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진헌 기획특집팀장
천망불루(天網不漏).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주 사용했다고 한다. 하늘의 그물은 촘촘해서 샐 곳이 없다는 뜻이다. 이제 천망이 자신을 향해 덮쳐오고 있다. 자신은 비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평소 사용했다고 하니, 그 자신은 천망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듯하다.
MB 또한 '현 정권처럼 깨끗한 정권이 어디 있냐'며 국민들에게 자랑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의 최측근 이상득 박영준도 부패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영국 근대사를 연구한 역사학자 액턴은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말해 권력이 부패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멀리 서방 학자의 말이 없더라도 우리 역사는 얼마든지 권력과 부패가 수레의 양 바퀴라는 것을 극명히 보여주었다. 현대사에서만 해도 그 사례는 부지기수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의 참모들 중 어느 누구 하나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 정권도 권력을 이용한 부패와 탐욕, 그리고 몰락이라는 고전적인 스토리를 따르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부패방지를 위해서 권력분산, 행정재량권 제한 등 많은 대안이 제시됐지만 언제나 유야무야됐다.
권력은 미약과 같아 취하면 현실감각 없어져
권력은 마약과 같아서 취하면 현실 감각이 없어진다고 한다. MB정권 최고실세로 통하는 최 위원장이 자신을 천망의 예외로 생각했다면 그도 권력의 마약에 취한 것이 틀림없다. 최 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에서 '올해는 운이 아주 거친 해'라고 말하며 모든 탓을 운으로 돌렸다. 재수 없어 걸렸다는 뜻이리라.
서울 양재동 터미널부지 3만여평을 2003년 경매로 매입한 업자는 2006년 서울시 도시계획변경을 통해 복합유통시설로 용도변경했다. 잔여부지 1만4000여평도 통합개발을 결정해 엄청난 특혜를 받았다. 1500억원에 매입한 땅이 2조4000억짜리로 변했다.
당시는 MB 시장 임기가 며칠 안 남은 시점이었다. 당시 도시계획시설 결정 책임자는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MB맨이었다. 인수위원회에서 한반도대운하TF팀장을 했다. 용도변경 당시 주무부서 국장은 터미널부지 재개발 건축허가가 난 2009년 행정2부시장을 역임했다.
당시 터미널부지 용도변경을 위해서는 건교부와 협의를 거쳐야 했으나 서울시는 경미한 사안이라며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또한 건축허가를 받을 때도 심의위원들 상당수가 사무실 용도를 대형유통센터(백화점, 할인점 등)로 허가해주는 것은 엄청난 특혜라며 반대했지만 통과됐다. 이러한 특혜 뒤에 자신의 돈을 건네받은 권력실세가 있었다고 업자는 검찰에서 진술하고 있다. 실세에게로 향하는 브로커로는 그의 포항 후배가 나섰다.
그러나 용도변경과 건축허가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그 과정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던 건설사가 워크아웃 판정을 받았다. 터미널 개발 회사인 파이시티는 주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청구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정관리가 돼도 전 경영진에게 관리인을 맡기는 것이 요즘 관례이지만 업자는 당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횡령혐의로 조사를 받고, 검찰에 의해 기소가 돼, 관리인으로 선정될 수 없었다.
땅을 뺏긴 그는 이것을 권력자의 음모라고 여겨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를 하고 있다. 탐욕이 불러온 몰락이다. 권력자들이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터미널 부지를 가로채려 한다는 의심을 가진 업자가 권력과 탐욕에 대해서 복수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도 잔꾀 … 알선수재냐, 정치자금법이냐
최 위원장은 돈을 준 사람의 진술과 전달한 자의 진술, 또 돈을 건네는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협박한 운전사의 사진과 진술이 확보됐는데도 알선수재 혐의를 수긍하지 않고 있다. '고향 후배로부터 받은 돈을 알선에 사용하지 않고, 대선 경선과정에서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했다'며 알선수재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려 하는 것이다. 부패에 개입했다기보다는 정치인들의 관례(?)범죄인 것처럼 보이기 위함이다. 실세의 당당함은 어디 갔는지. 잔꾀를 부리는 모습이 애처롭다.
이쯤에서 최 위원장과 더불어 MB 정권의 최고 실세로 행세한 이들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것은 '천망'의 빈틈없음을 믿기 때문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천망불루(天網不漏).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주 사용했다고 한다. 하늘의 그물은 촘촘해서 샐 곳이 없다는 뜻이다. 이제 천망이 자신을 향해 덮쳐오고 있다. 자신은 비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평소 사용했다고 하니, 그 자신은 천망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듯하다.
MB 또한 '현 정권처럼 깨끗한 정권이 어디 있냐'며 국민들에게 자랑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의 최측근 이상득 박영준도 부패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영국 근대사를 연구한 역사학자 액턴은 '모든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말해 권력이 부패해지는 것을 경계했다.
멀리 서방 학자의 말이 없더라도 우리 역사는 얼마든지 권력과 부패가 수레의 양 바퀴라는 것을 극명히 보여주었다. 현대사에서만 해도 그 사례는 부지기수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의 참모들 중 어느 누구 하나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 정권도 권력을 이용한 부패와 탐욕, 그리고 몰락이라는 고전적인 스토리를 따르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부패방지를 위해서 권력분산, 행정재량권 제한 등 많은 대안이 제시됐지만 언제나 유야무야됐다.
권력은 미약과 같아 취하면 현실감각 없어져
권력은 마약과 같아서 취하면 현실 감각이 없어진다고 한다. MB정권 최고실세로 통하는 최 위원장이 자신을 천망의 예외로 생각했다면 그도 권력의 마약에 취한 것이 틀림없다. 최 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에서 '올해는 운이 아주 거친 해'라고 말하며 모든 탓을 운으로 돌렸다. 재수 없어 걸렸다는 뜻이리라.
서울 양재동 터미널부지 3만여평을 2003년 경매로 매입한 업자는 2006년 서울시 도시계획변경을 통해 복합유통시설로 용도변경했다. 잔여부지 1만4000여평도 통합개발을 결정해 엄청난 특혜를 받았다. 1500억원에 매입한 땅이 2조4000억짜리로 변했다.
당시는 MB 시장 임기가 며칠 안 남은 시점이었다. 당시 도시계획시설 결정 책임자는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MB맨이었다. 인수위원회에서 한반도대운하TF팀장을 했다. 용도변경 당시 주무부서 국장은 터미널부지 재개발 건축허가가 난 2009년 행정2부시장을 역임했다.
당시 터미널부지 용도변경을 위해서는 건교부와 협의를 거쳐야 했으나 서울시는 경미한 사안이라며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또한 건축허가를 받을 때도 심의위원들 상당수가 사무실 용도를 대형유통센터(백화점, 할인점 등)로 허가해주는 것은 엄청난 특혜라며 반대했지만 통과됐다. 이러한 특혜 뒤에 자신의 돈을 건네받은 권력실세가 있었다고 업자는 검찰에서 진술하고 있다. 실세에게로 향하는 브로커로는 그의 포항 후배가 나섰다.
그러나 용도변경과 건축허가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고, 그 과정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던 건설사가 워크아웃 판정을 받았다. 터미널 개발 회사인 파이시티는 주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청구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법정관리가 돼도 전 경영진에게 관리인을 맡기는 것이 요즘 관례이지만 업자는 당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횡령혐의로 조사를 받고, 검찰에 의해 기소가 돼, 관리인으로 선정될 수 없었다.
땅을 뺏긴 그는 이것을 권력자의 음모라고 여겨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를 하고 있다. 탐욕이 불러온 몰락이다. 권력자들이 황금알을 낳을 수 있는 터미널 부지를 가로채려 한다는 의심을 가진 업자가 권력과 탐욕에 대해서 복수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도 잔꾀 … 알선수재냐, 정치자금법이냐
최 위원장은 돈을 준 사람의 진술과 전달한 자의 진술, 또 돈을 건네는 현장을 사진으로 찍어 협박한 운전사의 사진과 진술이 확보됐는데도 알선수재 혐의를 수긍하지 않고 있다. '고향 후배로부터 받은 돈을 알선에 사용하지 않고, 대선 경선과정에서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했다'며 알선수재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려 하는 것이다. 부패에 개입했다기보다는 정치인들의 관례(?)범죄인 것처럼 보이기 위함이다. 실세의 당당함은 어디 갔는지. 잔꾀를 부리는 모습이 애처롭다.
이쯤에서 최 위원장과 더불어 MB 정권의 최고 실세로 행세한 이들의 안부가 궁금해지는 것은 '천망'의 빈틈없음을 믿기 때문이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