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좋은 직장에 대한 개념부터 바꿔라

지역내일 2012-05-03
신현만 커리어케어 회장

"학벌이나 어학점수 같은 좋은 스펙보다 열정과 창의력이 더 중요하다."

최근 들어 내로라하는 한국의 대표기업의 채용담당들, 대학생들에게 '좋은 직장'으로 인식돼 입사하고 싶어 하는 기업의 채용책임자들이 자주 하는 얘기다.

얼마 전에는 한 잡포털이 올 상반기에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선발기준을 조사해 보니 80%가 업무능력이나 스펙보다 인성과 태도를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단다.

과연 그럴까? 요즈음 대기업들은 직원을 뽑을 때 학벌이나 어학능력, 자격증 같은 것은 무시하고 있을까? 열정이나 창의력, 커뮤니케이션 능력만 뛰어나면 대학을 어디 나왔든, 토익이나 토플점수가 몇 점이든 관계없이 직원으로 채용할까?

유감스럽게도 헤드헌팅회사에서 일하는 내가 대기업의 인사책임자들로부터 들은 얘기는 전혀 다르다. 많은 대학생들이 입사하고 싶어 하는 한국의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회사의 대부분은 학벌을 매우 중시한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서울의 주요 대학이나 외국의 유명대학 출신이 아니면 이들 기업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채용시장에서 학벌은 제1의 채용기준으로 자리잡은지 오래고, 최근 들어 그 위력이 더 세지고 있다.

물론 지방대 출신이거나 토익 토플 점수가 낮은 사람들이 이들 기업의 입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어렵게 입사에 성공한 사람들 중 일부는 "명문대를 나오지 않아도, 스펙이 부족해도, 열심히 준비하면 나처럼 우리 회사에 들어올 수 있다"며 회사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가끔씩 발생하는 매우 특이한 경우다.

스펙과 인성 겸비한 직원 찾아

대기업들은 대개 신규 채용의 절반은 경력사원으로 채우고, 나머지 절반의 절반은 국내외 명문대학의 석박사 출신이거나 특정 학과를 졸업해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한다. 따라서 일반 대졸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입사원 공채규모는 기업들이 밝힌 한 해 신규채용 규모의 1/4이 채 안 된다.

이렇게 공채를 통한 실제 채용자 수가 많지 않다보니 이른바 비명문대 출신자들은 서류면접 단계에서 대부분 탈락하고 최종 입사자의 대다수는 자연스럽게 이른바 '스펙'이 좋은 사람들로 채워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기업들이 "스펙보다 인성"을 외치는 이유는 인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기 때문이다. 스펙만 보고 사람을 뽑았더니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바람에 인성도 중요한 평가요소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스펙을 갖춘 사람들 가운데 품성이 좋은 사람, 이른바 스펙과 인성을 겸비한 직원을 찾고 있다는 것이지, 스펙을 무시하고 인성만으로 직원을 뽑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많은 취업희망자들이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는 물론 삼수도 불사하고 있다.

필요하면 대학원까지 진학하면서 대기업과 공기업, 금융회사의 문만 두드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기회를 놓쳐 장기 미취업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재직기간이 짧고 이직횟수가 많은 직장인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좋은 직장'에 매달리다 뒤늦게 행로를 바꾼 사람들이다. 이들은 시간에 쫓겨 제대로 회사를 파악하지 못한 채 입사했다가 적응에 실패해 뛰쳐나오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자기 능력 발휘할 기회 주어지는 곳

좋은 직장이란 사람마다 다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직장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자신에게 좋은 직장이 있을 뿐이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고 연봉과 복리후생이 뛰어난 회사라고 해도 학벌이 모든 것의 핵심 판단기준이 되고 있다면 비명문대 출신자들에겐 결코 좋은 직장이 아니다.

마케팅이나 영업 전문가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연구나 개발 중심의 기업에서 만족감을 얻기 어렵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좋은 직장이란 기본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노력이나 결과가 제대로 평가를 받아 스스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취업에 성공하려면 좋은 직장에 대한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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