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주도 ‘신 반상회’가 마을 바꾼다

지역내일 2012-05-07 (수정 2012-05-07 오후 5:03:37)
성북구, 상향식 주민회의로 마을공동체 복원
장수마을 주민, 쓰레기문제 해결방안 모색

"쓰레기 분리수거만 철저히 해서 배출하면 지금 처럼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는 일은 없을 겁니다." "동네여건상 분리수거함을 놓을 수 있도록 구청에서 장소를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서울 성북구 삼선동1가 장수마을 주민들이 지난달 21일 한성경로당에서 '쓰레기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마을회의를 열었다.

성북구는 지난 3월 시범개최한 마을회의를 4월부터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존 반장 중심의 행정사항 전달 및 홍보 위주의 하향식·형식적 반상회를 지양하고 주민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상향식 마을회의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21일 성북구 삼선동1가 300번지 일대 장수마을 주민들이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해 마을회의를 열었다. 김선일 기자>

◆통·반 경계 벗어난 마을회의 = 성북구 관계자는 "마을 현안을 주민 스스로 해결해가는 '마을공동체' 복원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어 마을회의 활성화를 추진하게 됐다"며 "현재 동마다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작은 모임, 동아리가 그 자체로 하나의 마을회의 단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성북구에는 3761개 반이 있지만 88곳(2.34%)에서만 반장 주도로 반상회가 열리고 있다. 앞으로 구는 통·반 경계를 벗어나 날짜 장소 형식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기존 반상회가 아닌 마을회의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을회의는 각종 아카데미 교육 수료자, 지역과 단체의 활동가 등도 주관할 수 있으며, 마을만들기·지역복지·안전·재난·교육·청소년문제·마을발전 등 주민생활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안건으로 다룰 수 있다고 구는 설명했다.

장수마을이 사실상 첫번째 대상 지역이다. 이곳은 해발고도 72.5~110.5m에 위치해 있고 경사도가 20~38˚로 가파르다. 40년 이상 된 노후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구청 청소차는 물론 손수레가 진입하기도 힘들어 쓰레기 수거가 잘 되지 않는 곳이다. 주민 619명 중 400여명이 60대 이상 노인들이다.

이런 지역 여건 때문에 쓰레기 처리문제가 해묵은 민원이었다. 구청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어 손을 놓고 있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민들이 나선 것이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학룡 (주)동네목수(마을기업) 대표는 "쓰레기 분리수거가 안돼 청소대행업체가 수거를 안한다"며 "쓰레기 버리는 장소 선정, 관리방법, 분리수거함의 색깔·크기·투입방식 등에 대해 주민들의 합의가 필요해 의견을 모았으면 한다"고 회의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이 약 1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먼저 이강재 주민번영회 회장은 "우리 동네에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안쓰는 분이 절반이 넘는다"며 "한달에 봉투 하나면 충분한만큼 우선 쓰레기 분리수거를 철저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광석씨는 "차가 진입할 수 있는 곳에 분리수거함을 만들어야 한다"며 "구청에 얘기해서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몇개 없애고 그곳에 커다란 분리수거 통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마을협정 만들고, 구청 지원도 요청 = 주민들은 이날 마을회의에서 나온 세부적인 의견을 모아 스스로 지켜야 할 내용에 대해 마을협정이나 주민협약 체결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5월 12일부터 격주로 실무모임을 갖고 6월쯤 결론을 낼 예정이다.

지원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구청에 건의키로 했다. 또 주민들은 분리장소가 정해지면 '골목디자인교실'이 주도해서 분리수거함 모양과 디자인을 예쁘게 만들기로 결정했다.

성북구는 주민들이 의견을 모아 제안을 하면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주민회의에서 나온 건의사항 관리카드를 만들어 최우선적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주민 주도의 마을만들기, 마을공동체가 이뤄지려면 마을회의가 그 뿌리가 돼야 한다"며 "마을회의에서 건의된 내용 가운데 주민 스스로 해결이 어려운 문제에 대해 동 및 구 업무계획 수립 때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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