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재판 사례로 보는 ‘명절 부부싸움’

지역내일 2012-01-20
명절 땐 더 말조심 하세요
부부간 불화, 명절 때 심화 위험




온 가족이 모이는 즐거운 명절. 하지만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명절 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서로의 가정환경에 덜 익숙한 신혼부부나 불화를 겪고 있는 부부들은 명절이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혼 소송을 선택을 하게 된 부부들에게서도 명절을 전후해 불화를 겪은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결혼한 지 5년만에 파경을 맞은 ㅅ씨 부부는 설 연휴에 듣게 된 양가 부모의 말이 결정적인 이혼 계기가 됐다.

남편 ㅅ씨는 2010년 설 혼자 부모님 댁에 다녀왔다. 아내 ㅅ씨는 그동안 쌓인 시아버지에 대한 불만으로 시댁에 함께 가지 않았다. 가뜩이나 불편한 마음으로 본가를 다녀온 남편 ㅅ씨에게 이 부부와 같이 살고 있던 장모는 "아내의 마음을 풀어서 화해할 생각은 하지 않고 혼자만 집에 다녀오면 어떻게 하느냐"며 "이럴 것이면 결혼은 왜 했냐"며 야단을 쳤다. 옆에 있던 아내도 "이제 포기해서 서운한 것도 없다"며 맞장구를 쳤고 참다못한 ㅅ씨는 "조용히 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날 일을 계기로 결국 ㅅ씨 부부는 별거 생활에 들어갔고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서울가정법원 재판부는 "아내 ㅅ씨는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가진 시아버지가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시댁과의 관계단절을 선택했고 남편 ㅅ씨 역시 장모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등 두 사람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며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됐다"며 이혼 판결을 내렸다.

또다른 ㅅ(여)씨는 설날 몸이 아파서 음식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가 이혼에 이른 경우다. 평소 허리가 좋지 않았던 ㅅ씨는 설 전날 음식을 준비하다가 허리가 아파 시어머니 허락을 받고 찜질을 하면서 쉬다가 신혼집으로 돌아오게 됐다. 집으로 돌아온 뒤 남편 ㅈ씨는 아내에게 "며느리가 시집와서 첫 명절인데 아프다고 방에 누워 있어서 친척들 앞에서 어머니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면서 "일하기 싫어서 꾀병부린 것 아니냐"고 화를 냈다. 아내도 "시어머니가 나를 보는 눈이 차가웠다"며 "나에게 찜질팩을 주면서도 싫어하는 눈치가 역력했다"고 맞받아쳤다.

ㅈ씨는 "너 때문에 우리집 평화가 깨지겠다"며 "내일 나 혼자 갈테니까 너는 우리집에 오지마"라고 하고 설날 아침 혼자 부모님댁으로 갔다. 설날 오후 집으로 돌아온 ㅈ씨는 "오지 말라고 한다고 정말로 안 오느냐. 친척들 앞에서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었다"면서 욕설을 퍼붓고 아내의 얼굴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결국 ㅈ씨 부부는 서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이혼 판결을 받고 헤어졌다.

불화를 겪던 부부가 명절 때 아이를 데려가는 문제로 감정이 격화된 사례도 있다. 2004년 결혼 후 사소한 일로 다투다 협의이혼 신청까지 한 적이 있는 ㅇ씨 부부는 2009년 10월 추석날 다툼이 파경의 주요한 원인이 됐다.

추석 명절을 맞아 남편 ㅈ씨는 3살 난 딸이 시댁에서 추석을 보내야한다고 주장했고 아내 ㄱ씨는 추석 전날 딸을 시댁에 보냈다가 그날 저녁 바로 집으로 데려오려고 했다. 추석 당일 ㅈ씨 부모는 손녀가 추석을 쇠고 가야 한다며 아이를 내주지 않으려 하고 ㄱ씨의 친정 식구들은 아이를 데리고 가려고 하면서 양쪽 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 후로 아이를 돌보는 문제로 다툼을 벌이던 이 부부는 법정에서 이혼 판결을 받았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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