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잇따라 비정규직 해고

지역내일 2012-01-03
법원 청소미화원 6명 "노조활동했다고" … 보건소 방문간호사, 인천세관 용역도

서울고등법원에서 2008년부터 청소미화원으로 일해온 안혜숙(48)씨는 지난 연말 종무식에서 사측으로부터 '재계약을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안씨는 이미 1개월전 서면 계약해지 문서를 받았으나, 그동안 해마다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맘에 두진 않았다.

안씨는 자신의 사용주인 '오뚜기토탈시스템' 현장관리소장을 찾아가 따졌다. 그로부터 '화장실에 비치해야 할 화장지가 떨어진 적이 있는데, 법원 관리담당자로부터 청소미화원을 잘라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대답을 들었다. 하지만 안씨는 자신이 '해고'된 이유에 대해 노조활동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국비정규직여성노조 서울고등법원지부장을 맡고 있는 안씨는 "이번에 나를 포함해 6명이 재계약되지 못한 실제 이유는 노조활동 때문"이라며 "노조에 적극 참여했다고 해고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오뚜기토탈시스템 관계자도 "안씨 등이 노조 집회에 적극 참여했는데, 이 문제가 재계약을 못한 이유의 하나로 볼 수 있다"며 "회사가 법원과 청소용역계약을 다시 맺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새해 벽두 공공기관 비정규직들이 갑자기 해고통보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해고 통보절차도 상식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해고 사유도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한 보건소에서 지난해 2월부터 기간제 방문간호사로 일해온 최종숙(49)씨도 지난 연말 휴대전화로 재고용 탈락 통보를 받았다. 보건소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지자체가 보건복지부 예산을 받아 지역 취약계층의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사업이다. 이 보건소는 최근 12명의 방문간호사를 심사하고, 이들중 3명에 대해선 계약을 종료했다.

최씨는 "전국 방문간호사 2800명이 비슷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어 그동안 진보정당과 지역단체가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방문간호사의 고용보장을 요구해왔다"며 "보건소도 이를 수용하는 듯 한 태도를 보이다가 해고했다"고 말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재계약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심사면접 등 충분한 절차를 거쳤다"며 "고용보장을 통해 서비스를 향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옳지만, 서비스 인력에 대한 평가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인천공항세관 용역업체인 KTGLS 소속 노동자 34명은 지난 연말 휴대전화 문자 한통에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은 지난 2006년부터 인천공항에서 세관신고 여부를 구분해 전자태그 부착 업무를 해왔다. 50·60대인 이들 노동자는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면서도 월급여 121만원을 받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30~40kg이나 되는 짐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젊은 이들은 견디지 못한다"며 "전체 노동자 50명중 이번에 해고된 34명은 모두 조합원이라, 보복성 징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이 심화된 것은 공공부문 외주화가 급속히 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간접고용으로 바뀐 때문이다. 게다가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공공기관장들이 취임하면서 용역업체 재계약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게 노동계 설명이다.

공공운수노조 한선주 교육선전실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공공부문 정규직 3만개가 비정규직으로 바뀌었다"며 "용역업체 재계약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대부분 고용승계문제로 홍역을 치른다"고 하소연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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