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안에 벨벳을 넣은 듯 부드럽고 깊은 맛!” 쇼콜라티에 이꽃님(32) 씨가 생 초콜릿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맛이다. 20대 후반 커피를 공부하던 그녀는 서울의 한 공방에서 만난 수체초콜릿의 맛에 빠져버렸다. 반한 김에 배워보자, 는 생각으로 시작한 취미활동을 통해 그녀는 현재 순수 국내파 쇼콜라티에로 활동 중이다. 임진년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처럼 모습도, 이름도 향기로운 꽃님 씨를 지난 31일 만나러 갔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라즈베리 퓌레에 초콜릿을 얹은 거예요. 독특한 맛이지요?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꽃님 씨가 가져온 라즈베리 퓌레 초콜릿을 한 입 베어 물었다. 향기로운 라즈베리 향이 입안에 가득히 고였다. 자유로운 형태로 만들어진 벨기에 식 초콜릿이라고 했다.
“초콜릿으로 유명한 나라는 프랑스와 벨기에입니다. 정교하고 오밀조밀한 형태는 프랑스산이고 자유분방한 핸드메이드 초콜릿은 벨기에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초콜릿이 준 생소한 첫 인상과 더불어 배우고 싶은 욕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꽃님 씨. 그녀는 초콜릿에 관한 일이라면 다 쫒아 다녔다. “처음엔 직업이 되리라고 생각 못했죠. 하다 보니 색다른 분야에 대한 눈이 뜨였고 매장의 문을 열게 됐어요.”
그녀가 운영하는 초콜릿 공방 쇼콜라 플레 옆방에서 어린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꽃님 씨의 귀여운 쌍둥이였다. 방학 중이라 엄마와 함께 있다는 쌍둥이 돌보랴, 수강생과 작업하랴 힘들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처음엔 힘들었죠. 중간에 포기하려고 하다가 3년만 견뎌보자며 여기까지 왔어요. 그런데 2년 조금 넘으니 버틸 힘이 생기데요. 남편도 많이 도와줘요. 그래서 포기 안하고 꾸준히 해 올 수 있었지요.”
직업의 화려함에 비해 고된 작업
“초콜릿 교육은 장인에 의해 전수받는 도제방식으로 그 문화가 형성돼 왔어요.”
쇼콜라티에란 초콜릿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맛과 풍미를 창조하는 초콜릿 아티스트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쇼콜라티에는 100여 명. 해외파도 있고 꽃님 씨 같은 순수 국내파도 있다. 그녀는 간단히 배우는 일일체험으로는 초콜릿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쇼콜라티에가 되려면 공방과 학원 또는 대학의 평생교육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업의 화려함에 비해 육체적으로 고된 작업을 감당해야 해요. 거기다 끈기와 열정, 체력들이 필수적으로 따라와야 하죠.” 그녀는 초콜릿은 날씨와 계절, 습도,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습성과 일심동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유럽에 비해 초콜릿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서 직업인이 되는 길은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초콜릿에 대한 수요와 관심, 관련 사업은 놀랄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앞으로 전망 밝은 직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어떻게 하기 보다는 미래를 향해 꾸준한 열정으로 자기개발과 실력을 향상시키세요. 그러다 보면 명성과 인지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답니다.” 꽃님 씨는 이번 발렌타인데이를 위해서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초콜릿을 만들어 선물해보라고 권했다. 여기 그녀가 추천한 집에서 만드는 수제 초콜릿 만디앙을 소개한다. 노력에 비해 만족도가 높은 초콜릿이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TIP 집에서 만드는 간단한 초콜릿
만디앙 만들기
준비물 : 다크와 화이트 코팅 초콜릿, 견과류 및 건과일, 짤 주머니, 전자레인지용 용기
먼저 견과류를 오븐에 굽는다. 코팅초콜릿을 전자레인지 용기에 넣고 30초 단위로 돌려가며 3분의 2쯤 녹인다. 녹지 않은 나머지는 남은 열로 녹이면 된다. 짤주머니에 녹여둔 코팅초콜릿을 담고 꼭지를 자른 후 비닐을 깐 쟁반 위에 둥그런 모양으로 짠다. 그 위에 준비된 견과류 및 건과일을 원하는 대로 올려주고 굳히면 완성.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