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산업단지 입주기업, 국제학교 설립 주문 … 외국인투자비율 규제 완화도 요구
23일 오전 11시께 천안 외국인 전용산업단지에 들어섰다. 공장 주변이 차량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차고지 같았다. 공장 내 빈터도 승용차로 꽉꽉 찼다. 도로가 여유있게 넓었지만 양쪽 한 차선씩은 사실상 불법주차된 차량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한국 유미코아'를 찾았다. 200년 역사를 가진 벨기에 유미코아그룹이 99년에 만든 기업이다. 2000년 8월에 천안에 입성했다.
◆불편한 교통 = 에릭 윌프리드 반덴브로크 대표가 반갑게 맞았다. 그는 앉자마자 "버스가 하루에 4~5번 정도 다니는데 시간을 제대로 맞추기 어려워 대부분의 직원들이 차를 가지고 다닌다"면서 "출퇴근 버스를 활용하더라도 사람들이 불편해 안다"고 말했다.
한창호 회명세미크린 대표도 주차문제를 먼저 짚었다. 그는 "버스노선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서 "외투단지 안에 있는 빈 공간을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구본충 충남 행정부지사는 "시내버스 노선의 경제성이 떨어져 줄이는 중인데 새롭게 만드는 게 어렵다"고 털어놨다. 채병용 산업단지공단 충청본부장은 "주차장문제는 반월이나 남동공단도 심각하지만 예산이 투입되는 부분이라 지자체와 협의를 해야 한다"면서 "결국 기재부가 (예산을) 줘야 한다"고 돌렸다.
'2013년 균형재정'을 위해 예산쓰기에 인색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차장 미비는 지방공단의 공통된 문제"라면서 "예산을 투입하거나 버스회사에 보조금을 주는 것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창의적 방안과 자구노력으로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 지자체, 수혜기업이 각각의 몫을 하면서 대중교통을 거점까지 운영하고 이후엔 자전거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면서 "주차장도 예산도 있지만 다른 재원으로 한 후 기부체납 하는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제시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5월="" 23일="" 오후="" 충북="" 진천="" 소재="" 유턴기업인="" 서울샤프중공업을="" 방문해="" 공장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길어야 두 달 버텨요" = 지방 공단에 들어가 있는 기업들은 고급인재 뿐만 아니라 생산직 근로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충북 진천에 있는 서울샤프중공업 이근우 대표는 "일할 사람이 없다"면서 "청주에 있는 사람을 데려와도 한 달 정도면 그만둬 세무서에 전화해 세무서에서 직접 기장을 해달라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3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월 250만원을 주면서 먹여주고 재워준다"면서 "제조업이 애국자라지만 제조업은 3D업종"이라고 토로했다.
에릭 윌프리드 반덴브로크 대표도 "상대적으로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재완 장관 역시 "한쪽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한쪽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천안만 해도 인력 여건이 많이 개선돼 우수인력을 유치하는 데 다른 지역보다 낫고 하루아침에 크게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해결책 찾기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천안 특급호텔 최우선 과제" = 외국인투자기업들은 호텔과 국제학교를 주문했다. 바이어(주문자)가 오면 묵을 만한 곳이 없다는 얘기다. 또 외국인 기업의 직원들이 살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국제학교가 없어 불가피하게 가족 간에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강동호 노바테크 대표 겸 외투협회 부회장은 "외국 바이어들이 오면 묵을 호텔이 없다"고 말했다.
류종윤 미코씨엔씨 대표는 "이억만리에 와서 근무하는 데 국제학교가 없어 가족은 수도권에 두고 천안에 내려와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 장관은 "신축규제를 좀 완화하면 투자할 의사가 있다고 해고 일자리도 늘릴 수 있어 특급호텔을 천안에 짓는 여건이 빨리 만들어지도록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면서도 "국제학교는 열심히 교과부와 협의해 보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규제 좀 풀어주세요" = 역시 규제완화 요구가 많았다. 예산이 들지 않고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완화'는 박 장관이 좋아하는 부분이다. 에릭 윌프리드 반덴브로크 대표는 2차 전지를 생산하는 만큼 전기를 많이 쓰는데 전력공급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기헌 오에프티 대표는 "증권시장에 상장하고 유상증자하면 외국인 지분이 줄어 공단에서 나가야 한다"면서 "외국인 지분이 30%이상으로 제한돼 있는 입주기준을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김승범 한국첼리 대표는 "외국인투자기업이 국내에서 생긴 이익으로 투자할 때도 외국인 투자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샤프중공업 이근우 대표는 "63세인데 2세에게 주면 상속세부담이 커 상속해봐야 공중분해한다"면서 "기업만 열심히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박재완 장관은 "전기는 원자력 등 발전소 추가신설이 완료되는 2014년이나 2015년이 되면 해소될 것"이라며 "외국인 지분문제로 증자를 못하는 것은 검토해 볼 만하고 취·등록세 일몰연장은 행안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투기업의 재투자를 외국인투자로 또 인정해 혜택을 주는 것은 일시적인 조치를 영속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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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11시께 천안 외국인 전용산업단지에 들어섰다. 공장 주변이 차량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차고지 같았다. 공장 내 빈터도 승용차로 꽉꽉 찼다. 도로가 여유있게 넓었지만 양쪽 한 차선씩은 사실상 불법주차된 차량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한국 유미코아'를 찾았다. 200년 역사를 가진 벨기에 유미코아그룹이 99년에 만든 기업이다. 2000년 8월에 천안에 입성했다.
◆불편한 교통 = 에릭 윌프리드 반덴브로크 대표가 반갑게 맞았다. 그는 앉자마자 "버스가 하루에 4~5번 정도 다니는데 시간을 제대로 맞추기 어려워 대부분의 직원들이 차를 가지고 다닌다"면서 "출퇴근 버스를 활용하더라도 사람들이 불편해 안다"고 말했다.
한창호 회명세미크린 대표도 주차문제를 먼저 짚었다. 그는 "버스노선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서 "외투단지 안에 있는 빈 공간을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구본충 충남 행정부지사는 "시내버스 노선의 경제성이 떨어져 줄이는 중인데 새롭게 만드는 게 어렵다"고 털어놨다. 채병용 산업단지공단 충청본부장은 "주차장문제는 반월이나 남동공단도 심각하지만 예산이 투입되는 부분이라 지자체와 협의를 해야 한다"면서 "결국 기재부가 (예산을) 줘야 한다"고 돌렸다.
'2013년 균형재정'을 위해 예산쓰기에 인색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차장 미비는 지방공단의 공통된 문제"라면서 "예산을 투입하거나 버스회사에 보조금을 주는 것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창의적 방안과 자구노력으로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정부, 지자체, 수혜기업이 각각의 몫을 하면서 대중교통을 거점까지 운영하고 이후엔 자전거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면서 "주차장도 예산도 있지만 다른 재원으로 한 후 기부체납 하는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제시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5월="" 23일="" 오후="" 충북="" 진천="" 소재="" 유턴기업인="" 서울샤프중공업을="" 방문해="" 공장직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제공="">
◆"길어야 두 달 버텨요" = 지방 공단에 들어가 있는 기업들은 고급인재 뿐만 아니라 생산직 근로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충북 진천에 있는 서울샤프중공업 이근우 대표는 "일할 사람이 없다"면서 "청주에 있는 사람을 데려와도 한 달 정도면 그만둬 세무서에 전화해 세무서에서 직접 기장을 해달라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3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월 250만원을 주면서 먹여주고 재워준다"면서 "제조업이 애국자라지만 제조업은 3D업종"이라고 토로했다.
에릭 윌프리드 반덴브로크 대표도 "상대적으로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재완 장관 역시 "한쪽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한쪽에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천안만 해도 인력 여건이 많이 개선돼 우수인력을 유치하는 데 다른 지역보다 낫고 하루아침에 크게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해결책 찾기가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천안 특급호텔 최우선 과제" = 외국인투자기업들은 호텔과 국제학교를 주문했다. 바이어(주문자)가 오면 묵을 만한 곳이 없다는 얘기다. 또 외국인 기업의 직원들이 살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해결돼야 하는데 국제학교가 없어 불가피하게 가족 간에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강동호 노바테크 대표 겸 외투협회 부회장은 "외국 바이어들이 오면 묵을 호텔이 없다"고 말했다.
류종윤 미코씨엔씨 대표는 "이억만리에 와서 근무하는 데 국제학교가 없어 가족은 수도권에 두고 천안에 내려와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 장관은 "신축규제를 좀 완화하면 투자할 의사가 있다고 해고 일자리도 늘릴 수 있어 특급호텔을 천안에 짓는 여건이 빨리 만들어지도록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면서도 "국제학교는 열심히 교과부와 협의해 보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규제 좀 풀어주세요" = 역시 규제완화 요구가 많았다. 예산이 들지 않고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완화'는 박 장관이 좋아하는 부분이다. 에릭 윌프리드 반덴브로크 대표는 2차 전지를 생산하는 만큼 전기를 많이 쓰는데 전력공급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기헌 오에프티 대표는 "증권시장에 상장하고 유상증자하면 외국인 지분이 줄어 공단에서 나가야 한다"면서 "외국인 지분이 30%이상으로 제한돼 있는 입주기준을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김승범 한국첼리 대표는 "외국인투자기업이 국내에서 생긴 이익으로 투자할 때도 외국인 투자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샤프중공업 이근우 대표는 "63세인데 2세에게 주면 상속세부담이 커 상속해봐야 공중분해한다"면서 "기업만 열심히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박재완 장관은 "전기는 원자력 등 발전소 추가신설이 완료되는 2014년이나 2015년이 되면 해소될 것"이라며 "외국인 지분문제로 증자를 못하는 것은 검토해 볼 만하고 취·등록세 일몰연장은 행안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투기업의 재투자를 외국인투자로 또 인정해 혜택을 주는 것은 일시적인 조치를 영속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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