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 낙인, 학교가 두렵다”

지역내일 2012-05-21
레스큐스쿨 학부모 간담회 … 학교-치료시설 간 협력 시스템 구축 필요

중학생 A군의 게임 중독 증세는 3년 전부터 시작됐다. 재미로 시작한 게임에 빠져들면서 공부는커녕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다. 밥도 먹지 않고 밤새워 게임하는 일은 다반사. 또래를 때리거나 PC방에 가기 위해 부모 지갑에 손을 댔다. 급기야는 학교도 가지 않은 채 방안에만 틀어 박혀 게임만 했다. 부모의 제재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학교 상담 교사도 A군을 포기했다.

A군의 부모는 '환경이 바뀌면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희망에 전학도 몇 차례 시켰다. 하지만 상황은 계속 악화만 됐다. 방학기간 동안 게임과 분리돼 생활할 수 있는 수련원에 보냈으나 5번이나 탈출 시도를 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인터넷 중독 치료 프로그램인 '인터넷 레스큐 스쿨'(약칭 레스큐 스쿨)에 참여시켰다. 11박 12일간의 치료를 마치고 난 18일. 부모와 재회한 A군은 "게임을 열흘 넘게 안 해 보니, 굳이 게임을 하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18일 충남 천안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2012년 제1기 레스큐스쿨 학부모 간담회'에서 학부모 B씨는 "게임이 아닌 다른 '무엇'에 집중하며 밝게 웃는 아이를 정말 오랜만에 봤다"며 말하는 내내 울었다. "자살 시도를 했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어요. 학교에서는 '문제아 하나 때문에 반 운영이 힘드니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일 뿐, 누구하나 도와주지 않았죠. 몰라볼 정도로 좋아진 아이를 또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고민이에요."


<18일 충남="" 천안의=""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학부모와="" 여성가족부="" 김금래="" 장관,="" 상담관계자="" 등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온라인="" 게임="" 등="" 인터넷="" 중독="" 해소와="" 치유를=""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 연합뉴스="">

레스큐 스쿨에서 흡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부모들은 당장 학교 갈일이 걱정이라는 반응이었다. 또래와 교사 등 주위 시선을 두려워하는 아이들 때문이다. C씨는 아예 지방으로 자녀를 전학 시켰다. 아이를 위해 당분간 부부는 떨어져 지낼 예정이다. "학교에선 치료를 마친 아이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더라고요. 아이도 게임 중독 치료를 받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아요. 치료 받고, 약 먹는다고 친구들이 따돌릴 것이 뻔하니까요."

부모들은 학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보살펴주길 원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배주미 인터넷중독대응팀장은 "게임중독은 아이가 아닌 환경의 문제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며 "아이가 문제아 취급을 받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부모들은 또 "게임중독 문제를 상담했을 때 레스큐 스쿨을 안내해주는 교사는 드물었다"며 "레스큐 스쿨뿐만 아니라 게임 중독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발견했을 때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김금래 장관은 "교육과학기술부와 업무 협조를 통해 매년 레스큐 스쿨 치료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들에 보내고 있다"며 "앞으로 현장에서 원활히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라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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