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칼럼>왜 오늘 사회민주주의인가 (유팔무 2001.11.22)

<신문로 칼럼>

지역내일 2001-11-28
<신문로 칼럼="">왜 오늘 사회민주주의인가 (유팔무 2001.11.22)
유팔무 한림대학교 교수 사회학 사민주의 연구회 연구소장


요즈음 한국사회는 여러가지 면에서 어수선하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정치적으로도
그러하다. 구조조정이다, 실업이다, 수출부진이다, 취업난이다 해서 경제가 어수선하
고, 정치는 매일같이 개혁이다 아니다, 색깔을 밝혀라, 수권야당이다, 정권재창출이다
하는 등 권력싸움이 거듭돼서 정신차리기 힘들어 신문보기가 싫을 지경이다. 한마디
로 말해,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게될지 도대체 장래가 암담하다.
사태를 이렇게 만든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에도 가장 큰 원인은 흔히 말
하듯 정치인들에게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정치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대개가 보수적이다. 커다란 변화를 싫어하고 현상유지를 좋아하
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정치가들도 소수 있기는 하지만, 이
들의 경우에는 어떤 뚜렷한 이념과 소신이 없거나 있어도 약하다. 그래서 제일 두려워
하는 것이 색깔론이다. 거기다가 또 ‘보스’의 눈치를 많이 본다. 결국 이런 상황에
서 정치를 하다보니, 어떤 이념과 소신에 입각한 개혁이라는 것이 제대로 되기 어렵고
, 개혁정책들은 갈팡질팡하다 실패로 끝나는 수가 많게 되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이 그렇듯, 우리나라는 지금 ‘보수’를 해야될 때, 그
러니까 현상을 유지하고 가만히 있어야 할 때가 아니라, 수많은 개혁을 해야할 때이다
. 많은 정치인들이 국민들은 보수적이고, 따라서 민심을 잡으려면 보수를 해야한다는
식으로 잘못 판단하고 있지만, 사실 국민들은 보수적이지 않다. 국민들은 단지 표를
줄 마땅한 곳이나 후보가 적기 때문에 함량미달이지만 할 수 없이 한 표를 찍어주는
경우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는 “지지정당이 있느냐”고 국민들에게 질문을 한번 던져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새로운 개혁정당’이 필요하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나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민주의, 자본주의 개선하는 복지국가체제
현재 집권여당과 정부는 나름대로 개혁을 표방하고, 또 개혁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그
렇지만, 첫째로는 기본방향을 잘못 잡았고, 둘째로는 그나마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어
문제이다. 개혁의 기본방향을 ‘사회민주주의’ 혹은 ‘민주적 복지국가’ 쪽으로 잡
아야 하는데, 세계화의 압력이다 색깔론이다 해서 소위 ‘신자유주의’ 정책을 기조로
취하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는 사실 정반대의 길이다. 사회민주주의는 자본주의의 문제
점을 사회주의적인 요소들을 도입하여 개선하는 정책노선이기 때문에 흔히 ‘수정자본
주의’라 불리기도 하였다. 즉, 자유와 평등이 균형있게 추구되는 복지국가 체제를 말
하는 것이다.
반면에, 신자유주의는 수정자본주의를 자본주의 방향으로 복귀시키고자 하는 정책노선
을 가리킨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원리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러한 원리
가 커다란 방해를 받지 않고 작동할 수 있도록 국가의 경제개입, 특히 경제조절과 복
지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비판하고 철회시키려고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나
시장의 논리가 그렇듯이, 교육을 비롯한 각종 사회, 문화생활의 영역들에서도 약육강
식과 적자생존의 논리를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적용하고자 애쓴다.
그러나, 윤리적인 문제는 제쳐놓더라도, 과연 그것이 효율적인지, 소위 ‘경쟁력’을
제고하기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따져 보아야 한다. ‘살 맛 나는 세상’, ‘일할 맛
나는 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기나 엔돌핀이 생산성을 높이는 측면, 실업자
나 저소득층이 많아질수록 구매력이 떨어지고 시장이 협소해져 생산과 판매가 위축되
는 ‘악순환’ 등등도 고려해야 한다. 바로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자본주의 논리를 사
회적으로 규제하고 수정한 것이 사회민주주의 혹은 복지국가체제 혹은 수정자본주의였
던 것이다.
물론, 서구의 사회민주주의 또는 복지국가체제가 결함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성장의 둔화 및 ‘복지국가 병’ 같은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작동이 가
능한, 그리고 실제로 작동해 온 대표적인 사회경제체제들을 크게 자본주의, 공산주의,
사회민주주의 셋으로 나누어 본다면, 그 셋 가운데에서는 사회민주주의가 가장 문제
가 적고 잘 굴러가는 사회였다. 가치의 측면에서 볼 때, 자본주의가 ‘자유’를 지상
의 가치로 내세웠다면, 공산주의는 ‘평등’을 지상의 가치로 내세웠으며, 사회민주주
의는 자유와 평등을 함께 추구했다는 점이 달랐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사회민주주의는
비교적 문제가 적은 체제였다.

자유 평등 추구하는 녹색 사민주의가 대안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발전이 짧은 기간동안에 파행적으로, 또 외세의 영향 하에서 이
루어졌기 때문에 서구와 다르고, ‘천민자본주의’, ‘종속자본주의’ 등 말이 많듯이
, 서구형 자본주의보다 문제가 더 많다.
그렇다고 ‘깨끗한 자본주의’나 ‘자립형 자본주의’가 대안이 못되는 것은 물론이다
. 자립형 자본주의란 자본주의의 성격상 가능하지가 않으며, 자본주의는 아무리 깨끗
해도 문제가 많은 그런 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산주의가 대안인 것은 더더욱
아니고, 남는 것은 오직 사회민주주의 뿐이다.
물론 기존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한국적 실정에 맞도록 수정한 사회민주주의, 그것도
21세기적인 상황을 따라잡는 그런 사회민주주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균형있게 추구해가면서, 자립성이 강하고, 평화적이고 친환경적이며 참여 민주
적인 ‘녹색 사회민주주의’, 그것이 바로 한국사회 발전의 대안이다.
유팔무 한림대학교 교수 사회학 사민주의 연구회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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