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1531억원으로 최다 … 삼성화재 주식 취득액 4798억원
동부화재, 실익없는 사채도 매입 … 일부 손보사, 공시 제대로 안해
손해보험사들도 생명보험사와 마찬가지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계열사와 적지 않은 지원성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보·메리츠화재 등이 계열사나 임원들에게 대출을 해주거나 채권을 사주는 방법으로 적게는 9억원에서 많게는 2000억원까지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삼성화재는 지난 3월말 현재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삼성사모부동산투자신탁 2∼3호에 연 5.70∼6.54% 금리로 916억원을 대출해줬고 계열사 임원 신 모씨 등 3명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5억9000만원을 빌려줬다. 금리는 1.0∼5.12%였다.
또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증권 삼성전자 등의 주식 4798억원을 갖고 있다. 3월말 현재 삼성화재의 총 자산이 38조6000억원인 만큼, 최대 1조2000억원까지 자회사나 계열사의 채권이나 주식을 보유하는 게 가능하다. 보험업법상 아직 여유가 있다.
◆현대해상, 대부업체에 8.74%로 대출 = 현대해상은 임원 10명에게 2∼5.55% 금리로 12억7000만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지급보증을 해주고 있고 자회사인 하이캐피탈 대부업체에 운영자금으로 300억원을 빌려줬다. 적용금리는 8.74%였고 만기가 2014년 10월 21일까지다. 대부업체의 평균 조달금리가 연 9.5∼10.7% 인 것을 감안하면 1∼2%p 낮은 수준이다.
또 관계사인 현대그린파워와 그린에어, 현대에너지에 시설자금 용도로 1018억원(금리 6.5∼8.0%)의 신용대출을 해줬다. 현대에너지(주)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건설이 49%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고, 그린에어 역시 현대차그룹의 현대로템(주)가 최대주주(51.0%)인 회사이다. 현대해상 기업집단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기업체들이다.
이 밖에도 현대해상은 현대제철과 기아자동차 회사채 500억원을 포함해 현대하이카다이렉트·현대그린파워 등의 채권과 주식을 3823억원 가량 보유중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제안해 사업성을 검토한 후 투자수익 확보 차원에서 참여한 것으로, 현대에너지나 그린에어 등과 협의나 접촉은 없었다"며 "하이캐피탈에 맨 처음 10% 금리를 적용했다 대출을 연장하면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받아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LIG손보, 임원 20여명에게 대출해줘 = LIG손보 역시 자회사인 LIG투자증권 이 모씨 등 임원 20여명에게 부동산 담보를 잡거나 신용으로 9억3000만원을 대출해줬다. 금리는 4.50∼6.60%였고 용도는 대부분 가계자금이다. 또 자회사인 LIG자동차손해사정과 LIG투자증권 등의 주식(1995억원)을 갖고 있다.
동부화재는 계열사인 동부캐피탈과 동부하이텍에 각각 40억원(금리 9.14%)과 381억원(금리 4.51%)의 신용공여를 해주고 있고 동부건설(114억원)과 동부증권(500억원)의 채권도 614억원 가량 보유중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매입한 동부증권의 신주인수권부 사채(BW)는 표면이자율이 4.0%이고, 2014년 11월 만기 이자율은 7.0%다. BW는 사채가 지니는 이자소득과 주식의 자본소득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채권으로 주식시가가 발행가액보다 높을 경우 회사에 신주의 발행을 청구할 수 있다. 발행 당시 신주인수권에 대한 행사가격은 1주당 5000원이었다.
그러나 5월 31일 현재 주가는 3875원으로 행사가격보다 23% 낮다. 자본소득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동부건설이 지난해 1조4172억원 매출에 1713억원의 적자를 내 당분간 주가가 상승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동부건설 주가는 지난해 7월 9390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여건에서, 만기이자율 7%는 양호한 편"이라며 "이사회 결의를 거치고 금융감독원의 보고까지 거친 사항으로 계열사에 대한 지원성 거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동부화재는 신주인수권은 행사하지 않고 시장에서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경쟁 저해하는 지원 집중 검사 = 메리츠화재 또한 이미 계열분리를 거친 한진중공업의 사모사채 400억원을 사줬다. 이율은 5.55%이고, 만기는 2013년 10월 29일까지다. 한진중공업과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주식 134억원을 포함해 751억원 가량의 채권과 주식도 보유중이다.
또 한화손보는 한화저축은행에 100억원(금리 7.3%)의 후순위 대출을 해주고 있고, 한화건설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의 채권을 1060억원 가량 갖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신용공여에 대해 사후보고를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손보사들의 지원성 거래에 대해 법적으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계열사와 거래가 다른 회사와의 경쟁에서 특혜로 작용할 소지가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부화재나 메리츠화재 모두 투자목적으로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안다"며 "법률적 제한조건에 어긋나지 않게 끔 거래를 하고 있다고 해도, 전체 자산운용 측면에서 과도하게 지원되거나 공정한 경쟁관계를 해치는 것에 대해서는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손보사들은 보험업법 111조가 규정하고 있는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현황에 대한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은 매 분기말이 지난 후 1개월 이내에 신용공여 규모와 증감액, 신용공여 형태별 자금용도와 공여기간 적용금리 등의 거래조건, 담보의 종류 및 평가액, 주요 특별약정 내용 등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인터넷 누리집을 통해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동부화재, 실익없는 사채도 매입 … 일부 손보사, 공시 제대로 안해
손해보험사들도 생명보험사와 마찬가지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계열사와 적지 않은 지원성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보·메리츠화재 등이 계열사나 임원들에게 대출을 해주거나 채권을 사주는 방법으로 적게는 9억원에서 많게는 2000억원까지 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삼성화재는 지난 3월말 현재 계열사인 삼성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삼성사모부동산투자신탁 2∼3호에 연 5.70∼6.54% 금리로 916억원을 대출해줬고 계열사 임원 신 모씨 등 3명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5억9000만원을 빌려줬다. 금리는 1.0∼5.12%였다.
또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증권 삼성전자 등의 주식 4798억원을 갖고 있다. 3월말 현재 삼성화재의 총 자산이 38조6000억원인 만큼, 최대 1조2000억원까지 자회사나 계열사의 채권이나 주식을 보유하는 게 가능하다. 보험업법상 아직 여유가 있다.
◆현대해상, 대부업체에 8.74%로 대출 = 현대해상은 임원 10명에게 2∼5.55% 금리로 12억7000만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지급보증을 해주고 있고 자회사인 하이캐피탈 대부업체에 운영자금으로 300억원을 빌려줬다. 적용금리는 8.74%였고 만기가 2014년 10월 21일까지다. 대부업체의 평균 조달금리가 연 9.5∼10.7% 인 것을 감안하면 1∼2%p 낮은 수준이다.
또 관계사인 현대그린파워와 그린에어, 현대에너지에 시설자금 용도로 1018억원(금리 6.5∼8.0%)의 신용대출을 해줬다. 현대에너지(주)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건설이 49%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고, 그린에어 역시 현대차그룹의 현대로템(주)가 최대주주(51.0%)인 회사이다. 현대해상 기업집단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기업체들이다.
이 밖에도 현대해상은 현대제철과 기아자동차 회사채 500억원을 포함해 현대하이카다이렉트·현대그린파워 등의 채권과 주식을 3823억원 가량 보유중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제안해 사업성을 검토한 후 투자수익 확보 차원에서 참여한 것으로, 현대에너지나 그린에어 등과 협의나 접촉은 없었다"며 "하이캐피탈에 맨 처음 10% 금리를 적용했다 대출을 연장하면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받아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LIG손보, 임원 20여명에게 대출해줘 = LIG손보 역시 자회사인 LIG투자증권 이 모씨 등 임원 20여명에게 부동산 담보를 잡거나 신용으로 9억3000만원을 대출해줬다. 금리는 4.50∼6.60%였고 용도는 대부분 가계자금이다. 또 자회사인 LIG자동차손해사정과 LIG투자증권 등의 주식(1995억원)을 갖고 있다.
동부화재는 계열사인 동부캐피탈과 동부하이텍에 각각 40억원(금리 9.14%)과 381억원(금리 4.51%)의 신용공여를 해주고 있고 동부건설(114억원)과 동부증권(500억원)의 채권도 614억원 가량 보유중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매입한 동부증권의 신주인수권부 사채(BW)는 표면이자율이 4.0%이고, 2014년 11월 만기 이자율은 7.0%다. BW는 사채가 지니는 이자소득과 주식의 자본소득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채권으로 주식시가가 발행가액보다 높을 경우 회사에 신주의 발행을 청구할 수 있다. 발행 당시 신주인수권에 대한 행사가격은 1주당 5000원이었다.
그러나 5월 31일 현재 주가는 3875원으로 행사가격보다 23% 낮다. 자본소득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동부건설이 지난해 1조4172억원 매출에 1713억원의 적자를 내 당분간 주가가 상승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동부건설 주가는 지난해 7월 9390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여건에서, 만기이자율 7%는 양호한 편"이라며 "이사회 결의를 거치고 금융감독원의 보고까지 거친 사항으로 계열사에 대한 지원성 거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동부화재는 신주인수권은 행사하지 않고 시장에서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경쟁 저해하는 지원 집중 검사 = 메리츠화재 또한 이미 계열분리를 거친 한진중공업의 사모사채 400억원을 사줬다. 이율은 5.55%이고, 만기는 2013년 10월 29일까지다. 한진중공업과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주식 134억원을 포함해 751억원 가량의 채권과 주식도 보유중이다.
또 한화손보는 한화저축은행에 100억원(금리 7.3%)의 후순위 대출을 해주고 있고, 한화건설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의 채권을 1060억원 가량 갖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신용공여에 대해 사후보고를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손보사들의 지원성 거래에 대해 법적으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계열사와 거래가 다른 회사와의 경쟁에서 특혜로 작용할 소지가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부화재나 메리츠화재 모두 투자목적으로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안다"며 "법률적 제한조건에 어긋나지 않게 끔 거래를 하고 있다고 해도, 전체 자산운용 측면에서 과도하게 지원되거나 공정한 경쟁관계를 해치는 것에 대해서는 들여다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손보사들은 보험업법 111조가 규정하고 있는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현황에 대한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은 매 분기말이 지난 후 1개월 이내에 신용공여 규모와 증감액, 신용공여 형태별 자금용도와 공여기간 적용금리 등의 거래조건, 담보의 종류 및 평가액, 주요 특별약정 내용 등을 금융위원회에 보고하고 인터넷 누리집을 통해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