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농업’ 쉽지 않네

지역내일 2012-04-06
노들섬 광화문광장 한강변까지 '삐걱'
"박원순식 전시행정 전락할라" 지적도

서울시에서 도시공동체문화 확산과 여가시간 활용을 위해 도시농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주요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삐걱거리고 있다. 시장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조급하게 사업을 추진해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최근 국토해양부와 한강변 텃밭조성을 두고 갈등양상을 빚었다. 용산구 이촌1동 거북선 나루터 주변 이촌한강공원에 8㎡ 텃밭 500구획(7050㎡)을 조성하기로 하고 운영자를 공모, 이달 중순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국토부가 하천법을 근거로 두차례나 중지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수질오염 등 환경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고 공공 공간인 한강변을 소수가 사유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친환경 비료와 약제만 사용해 환경에 악영향이 없다며 시민 호응도나 행정에 대한 신뢰를 고려, 중단명령 철회를 요구했다.

국토부가 서울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강변 텃밭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하천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명령을 철회하지 않으면 시에서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이촌지구뿐 아니라 하반기부터 잠원지구에서 운영하려던 7400㎡ 텃밭 역시 '없던 일'이 된다.

2월 말에는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논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슬그머니 철회했다. 세종대왕 동상 뒤쪽 잔디밭 991㎡를 논으로 바꿔 벼를 재배, 도시농업에 대한 의지를 천명할 수 있으리라는 시민사회 제안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외부는 물론 시 내부에서조차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 한복판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광장 논에 대한 논의는 어느새 자취를 감췄다.


<서울시에서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할="" 계획인="" 용산구="" 이촌1동="" 한강공원="" 부지(빨간="" 점선="" 안).="" 그러나="" 국토부에서="" 하천법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한강변="" 도시농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 서울시="" 제공="">

2월 초에는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에 시민들을 위한 도시농업공원을 건립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14년까지 6735억원을 들여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을 건립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재검토하고 노들섬 활용방안을 찾기까지 2년동안 테니스장으로 사용해온 2만㎡를 도시농장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5월부터 농사를 짓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또한 만만치 않다. 서울시의회부터 반대하고 있다. 강희용 의원은 2월 말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예술섬 건립 폐지를 위한 연구용역을 하는 시점에서 사회적 합의없이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문제"라며 "사용기한이 제한적인 곳에 예산을 투입해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건 또하나의 전시행정"이라고 질타했다.

도시농업은 박원순 시장 공약 중 하나다. 박 시장은 여가·환경을 위한 '공동체텃밭'을 약속했고 2월 '도시농업활성화를 위한 청책워크숍'에서는 "노들섬이나 공원뿐 아니라 상상력을 발휘하면 한강 경의선부지 광화문도 (농업공간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도시농업공원을 둘러싼 삐걱거림이 시장이 약속한 성과물을 내놓기 위한 조급함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민주당 서울시의원은 "무작정 농업공원조성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도시농업은 집 근처 텃밭이나 베란다 옥상 아니면 상자텃밭까지 각각에 적합한 공간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환경을 살리고 공동체를 회복하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해마다 수해를 입는 한강변에서는 풀 한포기도 물흐름을 바꿔 피해를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시에서 하천법도 제대로 검토 않고 사업을 추진한 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다양한 농업공원 조성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자치구마다 텃밭이나 빈땅을 활용해 도시농업을 활성화하고 있어 시는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당초 4개로 계획했던 도시농업공원을 3개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들섬과 도봉구 창동 시유지(3394㎡)에서는 이르면 5월 말부터 농사를 지을 계획이고 나머지 부지는 하반기 중 강동지역에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