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천탈락 15명중 친이계 12명 … 진수희·전여옥 전략지역 결정

전여옥 "무소속으로는 출마 않겠다" 새누리당 전여옥(영등포 갑)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공천위원회는 차라리 '친박근혜계가 아니어서 공천을 못주겠다'고 솔직하게 설명하라."
새누리당 2차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한 의원은 6일 이렇게 항변했다. 공천위가 잣대로 내세운 도덕성과 경쟁력으로 아무리 따져 봐도 자신의 탈락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의원은 평소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자에 20% 이상 앞섰고 특별한 도덕적 흠결도 없다. 친박계가 주도한 '친이계 공천학살'이 시작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수도권은 ㅇ의원과 원외의 ㅎ 전 의원, TK에선 ㅊ의원, PK ㅅ의원과 ㅎ의원 등 친박계 중진의원들이 이번 공천을 주무르고 있고 그 정점엔 박근혜 위원장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박 위원장의 대선전략에 걸림돌이 되는 친이계 의원을 제거하는 것이 19대 공천의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2차공천에서는 지역구 의원 15명이 탈락했다. 그 중 12명이 친이계였다. 전략 지역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공천이 어려워진 의원도 대부분 친이계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논란이 된 '친박 보복공천'이 이름만 바뀌어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근거다.
◆수도권 친이계 현역 '우수수' = 반면 친박계 의원 중 탈락자는 이경재, 정해걸 의원 등 3명뿐이었다. 친이계 핵심인 권택기 의원(광진갑)과 중진인 장광근 의원(동대문갑), 강승규(마포갑)·백성운(고양 일산동) 의원, 이윤성 의원(인천 남동갑), 진성호 의원(중랑을)은 공천 탈락했다. 13개 전략공천지역에는 친이계 진수희 의원(성동갑), 신지호(도봉갑)·친박계에서 돌아선 전여옥(영등포갑) 의원 등이 포함됐다.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선 "수장인 이재오 의원만 살리고 나머지는 낙천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말이 나왔다.
비 현역 MB맨들도 마찬가지다. 서울 종로에 공천을 신청한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해 이상휘 전 홍보기획비서관(포항 북), 김형준 전 춘추관장(부산 사하갑)도 탈락했다. 박형준 전 정무수석(부산 수영)은 유재중 의원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경선은 현역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친박 살리고 친이 죽이고 = 반면 홍사덕(서울 종로) 구상찬(강서갑) 권영세(영등포을) 등 친박계 현역의원은 대부분 공천이 확정됐다.
문제는 탈락한 친이계나 공천된 친박계간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신지호 의원은 "당이 실시한 1차 여론조사에서 2위 공천신청자에 28%를 앞섰는데도 배제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공천위가 탈락이유나 근거를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도 반발을 키우고 있다. 밀실공천이란 얘기다.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진수희·정미경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친이계 한 의원은 "예를 들면 설 직후 여의도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친박중진 ㄱ의원 등은 최하위권을 기록했는데도 공천이 확정됐다"면서 "현역 25% 컷오프 공천 룰만 하더라도 권역별과 전국단위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 등 공천위 편의대로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40대 친이계 빼고 50대 전직 구청장 공천 = 친이계 현역의원을 대거 탈락시켰지만 참신한 신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반발이 먹히는 이유다. 수도권에서는 40~50대 친이계 현역들을 탈락시킨 뒤 50~60대 전직 구청장을 대거 공천했다. 쇄신측면에서 보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울만 하더라도 광진갑 성북을 노원갑 마포갑 등 4명의 전직 구청장이 공천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친이계 ㄱ의원은 "낙선경험이 있는 구청장들은 자기 조직이 있고, 권력 앞에선 언제든 '예스'라고 할 수 있는 관료출신이란 게 공통점"이라며 "결국 이들은 총선에서 떨어지더라도 향후 지역구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박근혜 대선가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위원장이 공천과정에서 총선승리보다는 자신의 대권행보를 더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의심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박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내경선에서 MB에게 막판 대역전극을 허용했던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박 위원장의 '경선 트라우마'가 이렇다 할 당내 다른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공천 무리수를 두는 배경이란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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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무소속으로는 출마 않겠다" 새누리당 전여옥(영등포 갑)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공천위원회는 차라리 '친박근혜계가 아니어서 공천을 못주겠다'고 솔직하게 설명하라."
새누리당 2차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한 의원은 6일 이렇게 항변했다. 공천위가 잣대로 내세운 도덕성과 경쟁력으로 아무리 따져 봐도 자신의 탈락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의원은 평소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자에 20% 이상 앞섰고 특별한 도덕적 흠결도 없다. 친박계가 주도한 '친이계 공천학살'이 시작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수도권은 ㅇ의원과 원외의 ㅎ 전 의원, TK에선 ㅊ의원, PK ㅅ의원과 ㅎ의원 등 친박계 중진의원들이 이번 공천을 주무르고 있고 그 정점엔 박근혜 위원장이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면서 "박 위원장의 대선전략에 걸림돌이 되는 친이계 의원을 제거하는 것이 19대 공천의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2차공천에서는 지역구 의원 15명이 탈락했다. 그 중 12명이 친이계였다. 전략 지역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공천이 어려워진 의원도 대부분 친이계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논란이 된 '친박 보복공천'이 이름만 바뀌어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근거다.
◆수도권 친이계 현역 '우수수' = 반면 친박계 의원 중 탈락자는 이경재, 정해걸 의원 등 3명뿐이었다. 친이계 핵심인 권택기 의원(광진갑)과 중진인 장광근 의원(동대문갑), 강승규(마포갑)·백성운(고양 일산동) 의원, 이윤성 의원(인천 남동갑), 진성호 의원(중랑을)은 공천 탈락했다. 13개 전략공천지역에는 친이계 진수희 의원(성동갑), 신지호(도봉갑)·친박계에서 돌아선 전여옥(영등포갑) 의원 등이 포함됐다.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선 "수장인 이재오 의원만 살리고 나머지는 낙천한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말이 나왔다.
비 현역 MB맨들도 마찬가지다. 서울 종로에 공천을 신청한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해 이상휘 전 홍보기획비서관(포항 북), 김형준 전 춘추관장(부산 사하갑)도 탈락했다. 박형준 전 정무수석(부산 수영)은 유재중 의원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경선은 현역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친박 살리고 친이 죽이고 = 반면 홍사덕(서울 종로) 구상찬(강서갑) 권영세(영등포을) 등 친박계 현역의원은 대부분 공천이 확정됐다.
문제는 탈락한 친이계나 공천된 친박계간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신지호 의원은 "당이 실시한 1차 여론조사에서 2위 공천신청자에 28%를 앞섰는데도 배제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공천위가 탈락이유나 근거를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도 반발을 키우고 있다. 밀실공천이란 얘기다.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 진수희·정미경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친이계 한 의원은 "예를 들면 설 직후 여의도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친박중진 ㄱ의원 등은 최하위권을 기록했는데도 공천이 확정됐다"면서 "현역 25% 컷오프 공천 룰만 하더라도 권역별과 전국단위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 등 공천위 편의대로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40대 친이계 빼고 50대 전직 구청장 공천 = 친이계 현역의원을 대거 탈락시켰지만 참신한 신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반발이 먹히는 이유다. 수도권에서는 40~50대 친이계 현역들을 탈락시킨 뒤 50~60대 전직 구청장을 대거 공천했다. 쇄신측면에서 보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울만 하더라도 광진갑 성북을 노원갑 마포갑 등 4명의 전직 구청장이 공천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친이계 ㄱ의원은 "낙선경험이 있는 구청장들은 자기 조직이 있고, 권력 앞에선 언제든 '예스'라고 할 수 있는 관료출신이란 게 공통점"이라며 "결국 이들은 총선에서 떨어지더라도 향후 지역구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박근혜 대선가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위원장이 공천과정에서 총선승리보다는 자신의 대권행보를 더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의심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박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내경선에서 MB에게 막판 대역전극을 허용했던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박 위원장의 '경선 트라우마'가 이렇다 할 당내 다른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공천 무리수를 두는 배경이란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성홍식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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