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음주폭행 남성이 원인인 경우 많아 … 존속살인 해마다 증가세
시흥 60대여성 토막살해사건의 범인이 남편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는 가운데 가족끼리 목숨을 빼앗는 패륜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발적으로 벌어진 살인이 상당수지만 잔혹함이 도를 넘은 경우도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술먹고 때리는 남편 견디다 못해 = 지난 17일 가족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던 가장을 살해한 부인과 자녀들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사는 이 모(48·여)씨는 남편 박 모(47)씨가 지난 11일 오후 10시쯤 집에서 만취해 첫째 딸(29)을 폭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씨는 이를 말렸지만 소용없자 둘째 딸, 막내 아들과 함께 남편의 손발을 전선으로 묶었다. 박씨가 소리를 계속 지르자 입을 청테이프로 막았다.
이들은 박씨에게 이불을 뒤집어 씌운 후 건넌방으로 옮겨놨다. 박씨는 다음날 새벽 질식사한 채 발견됐다. 가족들은 경찰에 자수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1일 평소 자신에게 폭행을 일삼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A(52·여)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10일 오전 3시쯤 대전시 서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남편 B(57)씨를 스카프와 전깃줄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10여년 전부터 술에 취한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오다 이같은 일을 저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택시를 타고 부산으로 향하다 경찰 검문에 붙잡혔다.
지난 6일에는 대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이날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이용, 남편을 살해한 최 모(54·여)씨를 살인 혐의로 붙잡았다.
최씨 역시 경찰에서 "평소 남편 이씨가 아무런 이유없이 자신에게 폭행과 욕설을 일삼아와 남편에게 불만을 갖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홧김에 살인하는 남편·아들 = 지난달에도 패륜범죄가 잇달았다.
3월 21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관상용 수석으로 배우자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 모씨(51)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5일 새벽 2시40분쯤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아내 이 모(49)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아내가 "그만 이혼하자"고 말하자 격분, 베란다 화분에 있던 관상용 수석으로 부인 머리를 네 차례 가격했다. 아내 이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21일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평소 우울증과 의처증을 앓고 있었으며 범행 당일 만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달 23일에는 생후 6개월된 아들을 운다는 이유로 바닥에 집어던져 죽이려한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홧김에 자신의 아들을 집어던져 죽이려 한 혐의로 김 모(50)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10일 낮 11시 30분쯤, 자신의 집에서 아내와 싸운 뒤 홧김에 이 같은 일을 저질렀고 김씨의 아들은 팔·다리가 부러지는 등 전치 16주의 중상을 입은 상태다.
김씨는 지난 2001년에도 홧김에 생후 2개월 된 딸을 살해해 5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강원도에서는 경매로 낙찰 받은 땅을 못 팔게 한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살해한 후 자해를 시도한 패륜아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고성경찰서는 3월 4일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손 모(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손씨는 3일 오전 11시쯤 고성군 간성읍 집에서 말다툼 끝에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하고 별채에 거주하는 외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경찰 조사결과 손씨는 경매로 낙찰받은 1억400만원 상당의 토지를 팔려 했으나 가족들의 반대가 심해 평소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술을 마시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손씨는 경찰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외할머니도 슬퍼할 것 같아 그렇게 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 중 피의자가 한 식구인 사건은 따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부모나 증조부모 등 직계상 친족을 죽이는 존속살해만 해도 지난 12년간 총 597건 일어났으며 2000년 당시 40여건에서 지난해 68건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빠른 핵가족화와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기존의 가정윤리나 도덕이 많이 해체되면서 과거 패륜범죄라고 일컬어지던 사건들이 더욱 쉽게 일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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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60대여성 토막살해사건의 범인이 남편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는 가운데 가족끼리 목숨을 빼앗는 패륜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발적으로 벌어진 살인이 상당수지만 잔혹함이 도를 넘은 경우도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술먹고 때리는 남편 견디다 못해 = 지난 17일 가족들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던 가장을 살해한 부인과 자녀들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에 사는 이 모(48·여)씨는 남편 박 모(47)씨가 지난 11일 오후 10시쯤 집에서 만취해 첫째 딸(29)을 폭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씨는 이를 말렸지만 소용없자 둘째 딸, 막내 아들과 함께 남편의 손발을 전선으로 묶었다. 박씨가 소리를 계속 지르자 입을 청테이프로 막았다.
이들은 박씨에게 이불을 뒤집어 씌운 후 건넌방으로 옮겨놨다. 박씨는 다음날 새벽 질식사한 채 발견됐다. 가족들은 경찰에 자수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11일 평소 자신에게 폭행을 일삼던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A(52·여)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10일 오전 3시쯤 대전시 서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든 남편 B(57)씨를 스카프와 전깃줄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10여년 전부터 술에 취한 남편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오다 이같은 일을 저지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택시를 타고 부산으로 향하다 경찰 검문에 붙잡혔다.
지난 6일에는 대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이날 남편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이용, 남편을 살해한 최 모(54·여)씨를 살인 혐의로 붙잡았다.
최씨 역시 경찰에서 "평소 남편 이씨가 아무런 이유없이 자신에게 폭행과 욕설을 일삼아와 남편에게 불만을 갖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홧김에 살인하는 남편·아들 = 지난달에도 패륜범죄가 잇달았다.
3월 21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관상용 수석으로 배우자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 모씨(51)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5일 새벽 2시40분쯤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아내 이 모(49)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아내가 "그만 이혼하자"고 말하자 격분, 베란다 화분에 있던 관상용 수석으로 부인 머리를 네 차례 가격했다. 아내 이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21일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평소 우울증과 의처증을 앓고 있었으며 범행 당일 만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달 23일에는 생후 6개월된 아들을 운다는 이유로 바닥에 집어던져 죽이려한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홧김에 자신의 아들을 집어던져 죽이려 한 혐의로 김 모(50)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10일 낮 11시 30분쯤, 자신의 집에서 아내와 싸운 뒤 홧김에 이 같은 일을 저질렀고 김씨의 아들은 팔·다리가 부러지는 등 전치 16주의 중상을 입은 상태다.
김씨는 지난 2001년에도 홧김에 생후 2개월 된 딸을 살해해 5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강원도에서는 경매로 낙찰 받은 땅을 못 팔게 한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살해한 후 자해를 시도한 패륜아가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 고성경찰서는 3월 4일 어머니와 외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손 모(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손씨는 3일 오전 11시쯤 고성군 간성읍 집에서 말다툼 끝에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하고 별채에 거주하는 외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경찰 조사결과 손씨는 경매로 낙찰받은 1억400만원 상당의 토지를 팔려 했으나 가족들의 반대가 심해 평소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술을 마시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손씨는 경찰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외할머니도 슬퍼할 것 같아 그렇게 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 중 피의자가 한 식구인 사건은 따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부모나 증조부모 등 직계상 친족을 죽이는 존속살해만 해도 지난 12년간 총 597건 일어났으며 2000년 당시 40여건에서 지난해 68건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빠른 핵가족화와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기존의 가정윤리나 도덕이 많이 해체되면서 과거 패륜범죄라고 일컬어지던 사건들이 더욱 쉽게 일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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