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총선 박근혜 VS 노무현 구도로'(동아) '노무현 돌아오다'(중앙) '친노 부활-초강성 야당 등장'(조선). 친노의 부활이라는 해석은 틀린 것 같지 않다. 노무현 정권에서 총리를 지낸 한명숙 신임대표. 거기에다 친노의 대표인사인 문성근 씨의 2위 입성. 15일 전당대회에서 친노가 민주통합당의 주류가 된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확한 표현만은 아닌 것 같다. 한명숙 신임 대표는 친노임은 분명하나 그는 30년 이상 시민사회운동을 했다. 또 DJ정권에서 장관을 지냈다. 그는 원래 친DJ라고 말한다. 결국 민주통합당에는 3대 세력인 친DJ, 친노, 시민사회세력의 피가 섞여 있는 것이다. 경선에서 3~6위에 당선된 박영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최고위원이 '비노' 또는 '반노' 성향인 것을 고려하면 친노의 부활로만 보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
친노의 부활보다는 특유의 실험이 성공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민주통합당은 열린우리당의 재현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아니다. YMCA와 같은 시민사회세력과 한국노총이라는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노동운동세력, 그리고 민주당이라는 제1야당이 모여 하나의 정당으로 탄생한 것으로, 정당역사 사상 특별한 실험이 성공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야권대통합과 연대 중요 … 비전과 대안 제시해야
영남 출신의 김부겸 후보, 그리고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후보 등을 선택하고 486을 대표하는 이인영 후보와 친노의 대표격인 문성근 후보를 당선시킨 것을 보면 지역과 이념의 안배까지 배려한 '좋은 선택'이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 기존야당에 시민사회와 노동세력까지 합해져 정권교체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자화자찬도 나온다. '점령하라 2012'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번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가 국민참여경선과 모바일투표 도입으로 시민민주주의를 실현했다는 점이다. '축제'가 벌어졌다. 시민 64만명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했고 대의원들은 자기 돈을 내고 버스를 타고 올라와 한표를 행사했다. 조직선거에서 시민참여선거로, 돈선거에서 모바일선거로 한 단계 진보한 것이다.
그러나 과제는 많다. 정권교체 가능성은 커졌지만 12월 정권교체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높고도 험하다. 첫째는 야권대통합과 연대이다. 민주통합당은 시민사회세력과 노동세력 일부를 껴안았지만 야권에는 통합진보당 등 만만치 않은 세력이 아직 존재한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이들 세력과 연대 또는 통합을 하지 못할 경우 단결된 보수세력에 패할 가능성이 있다. 야권 연대와 통합은 여전히 민주통합당의 제1과제이다.
두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비전과 대안 제시이다. '무상급식'이 화두로 등장한 이후 대한민국의 화두는 역시 '복지'이다. 양극화 사회의 폐해를 체득했던터라 한나라당도 복지를 앞세우고 있다. 이에 민주통합당이 진보 쪽으로 한발짝 좌클릭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은 진보와 복지의 이념을 수용하면서도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을 잃지 않는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국민들은 민주통합당에 약간 이질적인 집단이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어디로 갈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명확한 비전 제시로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할 때 정권교체의 길은 열릴 것이다. 양극화시대 서민과 중산층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과 비전을 제시해야 1당이 될 수 있고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다.
오만하면 망한다 … 국민을 한없이 받들어야
세번째 강조점은 4·11 총선 공천이다. 민주통합당의 상대인 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비대위 체제로 변화와 혁신의 모습을 보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당과 선거는 결국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회의원 공천을 잘해야 한다. 돈선거와 구태의 인물은 배제하고 변화와 개혁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더욱 과감하게 인적 쇄신을 해야 한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국민적 감동을 계속 이어가야 4월총선에서 제1당이 될 수 있다.
민주개혁정부 10년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그것은 오만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DJ와 노무현 정부 시절 일부 측근과 친인척 그리고 486들은 성숙하지 못한 오만함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했고 결국 이명박정부를 탄생시켰다.
새출발하는 민주통합당은 오만함을 버리고 국민을 한없이 받들어야 한다. 국민에게 봉사하고 경제민주화 실현 등 민주화를 완성해 통일시대 범국민정치시대를 열어가는 게 민주통합당의 과제다.
정세용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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