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감동스토리 주인공' 선호 … 손학규 '용감한 무한도전' 지지
문재인 '부산 출신 2040세대' 애정 … 안철수 '가치 지향형' 인재영입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용인술이 지도자의 철학, 향후 비전을 반영하는 핵심 전략이란 의미다. 그렇다면 2012년 대선 주자들의 용인술은 어떨까. 4·11 총선에서, 이들이 선호하는 인재상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딸기박사와 이자스민 =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의 경우 '감동 스토리 주인공'을 선호한다. 지난 2일 강릉에서 만난 '딸기박사' 이종남씨가 대표적 사례다. 박 위원장은 이 박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 박사께서 여름딸기 품종을 개발해 올해부터 수출하게 됐다"며 "농가의 로열티 부담을 덜어줬다. 농촌에 희망을 줘 대단히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또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배치된 필리핀 출신 귀화여성 '이자스민', 비록 도중에 물러났으나 학교폭력 예방 주부로 공심위 초기 주목받았던 '페트롤맘' 진영아 씨 등도 '감동인물 찾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이자스민씨의 경우,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귀화한 후 고생 끝에 한국어를 습득하고 영화배우 및 공무원으로 일한 경력으로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반면 박 위원장이 극도로 경계하는 인물 유형은 '뒷거래형'(이른바 딜을 좋아하는 인물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대부터 이미 '퍼스트레이디'로서 정치권의 전쟁을 목격하면서, 충성심을 명분으로 뒷거래를 '잘하는' 인물들이 결국은 사고를 치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본인이 2012년 여권의 미래권력으로 떠오르는 가운데서도, '호가호위' 인물군과 거리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학규, 용감한 인물 지원 =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무한도전형 인물'을 선호한다. 승패를 떠나 명분이 있는 '용감한 도전'을 높이 평가한다. 3선이며 경기 군포 지역구의 김부겸 의원이, 수도권을 떠나 대구에 도전하자 크게 기뻐하며 적극 지원에 나선 것이 이를 상징한다. 앞서 지난 2009년 수원 장안에서, 여권의 우위 분위기속에서 이찬열 후보가 출마하자 손학규 당시 고문은 춘천에서 나와 선거 전날 밤까지 수원에서 지원활동을 벌였다. 또 지난 2010년 4·27 재보선에서의 본인 분당 출마 등도 '무한도전'이라는 대목과 연관돼 있다. 손 고문은 최근 총선 물밑 지원활동에서도, 대구 경북 후보들을 가장 먼저 찾았다. 또 경기도의 경우, 여권이 유난히 강한 '접경지역'을 지켜온 포천의 이철우 후보를 눈여겨봤다고 한다.
반면 손 고문은 '후광을 보려는 인물' '정치를 통해 재산을 불리려는 인물'을 매우 낮게 평가한다. 그는 지난 1월,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한 측근에 대해 "표를 얻기 위해 비겁하게 행동하지 말고 당당하게 하라"고 충고했다. 또 대표 당선 후 인선에서, 일부 측근들이 주요당직에 임명되지 못해 '자기 사람을 못챙긴다는 논란이 일자 "손학규가 자기 사람 챙기라고 당원들이 대표로 뽑아준 게 아니다"라며 "정치를 하려면 일단 자기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에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주변에서 도와준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의 한 측근은 "손 고문은 야인 시절 춘천 산기슭의 농가에서 거주하면서, 스폰서들의 경제적 후원을 거절하고 닭을 키우며 살았다"며 "측근들에게도 '정치인이 돈을 받는 순간, 그것에 영향을 받는 노예가 된다'고 항상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문재인, 신선한 인물 발굴 나서 = 문재인 상임 고문은, 부산 출마를 통해 현실정치에 깊이 관여하면서 '부산 경남 인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측근들은 최근 부산의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 허아람 대표를 만나, 정치 진출을 권유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비례대표 7번에 배치받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 배재정 후보, 청년비례에 도전한 신라대학 출신의 정은혜 후보 등도 문 이사장측과 직간접적 연관이 있다. 또 그는 부산 및 경남북 총선 예비후보들 응원에 나서, 봉하재단 출신의 김경수 전 비서관 (김해 출마) 현장 지원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문 고문의 한 측근은 "여야를 넘어, 지역 균형발전의 차원에서 일단 부산에서부터 인재를 발굴하자는 취지"라며 "호남 일색이던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 이사장은, '몸사리기형'과 '비민주적 행태'를 경계한다.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한 관계자는 "문 이사장은 참모 토론에서도, 본인 주장보다 후배들 의견을 더 듣는다"며 "평소 과묵하기도 하나, 토론을 안하면 '독재'가 되고 그러면 결국 실패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라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무현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할 당시 문 고문은 적극적으로 일을 하다 실수를 한 실무진은 감싸고 보호했으나, 몸을 사리고 '복지부동'하는 인사들은 질책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안철수 원장은, '가치 지향적 인물'을 선호하고 '자가발전형'을 경계한다. 최측근인 박경철 원장, 방송인 김제동씨, '안철수 연구소'에 최근 영입된 인물들은 '안철수가 추구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후문이다. 연구소 초기부터 함께 했던 한 실무자도, 이른바 '백신 연구의 필요성'에 공감해 안 원장과 함께 했고 현재까지도 깊은 신뢰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에 참가하게 된 것도, 모 인사가
'인권'을 주장하며 간곡한 권유해 행동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반면 안 원장은, 본인이 정치적으로 주목받자 갑자기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활용하려는 인물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 지지자들이 중심이 된 '나철수'에 대해, 이례적으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보도자료를 낸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더불어 그의 측근 박경철 원장도, 올해 초 김근태 상임고문 추모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정치인들이 갑자기 몰려오자 황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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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부산 출신 2040세대' 애정 … 안철수 '가치 지향형' 인재영입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용인술이 지도자의 철학, 향후 비전을 반영하는 핵심 전략이란 의미다. 그렇다면 2012년 대선 주자들의 용인술은 어떨까. 4·11 총선에서, 이들이 선호하는 인재상이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딸기박사와 이자스민 =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의 경우 '감동 스토리 주인공'을 선호한다. 지난 2일 강릉에서 만난 '딸기박사' 이종남씨가 대표적 사례다. 박 위원장은 이 박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 박사께서 여름딸기 품종을 개발해 올해부터 수출하게 됐다"며 "농가의 로열티 부담을 덜어줬다. 농촌에 희망을 줘 대단히 자랑스럽고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또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배치된 필리핀 출신 귀화여성 '이자스민', 비록 도중에 물러났으나 학교폭력 예방 주부로 공심위 초기 주목받았던 '페트롤맘' 진영아 씨 등도 '감동인물 찾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이자스민씨의 경우,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귀화한 후 고생 끝에 한국어를 습득하고 영화배우 및 공무원으로 일한 경력으로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반면 박 위원장이 극도로 경계하는 인물 유형은 '뒷거래형'(이른바 딜을 좋아하는 인물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대부터 이미 '퍼스트레이디'로서 정치권의 전쟁을 목격하면서, 충성심을 명분으로 뒷거래를 '잘하는' 인물들이 결국은 사고를 치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본인이 2012년 여권의 미래권력으로 떠오르는 가운데서도, '호가호위' 인물군과 거리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학규, 용감한 인물 지원 =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무한도전형 인물'을 선호한다. 승패를 떠나 명분이 있는 '용감한 도전'을 높이 평가한다. 3선이며 경기 군포 지역구의 김부겸 의원이, 수도권을 떠나 대구에 도전하자 크게 기뻐하며 적극 지원에 나선 것이 이를 상징한다. 앞서 지난 2009년 수원 장안에서, 여권의 우위 분위기속에서 이찬열 후보가 출마하자 손학규 당시 고문은 춘천에서 나와 선거 전날 밤까지 수원에서 지원활동을 벌였다. 또 지난 2010년 4·27 재보선에서의 본인 분당 출마 등도 '무한도전'이라는 대목과 연관돼 있다. 손 고문은 최근 총선 물밑 지원활동에서도, 대구 경북 후보들을 가장 먼저 찾았다. 또 경기도의 경우, 여권이 유난히 강한 '접경지역'을 지켜온 포천의 이철우 후보를 눈여겨봤다고 한다.
반면 손 고문은 '후광을 보려는 인물' '정치를 통해 재산을 불리려는 인물'을 매우 낮게 평가한다. 그는 지난 1월,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한 측근에 대해 "표를 얻기 위해 비겁하게 행동하지 말고 당당하게 하라"고 충고했다. 또 대표 당선 후 인선에서, 일부 측근들이 주요당직에 임명되지 못해 '자기 사람을 못챙긴다는 논란이 일자 "손학규가 자기 사람 챙기라고 당원들이 대표로 뽑아준 게 아니다"라며 "정치를 하려면 일단 자기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에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주변에서 도와준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그의 한 측근은 "손 고문은 야인 시절 춘천 산기슭의 농가에서 거주하면서, 스폰서들의 경제적 후원을 거절하고 닭을 키우며 살았다"며 "측근들에게도 '정치인이 돈을 받는 순간, 그것에 영향을 받는 노예가 된다'고 항상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문재인, 신선한 인물 발굴 나서 = 문재인 상임 고문은, 부산 출마를 통해 현실정치에 깊이 관여하면서 '부산 경남 인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고 있다. 그의 측근들은 최근 부산의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 허아람 대표를 만나, 정치 진출을 권유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비례대표 7번에 배치받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 배재정 후보, 청년비례에 도전한 신라대학 출신의 정은혜 후보 등도 문 이사장측과 직간접적 연관이 있다. 또 그는 부산 및 경남북 총선 예비후보들 응원에 나서, 봉하재단 출신의 김경수 전 비서관 (김해 출마) 현장 지원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문 고문의 한 측근은 "여야를 넘어, 지역 균형발전의 차원에서 일단 부산에서부터 인재를 발굴하자는 취지"라며 "호남 일색이던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 이사장은, '몸사리기형'과 '비민주적 행태'를 경계한다.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한 관계자는 "문 이사장은 참모 토론에서도, 본인 주장보다 후배들 의견을 더 듣는다"며 "평소 과묵하기도 하나, 토론을 안하면 '독재'가 되고 그러면 결국 실패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서"라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무현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할 당시 문 고문은 적극적으로 일을 하다 실수를 한 실무진은 감싸고 보호했으나, 몸을 사리고 '복지부동'하는 인사들은 질책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안철수 원장은, '가치 지향적 인물'을 선호하고 '자가발전형'을 경계한다. 최측근인 박경철 원장, 방송인 김제동씨, '안철수 연구소'에 최근 영입된 인물들은 '안철수가 추구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후문이다. 연구소 초기부터 함께 했던 한 실무자도, 이른바 '백신 연구의 필요성'에 공감해 안 원장과 함께 했고 현재까지도 깊은 신뢰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탈북자 북송 반대 집회에 참가하게 된 것도, 모 인사가
'인권'을 주장하며 간곡한 권유해 행동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반면 안 원장은, 본인이 정치적으로 주목받자 갑자기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활용하려는 인물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최근 지지자들이 중심이 된 '나철수'에 대해, 이례적으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보도자료를 낸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더불어 그의 측근 박경철 원장도, 올해 초 김근태 상임고문 추모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정치인들이 갑자기 몰려오자 황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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