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부천에 사는 20대부터 40대까지의 내일신문 애독자들에게 질문했다. 올해는 어떤 일이 있었고 그에 대한 감회는 어떠시냐고. ‘굴곡이 많았다’, ‘
크루즈로 여행의 묘미를 맛봤다’, ‘교도소 교화공연을 치렀다’, ‘통장협의회장이 됐다’. ‘SNS로 생활패턴이 변화했다’고 한 해의 소감을 말했다.
2011년을 마감하며 집안과 직장 속 일들이 다사다난했다는 그들의 맛있는 입담을 들어보기로 하자. 답변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 손자 용준이가 태어났어요” 시인 문신진(60)씨
딸이 결혼했어요. 싹싹한 사위가 맘에 들어 딸을 주긴 했는데 가슴으로 울었죠. 척추협착증으로 수술도 했답니다. 첫 손자 용준이 녀석도 태어났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우리 집 지붕을 고쳤습니다. 신이 나서 가족에게 소갈비 사주고 며칠을 앓았네요. 쯧~ 돼지갈비로 할 걸. 1대 10의 경쟁을 뚫고 취업했는데 자격증 없다고 해고당했어요. 내 참 더러워서.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을 보며 정치판의 뒷걸음질에 씁쓸했네요. 시낭송회에서 앙코르를 받았어요. 이런 일은 처음이라네요. 마지막으로 우리 동네 뉴타운사업이 취소됐어요. 해피 슈퍼 위에 걸렸던 현수막을 일 년 만에 거둬냈죠.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거야!
“남편과 함께 쓴 책을 출간했어요” 주부 남정옥(51)씨
31년을 모신 시어머니 팔순잔치를 치렀어요. 어머니께서 만족해하셨죠. 제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며 밝게 자란 조카가 여고를 졸업했고요. 성당 노인대학 담임을 맡아 어르신들을 도와드렸죠. 이태석 신부의 ‘울지마 톤즈’의 장면들이 잊히지 않아요. 올해는 4박 5일 간의 크루즈로 여행의 묘미를 맛보기도 했죠.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땄어요. 내가 대견해요. 안산 외국인 노동자의 집을 방문한 일도 기억에 남아요. 19대 총선에 출마한 남편 박성휘 씨의 정치 입문에 찬성표를 던졌죠. 글쓰기를 배우며 남편과 함께 쓴 ‘5백만 원짜리 앵무새와 그늘 및 베짱이’를 출간도 하고요. 내년엔 하모니카를 배우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어요.
“50세에 진입하여 행복합니다” 부천여성의 전화 이사 전후남(49)씨
올해 나이 50세, 그래서 행복해요. 7월엔 아들이 군대에 입대했어요. 거리에서 마주치는 군인들이 다 제 아들 같아요. 저와 동갑인 시누이 남편과 친구가 하늘나라로 갔어요. 편히 쉬기를 기도합니다. 꿋꿋하게 사업을 이끌어 온 남편에게 고마워요. 내년엔 힘찬 도약을 기대할게요. 친정에서 첫 김장을 담가왔어요. 그 날은 제 생일이었는데 미역국 끓여주신 엄마~ 사랑해요. 부천여성의 전화 ‘여자’ 멤버들과, 고향친구들과 여행 가서 즐거웠어요. 친척 카페를 개설해 정도 쌓고 있지요. 12월 초 북한산에 갔는데 그 때의 짜릿함과 설렘이 아직도 생생해요. 올해를 돌아보며 뭉클한 순간을 되살리게 됐어요. 이런 시간 만들어줘서 감사해요.
“부천 최고의 공연 팀은 우리 합창단” 부천온새미로합창단 지휘자 윤교생(47)씨
올해는 아홉시 뉴스에서 자작곡인 천안함 추모곡이 흘러나왔고 대학교 강단에 서게 됐어요. 감사한 일이죠. 고(故) 김규환 작곡가를 위한 추모음악회를 열어드렸어요. 또 놀토에 봉사했던 부천지역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과 정기공연 무대에 섰고요. 여주 교도소 교화공연을 하며 자부심을 느꼈고 매 년 발표하는 창작가곡 음반 작업도 많이 했어요. 우리 온새미로 합창단이 2010년 최고의 공연 팀으로 선정돼 부천시 예술발전기금 전액을 받았어요. 2011년에도 최고라던데 맞나요? 또 충남 서산 인지면민 노래와 부천의 조명기업인 (주)소룩스 회사 노래를 작곡했어요. 올해도 바빴지만 잘해냈어요. 제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한 해를 잘 보내서 감사합니다” 심곡본1동 통장협의회장 황정순(47)씨
심곡본1동 통장협의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했어요. 저를 성장시킬 수 있는 자리죠. 20년 된 우리 집을 수리했고 늦둥이 아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해서 감개무량해요. 녀석이 반대표로 영어 노래대회 나갔던 일이 기억나요. 부천시문화예술과 시민 모니터와 여자만세 기자로 즐겁게 활동했어요. 올 봄엔 텃밭을 얻어서 농사를 지었네요. 내년에는 농사꾼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래요. 여름에는 초등학생들에게 문학을 강의했고 올해는 ‘우리 동시조’로 등단했지요. 훗날 손자들이 할머니의 책을 보게 될 거예요. 올해는 종로에서 북촌까지 성곽 길을 걸었는데 참 예뻤죠. 내년에 다시 걷고 싶어요. 가족과 형제들이 한 해를 잘 보내서 감사합니다.
“미래 위한 장기 계획을 수립했어요” 회사원 고경준(27)씨
힘겨운 졸업과 취업, 앞으로의 진로를 위해 장기 계획을 수립했어요. 이집트, 중국, 일본 등 여행지를 선택할 때마다 그 나라에 문제가 생겼던 게 기억나요. SNS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생활 패턴도 크게 변화했답니다.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 등 모바일 생태계를 경험하면서 제 자신에 대한 혁신도 느꼈어요. 세계 비보이 R ?16 대회 스텝으로 활동하며 각국의 댄서들과 교류했는데 정말 좋았어요. 안철수 신드롬, 나는 꼼수다를 통해 정치에 관심 갖게 됐고요, 슈퍼스타 K3와 나는 가수다, 하이킥 프로그램도 즐기며 지냈어요. 오사마빈라덴, 스티브 잡스, 김정일 등 유명인의 사망도 기억나요. 다른 해보다 책을 많이 읽은 한 해였고요.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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