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출앞둔 기업현장 스케치 -운명의 시간은 재촉하고…

빚더미 기업 자포자기, 협력 중소기업 동반몰락에 살얼음

지역내일 2000-11-02 (수정 2000-11-03 오전 11:58:35)
퇴출기업 발표를 한나절 앞둔 재계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였다.
채권단의 발표시기와 방법 원칙 등이 마지막까지 오락가락 하는 혼미를 거듭하는 상황을 연출, 종잡을 수 없
는 불안과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자영 영세기업에 이르기까지 “누가 대출대
상 리스트에 빠지느냐, 포함되느냐”를 놓고 일희일비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기업의 홍보실 중역들은 금
융계 인사를 인맥 학연 혈연 등을 동원해 정보를 빼내는 민첩함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채권단들이 퇴출기업 대상자 리스트를 워낙 철통같이 방어,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는 바람에 리스트
입수에 한계가 있었다. 대상자 명단을 꼭꼭 숨기는 바람에 이렇다할 리스트는 증권가에도 떠돌지는 못했고
다만 추측으로 나돌 뿐이었다.
재계는 퇴출대상이라 해도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들의 경우 “우리는 제외되겠지” 하면서 안도의 한숨으로
스스로 위로하기도 했다.
재계는 어쨌거나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만일 회생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퇴출 리스트에 포함될 경우 가
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퇴출 후 근로자나 거래업체들의 항의가 경제 사회전반에 걸쳐
겉잡을 수 없는 회오리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후유증이 상당기간 걸릴 것으로 재계는 분석
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퇴출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당장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한 근로자들의
후속조치도 함께 발표되어야 하지 않느냐며 앞으로 살아갈 생활에 가슴을 조아리고 있었다.
◇재벌 반응=2일까지만 해도 현대건설 등 재벌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면서 재벌들은
바짝 긴장했다. 하지만 2일 오후 들어 현대건설 등 재벌산하 계열사들이 회생 쪽으로 가닥이 잡아지자 "그러
면 그렇지"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기도 했다. 재벌그룹 산하 계열사를 퇴출시킬 경우 오는 충격 때문에 정부
가 섣불리 결정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삼성 현대 SK LG 롯데 등 재벌들은 계열사가 포함되지 않
을 것으로 최종 판단하고 2일만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재벌들은 "회생 불가능한 기업을 퇴출
시켜야 국가경제가 튼튼하지 않겠느냐"며 오히려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룹의 홍보 기획실 경영관리 재무 등 부서의 임원 급들은 대상업체 파악차 아예 1일 아침부터 자리
를 거의 비우다시피 했고 일부 임원들은 하루종일 대책을 강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법정관리기업 표정=협진양행 아남건설 영남방직 해태유업 상아제약 미도파 쌍방울 주화산업 삼미 뉴코아
일화 계몽사 한신공영 기아특수강 삼양유지사료 우성건설 등 법정관리 기업들은 안심하지 못하는 표정이 역
력했다. 법정관리가 퇴출의 피난처로 인식하고 있는 이들 기업은 혹시 예기치 못한 유탄을 정면에서 맞을지
몰라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성건설 한양 기아특수강 광덕물산 등 업체들의 거래업체들은 본사에
집결, 대책을 강구하거나 채권단의 결정을 체크하느라 2일 온종일 분비었다.
그러나 1일 법정관리중인 2개 업체가 파산으로 결정 난데 대해 법정관리중이라 해도 퇴출가능이 짙어 거래
업체나 해당업체들은 공포감에 휩싸인 채 현재 운명의 날을 맞이하고 있다.
◇일부업체 희색만연=부채가 눈덩이 불어난 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상쇄가 가능해 퇴출에는 제외될 것으
로 낙관하고 있다. 상장 및 등록기업들 중 단순한 부채비율이나 규모보다는 이를 영업이익을 통해 상쇄할 수
있는지 여부가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능력과 성장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여유 있는 표정
을 지었다.
이러한 기준에 상장, 등록기업 중 부채비율이 150%가 넘은 기업이 200여개가 넘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차입금 규모가 매출액보다 작고 영업이익률이 7.5%가 넘으며 영업이익 현금흐름과 이자수익의 합산액이 이
자비용의 2배가 넘는 경우를 말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LG전선이다. 현재 이 회사는 부채비율은 403.1%
이지만 영업이익률은 14.8%로 영업이익 현금흐름과 이자수익의 합계가 이자비용의 4.7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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