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아수 3년만에 감소세 전환
5년째 접어든 경기침체로 흑룡해도 무용지물
청년취업 어려워 혼인도 미루거나 주춤
출생아수가 5개월째 줄어들었다. 2009년이후 2년간 늘어났던 출생아수가 올해는 감소쪽에서 반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출생아수는 4만54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200명 줄었다. 지난해 9월 3만3000명 줄어든 이후 5개월째 감소세다. 1년 7개월간의 '증가행진'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었다.

2006년 44만8200명이 출생한 후 2007년엔 49만3200명으로 늘어났으나 글로벌금융위기로 2008년에는 46만5900명, 2009년에는 44만4800명으로 축소됐다. 2006년보다 적은 수치로 추락한 것이다. 2010년과 2011년에는 47만200명, 47만1400명 늘었지만 지난해 9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불황을 뛰어넘지 못한 '흑룡해' = 2007년 황금돼지해, 2010년 백호해 출생아수는 최근 5년간 평균 출생아수 45만95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는 60년만에 찾아온 흑룡해.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백호해인 2010년에 많은 출생이 이뤄진 탓에 2011년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유지했고 올해는 원래 추세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불황 탓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급격하게 출생아수가 줄어든 이후 일시적으로 백호해를 맞아 출생을 확대했지만 연이어 터진 유럽 재정위기를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유럽재정위기는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평가다.
◆부담되는 교육비 등 양육비 = 1~5세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등 양육비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분야 지출만 유일하게 줄었다. 최종 소비지출을 목적별로 살펴보면 전체적으로는 2.4% 늘었지만 교육분야는 1.3% 감소했다. 2009년엔 0.9% 늘리고 2010년에는 전년 수준을 유지한 이후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가계가 더 이상 교육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혼인증가세도 주춤 = 혼인 증가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2008년과 2009년에 1만5800건, 1만8000건이 줄었다가 2010년엔 1만6300건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3000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전년동월대비 혼인건수가 줄어든 달이 4개였다. 올 1월에는 2400건이 늘었다. 2만9200건의 혼인이 이뤄졌다.
혼인의 증가폭이 줄어들고 때론 감소하기도 하는 것 역시 경기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좋은 청년 일자리'와 연관돼 있다. 최근들어 청년들의 일자리는 크게 늘고 있지만 단시간 일자리 등 질이 그리 좋지 않고 구직단념자, '쉬는' 청년, '취업준비하는' 청년이 큰 폭으로 늘면서 결혼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통계청이 결혼연령대 조사를 20~39세에서 20~45세로 확대한 것 역시 결혼을 늦추거나 머뭇거리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위기 장기화의 여파 =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4%대 미만으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장기 저성장 국가'로 전락했다는 얘기다. 또한 유럽의 재정위기와 일본 미국의 저성장,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속도 감소 등으로 수출경기도 위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5년째로 접어든 상황에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출생과 결혼의 위축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5개월 연속 출생아수가 줄었다는 것은 의미를 분석할 만한 통계라고 할 수 있다"면서 "출생이나 혼인이 경기상황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지만 취업이나 여러 환경들도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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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접어든 경기침체로 흑룡해도 무용지물
청년취업 어려워 혼인도 미루거나 주춤
출생아수가 5개월째 줄어들었다. 2009년이후 2년간 늘어났던 출생아수가 올해는 감소쪽에서 반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출생아수는 4만54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2200명 줄었다. 지난해 9월 3만3000명 줄어든 이후 5개월째 감소세다. 1년 7개월간의 '증가행진'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었다.

2006년 44만8200명이 출생한 후 2007년엔 49만3200명으로 늘어났으나 글로벌금융위기로 2008년에는 46만5900명, 2009년에는 44만4800명으로 축소됐다. 2006년보다 적은 수치로 추락한 것이다. 2010년과 2011년에는 47만200명, 47만1400명 늘었지만 지난해 9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불황을 뛰어넘지 못한 '흑룡해' = 2007년 황금돼지해, 2010년 백호해 출생아수는 최근 5년간 평균 출생아수 45만95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는 60년만에 찾아온 흑룡해.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백호해인 2010년에 많은 출생이 이뤄진 탓에 2011년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유지했고 올해는 원래 추세로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불황 탓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급격하게 출생아수가 줄어든 이후 일시적으로 백호해를 맞아 출생을 확대했지만 연이어 터진 유럽 재정위기를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유럽재정위기는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평가다.
◆부담되는 교육비 등 양육비 = 1~5세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등 양육비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분야 지출만 유일하게 줄었다. 최종 소비지출을 목적별로 살펴보면 전체적으로는 2.4% 늘었지만 교육분야는 1.3% 감소했다. 2009년엔 0.9% 늘리고 2010년에는 전년 수준을 유지한 이후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가계가 더 이상 교육지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년동월대비 혼인건수가 줄어든 달이 4개였다. 올 1월에는 2400건이 늘었다. 2만9200건의 혼인이 이뤄졌다.
혼인의 증가폭이 줄어들고 때론 감소하기도 하는 것 역시 경기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좋은 청년 일자리'와 연관돼 있다. 최근들어 청년들의 일자리는 크게 늘고 있지만 단시간 일자리 등 질이 그리 좋지 않고 구직단념자, '쉬는' 청년, '취업준비하는' 청년이 큰 폭으로 늘면서 결혼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통계청이 결혼연령대 조사를 20~39세에서 20~45세로 확대한 것 역시 결혼을 늦추거나 머뭇거리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5년째로 접어든 상황에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출생과 결혼의 위축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5개월 연속 출생아수가 줄었다는 것은 의미를 분석할 만한 통계라고 할 수 있다"면서 "출생이나 혼인이 경기상황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지만 취업이나 여러 환경들도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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