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잠 안자더라도 지역 다니겠다" 연일 격전지 방문
총선승리, 당내결속·대세론 인증 … 실패하면 리더십 손상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미래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정당은 새누리당 뿐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정당은 새누리당"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뉴시스 박주성 기자
"박근혜 위원장은 정치공학으로 살아오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총선 제1전략은 박 위원장의 '발품팔이'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의 말이다. 4·11 총선 선대위를 발족한 뒤 "잠을 안자고서라도 다니겠다. 분 단위로 일정을 짜달라"고 했던 박 위원장의 당부와도 일맥상통한다.
"지난 연말 비대위원장을 맡을 때부터 박 위원장의 각오는 2004년 천막당사 시절로 되돌아갔다. 몸이 부서지더라도 당의 위상을 바로 세우겠다는 심정이다. 이번 총선과정을 잘 지켜보라." 총선에 임하는 박 위원장의 각오를 전하는 다른 관계자의 말이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가 다시 전면에 섰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거의 매일 전국을 순회하고 있는 것. '안철수 돌풍' 이후 '대세'로만 생각했던 12월 대선판이 흔들리면서 박 위원장이 느끼는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박 위원장으로선 대선을 9개월 앞두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 승부수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총선결과에 달렸다. 승리한다면 대선 전초전 승리와 당내결속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그러나 애매한 결과가 나온다면 '여당 유일 대선주자, 박근혜' 리더십은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2004년 천막당사의 심정으로 = 박 위원장의 애칭 '선거의 여왕'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롯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 당시 한나라당이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때였다. 그때 '박근혜 의원'은 당 대표를 맡아 구원투수로 나섰다. 천막당사를 세웠고 121석을 건졌다. 붕괴 일보 직전의 한나라당을 구한 셈이다.
그 이후 매년 1~2번씩 치러진 재보궐선거마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을 압도했다. 그는 오로지 발로 뛰며 유권자들에게 "한나라당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시장을 한 바퀴 돌면 1000표가 움직인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때 악수를 너무 많이 해 손이 부어 붕대를 감고 다닐 정도였다. 이때부터 총선후보자들은 너도나도 박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외쳤다.
이명박정부 들어서도 '박의 전설'은 이어졌다. 2008년 총선 직전 보복공천으로 친박계 인사들이 낙천하자 "살아서 돌아오라"는 한마디로 '친박무소속연대' 14명을 당선시킬 정도였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박 위원장이 "분을 쪼개 일정을 짜라"고 한 것은 9년전 천막당사 당시의 각오와 심정으로 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 전언이다.
◆수도권과 부산경남에 집중지원 = 박 위원장은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오는 29일부터 전국적인 유세행진에 나선다. 직접 유세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을 수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여당 강세지역보다는 경합지역을 찾아다니며 등을 돌린 민심을 다독이고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지원유세가 접전지가 몰린 서울과 부산에 집중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이 때문에 나오고 있다. 특히 선거종반에는 접전지가 몰린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27일엔 영남권의 격전지인 부산을 찾는다. 2월24일, 3월13일에 이어 세번째 방문이다. 부산경남권이 예전과 달리 격전지라는 판단도 있지만, 잠재적 대선경쟁자인 문재인 후보를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박 위원장은 부산에서 최대 1주일간 머물며 선거유세에 나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예전과는 달라진 유권자 반응 = 그러나 박 위원장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판단도 있다. 특히 호응일색이었던 영남과 충청에서도 반응이 엇갈린다는 자체 판단도 나온다. 예전의 '박근혜'는 야당대표로 동정의 대상이었지만, 여당대표인 현재는 기득권자란 입지변화 때문이다.
여기에 18대 총선에서만 하더라도 그는 여당 내에서도 차별받는 '희생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꾸로다. 오히려 친이(이명박)계나 비박(박근혜)계 낙천자들로부터 불공정공천 시비를 받고 있다. 4년 만에 '박근혜 입지'가 동정대상에서 견제대상으로 뒤바뀐 것이다.
실제 '박의 보루' 영남권에서도 보복공천 주장이 먹혀들고 있는 일부 지역구에선 이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위원장의 승부수 결과는 결국 막판 총선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달린 셈이다. 정권심판론이냐, 대선인물론이냐는 것이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이 연일 "야권은 총선에서 정권심판론 등으로 과거를 문제삼지만, 우리는 미래비전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성홍식1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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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승리, 당내결속·대세론 인증 … 실패하면 리더십 손상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미래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정당은 새누리당 뿐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정당은 새누리당"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뉴시스 박주성 기자
"박근혜 위원장은 정치공학으로 살아오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총선 제1전략은 박 위원장의 '발품팔이'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의 말이다. 4·11 총선 선대위를 발족한 뒤 "잠을 안자고서라도 다니겠다. 분 단위로 일정을 짜달라"고 했던 박 위원장의 당부와도 일맥상통한다.
"지난 연말 비대위원장을 맡을 때부터 박 위원장의 각오는 2004년 천막당사 시절로 되돌아갔다. 몸이 부서지더라도 당의 위상을 바로 세우겠다는 심정이다. 이번 총선과정을 잘 지켜보라." 총선에 임하는 박 위원장의 각오를 전하는 다른 관계자의 말이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가 다시 전면에 섰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거의 매일 전국을 순회하고 있는 것. '안철수 돌풍' 이후 '대세'로만 생각했던 12월 대선판이 흔들리면서 박 위원장이 느끼는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박 위원장으로선 대선을 9개월 앞두고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 승부수가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총선결과에 달렸다. 승리한다면 대선 전초전 승리와 당내결속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그러나 애매한 결과가 나온다면 '여당 유일 대선주자, 박근혜' 리더십은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2004년 천막당사의 심정으로 = 박 위원장의 애칭 '선거의 여왕'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롯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에 당시 한나라당이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때였다. 그때 '박근혜 의원'은 당 대표를 맡아 구원투수로 나섰다. 천막당사를 세웠고 121석을 건졌다. 붕괴 일보 직전의 한나라당을 구한 셈이다.
그 이후 매년 1~2번씩 치러진 재보궐선거마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을 압도했다. 그는 오로지 발로 뛰며 유권자들에게 "한나라당을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시장을 한 바퀴 돌면 1000표가 움직인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때 악수를 너무 많이 해 손이 부어 붕대를 감고 다닐 정도였다. 이때부터 총선후보자들은 너도나도 박 위원장에게 '러브콜'을 외쳤다.
이명박정부 들어서도 '박의 전설'은 이어졌다. 2008년 총선 직전 보복공천으로 친박계 인사들이 낙천하자 "살아서 돌아오라"는 한마디로 '친박무소속연대' 14명을 당선시킬 정도였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박 위원장이 "분을 쪼개 일정을 짜라"고 한 것은 9년전 천막당사 당시의 각오와 심정으로 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란 전언이다.
◆수도권과 부산경남에 집중지원 = 박 위원장은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오는 29일부터 전국적인 유세행진에 나선다. 직접 유세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을 수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여당 강세지역보다는 경합지역을 찾아다니며 등을 돌린 민심을 다독이고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지원유세가 접전지가 몰린 서울과 부산에 집중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이 때문에 나오고 있다. 특히 선거종반에는 접전지가 몰린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27일엔 영남권의 격전지인 부산을 찾는다. 2월24일, 3월13일에 이어 세번째 방문이다. 부산경남권이 예전과 달리 격전지라는 판단도 있지만, 잠재적 대선경쟁자인 문재인 후보를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박 위원장은 부산에서 최대 1주일간 머물며 선거유세에 나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예전과는 달라진 유권자 반응 = 그러나 박 위원장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판단도 있다. 특히 호응일색이었던 영남과 충청에서도 반응이 엇갈린다는 자체 판단도 나온다. 예전의 '박근혜'는 야당대표로 동정의 대상이었지만, 여당대표인 현재는 기득권자란 입지변화 때문이다.
여기에 18대 총선에서만 하더라도 그는 여당 내에서도 차별받는 '희생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꾸로다. 오히려 친이(이명박)계나 비박(박근혜)계 낙천자들로부터 불공정공천 시비를 받고 있다. 4년 만에 '박근혜 입지'가 동정대상에서 견제대상으로 뒤바뀐 것이다.
실제 '박의 보루' 영남권에서도 보복공천 주장이 먹혀들고 있는 일부 지역구에선 이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위원장의 승부수 결과는 결국 막판 총선바람이 어느 쪽으로 부느냐에 달린 셈이다. 정권심판론이냐, 대선인물론이냐는 것이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이 연일 "야권은 총선에서 정권심판론 등으로 과거를 문제삼지만, 우리는 미래비전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성홍식1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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