련국들이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애도기간이 끝난 이후 올해 1월 중으로 3차 북미 회담을 개최하고 6자회담 재개수순에 들어간다는데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이어졌다.
북의 신년공동사설 이후 우리 정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신년공동사설과 관련해 북한이 거론한 것도 주목해야 하지만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도 읽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북한이 6자회담이나 비핵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핵보유를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당장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는 해석이다. 외교부는 6자회담 여건조성을 통한 회담개최의 긍정적인 측면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담이 열리면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회담기간에는 최소한 북한이 도발을 억제함으로써 국태민안(國泰民安)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내부결속과 체제 안정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에서 유화 제스처를 보낼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2일 말했다.
북한은 당분간 내부결속을 위해 대남 비난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대응을 강경기조로 몰아가 남북관계를 극도의 경색국면으로 되돌리며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남북관계는 풀리지 않은 채 북미회담과 6자회담 재개가 본격화되는 1994년 김일성 주석 사후와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입장과 태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방한하는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우리 정부간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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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캠벨 미 동아태차관보와 조율 관심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을 극복하고 6자회담으로 가는 새로운 쳅터(chapter·장)를 어떻게 열 것인가?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북한은 1일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한을 소외시킨 채 미국과 직접 3차 회담을 통해 6자회담으로 가는 이른바 '통미봉남'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전까지 6자회담으로 가는 경로에 대해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남북, 북미간 두 차례에 걸친 비핵화회담 이후 한 때 남북·북미회담 순서에 관심이 모아졌다. 당시 정부 당국자는 "남북이 먼저냐, 북미가 먼저냐가 관전 포인트가 아니다"라며 "3차 북미회담에서 비핵화 사전조치 문제를 마무리 짓고 다음 단계인 6자회담(chapter 2)으로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실용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국을 방문한 글린 데이비스 북핵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는 이런 우리 정부의 입장을 확인한 후 지난달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3차 북미 회담을 추진했다. 북미 양측은 지난해 여름부터 진행된 협상을 통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실험 중단, 2009년 추방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북한 재입국, 남북대화 재개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상당한 식량 지원을 발표하고 북한도 이후 수일 내에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잠정 중단 하겠다는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일부 언론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상황에 따라 매달 2만톤씩, 총 24만톤의 대북영양지원을 하기로 북한과 잠정합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달 17일 김 위원장의 급작스런 사망에 따라 회담은 취소됐고 6자회담 재개 움직임도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러한 비관론은 미국 정부가 김 위원장 사후인 19일 뉴욕채널을 통해 북미간 접촉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언론이 이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면서 낙관론으로 뒤바뀌었다. 이후 눌런드 미국무부 대변인은 북미간 접촉이 '전화통화' 수준이며 북측이 (본국에서)새로운 지침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시인했다.
북미접촉에 대한 과도한 해석은 미ㆍ중을 중심으로 한 6자회담 관련국들이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애도기간이 끝난 이후 올해 1월 중으로 3차 북미 회담을 개최하고 6자회담 재개수순에 들어간다는데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이어졌다.
북의 신년공동사설 이후 우리 정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신년공동사설과 관련해 북한이 거론한 것도 주목해야 하지만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도 읽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북한이 6자회담이나 비핵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핵보유를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당장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 나서겠다고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는 해석이다. 외교부는 6자회담 여건조성을 통한 회담개최의 긍정적인 측면에 무게를 두고 있다. 회담이 열리면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회담기간에는 최소한 북한이 도발을 억제함으로써 국태민안(國泰民安)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내부결속과 체제 안정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에서 유화 제스처를 보낼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2일 말했다.
북한은 당분간 내부결속을 위해 대남 비난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대응을 강경기조로 몰아가 남북관계를 극도의 경색국면으로 되돌리며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남북관계는 풀리지 않은 채 북미회담과 6자회담 재개가 본격화되는 1994년 김일성 주석 사후와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입장과 태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방한하는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우리 정부간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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