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KB국민은행 인재개발원 팀장
요즘 주택연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11년 한해 동안 주택연금 신규가입자는 전년대비 46% 급증해 3000명에 바짝 다가섰다. 주택연금이 처음 도입된 2007년(515명)과 비교하면 5년 사이 6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하루 평균 가입자도 2010년 8명에서 지난해에는 11.8명으로 48% 늘어났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후준비가 우리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되면서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진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부부가 모두 60세 이상이고 1세대 1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주택가격이 시가 9억 원 이하인 경우에 신청이 가능하다. 그런데 '주택연금'은 엄밀히 말하면 이름처럼 연금상품이 아니라 '대출상품'이다.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매달 생활비를 빌려 쓰는 대신 사망 후에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집으로) 상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쉽게 '내 집'을 맡기고 받은 대출금을 쪼개 평생 연금으로 타서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집을 사기 위해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일반주택담보대출(모기지)와 목적과 자금흐름이 반대라고 해서 '역(逆) 모기지'라고도 불린다.
평생주거보장이 장점
그래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안정적으로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평생 주거'가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부부 모두가 사망하기 전까지 살던 집에서 생활하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살던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한다. 나이가 들면 이사 다니기도 힘에 부칠뿐더러 익숙한 집에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평생 내 집에 살면서 노후생활비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은 노후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은퇴 후 고정적인 수입이 끊긴 다음에도 자녀한테 손 벌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과거에는 "자녀에게 집 한 채는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주택연금 가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망 후에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것 보다는 생존하는 동안 자녀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예전처럼 노후를 자녀에게 기댈 수 있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인구학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65살 이상 노인 중 부부끼리 살거나 혼자 사는 비율은 61.8%로 지난 2000년(50.9%)에 비해 10%p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자녀와 함께 사는 65살 이상 노인은 35.7%로 줄어들었다. 지난 2000년 조사결과(23.5%)와 비교하면 10년 사이 10%p 이상 줄어든 셈이다. 결혼한 자녀들이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경향이 갈수록 쇠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당당한 노후의 버팀목
이렇게 자녀와 따로 사는 노인들은 '외로움'과 '가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부모는 키워준 공 모르고 나이든 부모를 외면하는 자녀가 야속하지만 먹고 살기에 바쁜 자녀도 부모를 도와주지 못하는 빠듯한 현실이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나중에는 젊어서 미리 노후준비를 해 놓지 않은 부모가 원망스럽게까지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물려줄 집을 지키느라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자녀에게 손을 벌리기 보다는 주택연금에 가입해 당당하게 노후를 보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2010년 주택연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이용자의 절반 이상(55%)이 가입이유로 "자녀에게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아서"를 첫손으로 꼽고 있다.
최근의 부동산시장 침체도 주택연금에 대한 인식이 눈에 띄게 달라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가격이 오르지 않는 집을 물려주는 것보다는 당장의 부양부담을 덜어주는 편이 자녀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주택금융공사의 '2010년도 주택연금수요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주택연금 월 지급액은 평균 94만원으로 연금이용자 월 수입액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이 노후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시켜 주는 자료다.
자녀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 '당당한 노후'야말로 모든 이들의 바람인지 모른다. 주택연금은 자녀들 눈치안보고 당당한 노후를 누릴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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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택연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11년 한해 동안 주택연금 신규가입자는 전년대비 46% 급증해 3000명에 바짝 다가섰다. 주택연금이 처음 도입된 2007년(515명)과 비교하면 5년 사이 6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하루 평균 가입자도 2010년 8명에서 지난해에는 11.8명으로 48% 늘어났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후준비가 우리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되면서 주택연금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진 때문이다.
주택연금은 부부가 모두 60세 이상이고 1세대 1주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주택가격이 시가 9억 원 이하인 경우에 신청이 가능하다. 그런데 '주택연금'은 엄밀히 말하면 이름처럼 연금상품이 아니라 '대출상품'이다.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매달 생활비를 빌려 쓰는 대신 사망 후에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집으로) 상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쉽게 '내 집'을 맡기고 받은 대출금을 쪼개 평생 연금으로 타서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집을 사기 위해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일반주택담보대출(모기지)와 목적과 자금흐름이 반대라고 해서 '역(逆) 모기지'라고도 불린다.
평생주거보장이 장점
그래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안정적으로 노후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평생 주거'가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부부 모두가 사망하기 전까지 살던 집에서 생활하면서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살던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한다. 나이가 들면 이사 다니기도 힘에 부칠뿐더러 익숙한 집에 마음이 훨씬 편안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평생 내 집에 살면서 노후생활비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은 노후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은퇴 후 고정적인 수입이 끊긴 다음에도 자녀한테 손 벌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과거에는 "자녀에게 집 한 채는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주택연금 가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망 후에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는 것 보다는 생존하는 동안 자녀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예전처럼 노후를 자녀에게 기댈 수 있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인구학회'에 따르면 2010년 현재 65살 이상 노인 중 부부끼리 살거나 혼자 사는 비율은 61.8%로 지난 2000년(50.9%)에 비해 10%p 이상 증가했다. 반대로 자녀와 함께 사는 65살 이상 노인은 35.7%로 줄어들었다. 지난 2000년 조사결과(23.5%)와 비교하면 10년 사이 10%p 이상 줄어든 셈이다. 결혼한 자녀들이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경향이 갈수록 쇠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다.
당당한 노후의 버팀목
이렇게 자녀와 따로 사는 노인들은 '외로움'과 '가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부모는 키워준 공 모르고 나이든 부모를 외면하는 자녀가 야속하지만 먹고 살기에 바쁜 자녀도 부모를 도와주지 못하는 빠듯한 현실이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나중에는 젊어서 미리 노후준비를 해 놓지 않은 부모가 원망스럽게까지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물려줄 집을 지키느라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자녀에게 손을 벌리기 보다는 주택연금에 가입해 당당하게 노후를 보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2010년 주택연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택연금 이용자의 절반 이상(55%)이 가입이유로 "자녀에게 도움을 받고 싶지 않아서"를 첫손으로 꼽고 있다.
최근의 부동산시장 침체도 주택연금에 대한 인식이 눈에 띄게 달라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가격이 오르지 않는 집을 물려주는 것보다는 당장의 부양부담을 덜어주는 편이 자녀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주택금융공사의 '2010년도 주택연금수요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주택연금 월 지급액은 평균 94만원으로 연금이용자 월 수입액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연금이 노후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시켜 주는 자료다.
자녀에게 손을 벌리지 않는 '당당한 노후'야말로 모든 이들의 바람인지 모른다. 주택연금은 자녀들 눈치안보고 당당한 노후를 누릴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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