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패배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나눠먹기 행태라니…"
민주통합당의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 논란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내는 '낙선자'들은 이번 사태를 보며 '절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19대 총선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할 일은, 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와 당의 낙선자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것"이라며 "우리를 두 번 울리는 '기득권 나눠먹기 정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권자 만나면 욕부터 들어" = 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 출신 A씨는 '총선 재수생'이다. 18대 총선에서, 가족들이 '이명박 바람과 지역주의'를 이유로 출마를 반대했다. 그러나 그는 '씨앗을 뿌리자'며, 민주당 약세지역에 출마했다. 선거에서 패했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당원을 모집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재산을 하나하나 처분했다. 민주당이 주최하는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지역 봉사활동도 했다. 그렇게 4년을 버텼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그는 19대 총선에서 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내 공천 경쟁에서 탈락했다. 경선 과정에서 의혹이 일어, 문제를 제기했지만 당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를 지지한 당원들은, 집단으로 탈당하자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잘 못해서 진 것"이라며 동요를 막았다. 2012년 대선에 희망을 걸어보자고 했다. 이번에는 자동차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했다.
그런데 A씨는 요즘 "이제는 정말 민주당을 탈당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 의혹'을 보면서, 민주당에 무슨 희망을 갖겠냐"고 한탄했다. 당과 중진들이 낙선자들을 위로하고 새 희망을 주기는커녕, 벌써부터 '구태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기자에게 "이러다가 대선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지역민들을 만나면 위로와 격려 대신 욕부터 먹는다"고 했다. A씨는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당선자들이 오히려 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노동절 행사="" 참여한="" 문성근과="" 박원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12="" 노동절=""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부터)과=""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 박지원="" 전="" 원대대표,="" 정세균="" 상임고문이="" 사회자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전신="" 기자="">
◆"유권자 만날 면목이 없다" = 서울지역 민주당 대의원 B씨의 어머니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쓰러졌다. B씨의 지역구 공천 소동 때문이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B씨는 직접 출마하지 않았지만, C후보를 지원했었다. 그의 가족들은 '모바일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했다. 그의 어머니는 매우 의욕적으로 활동했다. "누구를 찍어도 좋으니, 우리도 '모바일 투표'라는 신기한 것 한번 해보자"고 주민을 설득했다.
그런데 당에서는 경선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엉뚱한 인물'을 공천 확정했다.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졸도'했다. "나라도 민주당 당사에 가서 항의를 해야 하냐"고 통곡했다. 주민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B씨는 지역주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런데 최근 며칠간, B씨는 지역민들을 볼 면목이 또 없어졌다. '이-박 담합 논란'에 주민들이, 더 냉정한 시선을 보내고 있어서다. 그는 "'이해찬-박지원 합의'는 대의원들에게 줄서기를 벌써 강요하는 것"이라며 "아직 총선 패배 후유증도 수습하기 전에, 국민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야겠냐"고 비판했다.
◆"강원도 총선참패 상처에 소금뿌리나" = 민주당 강원도당의 C씨는, 최근 불면증에 걸렸다. 총선에서 새누리당 9석, 민주당 0석으로 참패한 후부터다.
거기에다 선거에서 이긴 새누리당이, 오히려 강원도에 더 애정 공세를 하자 야당 지지자들조차 흔들리는 기류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총선 승리 이후에도 강원도를 찾았고, 재래시장 민심을 흔들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나눠먹기 정치' 논란에 휘둘리고 있다. 이를 보며 C씨는 '일할 의욕'을 잃었다.
그는 "중앙당과 중진 의원들이, 지금 가장 챙겨야 할 사람이 누구냐"며 "민주당을 찍어줬던 유권자들, 총선 패배에 힘들어하는 핵심 당원들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당을 좌지우지했던 사람들이, 총선 패배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 없이 '우리들만의 전리품 나누기'를 하고 있다"며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약세지역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유권자, 낙선을 딛고 일어서야 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와 희망"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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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 논란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 이후 힘든 시간을 보내는 '낙선자'들은 이번 사태를 보며 '절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19대 총선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할 일은, 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와 당의 낙선자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것"이라며 "우리를 두 번 울리는 '기득권 나눠먹기 정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권자 만나면 욕부터 들어" = 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 출신 A씨는 '총선 재수생'이다. 18대 총선에서, 가족들이 '이명박 바람과 지역주의'를 이유로 출마를 반대했다. 그러나 그는 '씨앗을 뿌리자'며, 민주당 약세지역에 출마했다. 선거에서 패했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당원을 모집했다. 생활비 마련을 위해 재산을 하나하나 처분했다. 민주당이 주최하는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지역 봉사활동도 했다. 그렇게 4년을 버텼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그는 19대 총선에서 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내 공천 경쟁에서 탈락했다. 경선 과정에서 의혹이 일어, 문제를 제기했지만 당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를 지지한 당원들은, 집단으로 탈당하자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잘 못해서 진 것"이라며 동요를 막았다. 2012년 대선에 희망을 걸어보자고 했다. 이번에는 자동차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했다.
그런데 A씨는 요즘 "이제는 정말 민주당을 탈당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 의혹'을 보면서, 민주당에 무슨 희망을 갖겠냐"고 한탄했다. 당과 중진들이 낙선자들을 위로하고 새 희망을 주기는커녕, 벌써부터 '구태 정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그는 기자에게 "이러다가 대선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지역민들을 만나면 위로와 격려 대신 욕부터 먹는다"고 했다. A씨는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당선자들이 오히려 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노동절 행사="" 참여한="" 문성근과="" 박원순=""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12="" 노동절=""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부터)과="" 민주통합당=""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 박지원="" 전="" 원대대표,="" 정세균="" 상임고문이="" 사회자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전신="" 기자="">
◆"유권자 만날 면목이 없다" = 서울지역 민주당 대의원 B씨의 어머니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쓰러졌다. B씨의 지역구 공천 소동 때문이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B씨는 직접 출마하지 않았지만, C후보를 지원했었다. 그의 가족들은 '모바일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했다. 그의 어머니는 매우 의욕적으로 활동했다. "누구를 찍어도 좋으니, 우리도 '모바일 투표'라는 신기한 것 한번 해보자"고 주민을 설득했다.
그런데 당에서는 경선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엉뚱한 인물'을 공천 확정했다.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졸도'했다. "나라도 민주당 당사에 가서 항의를 해야 하냐"고 통곡했다. 주민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B씨는 지역주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런데 최근 며칠간, B씨는 지역민들을 볼 면목이 또 없어졌다. '이-박 담합 논란'에 주민들이, 더 냉정한 시선을 보내고 있어서다. 그는 "'이해찬-박지원 합의'는 대의원들에게 줄서기를 벌써 강요하는 것"이라며 "아직 총선 패배 후유증도 수습하기 전에, 국민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야겠냐"고 비판했다.
◆"강원도 총선참패 상처에 소금뿌리나" = 민주당 강원도당의 C씨는, 최근 불면증에 걸렸다. 총선에서 새누리당 9석, 민주당 0석으로 참패한 후부터다.
거기에다 선거에서 이긴 새누리당이, 오히려 강원도에 더 애정 공세를 하자 야당 지지자들조차 흔들리는 기류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총선 승리 이후에도 강원도를 찾았고, 재래시장 민심을 흔들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민주당은 '나눠먹기 정치' 논란에 휘둘리고 있다. 이를 보며 C씨는 '일할 의욕'을 잃었다.
그는 "중앙당과 중진 의원들이, 지금 가장 챙겨야 할 사람이 누구냐"며 "민주당을 찍어줬던 유권자들, 총선 패배에 힘들어하는 핵심 당원들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당을 좌지우지했던 사람들이, 총선 패배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 없이 '우리들만의 전리품 나누기'를 하고 있다"며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약세지역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유권자, 낙선을 딛고 일어서야 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와 희망"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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