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은 유독 박물관이나 유물, 유산이 많아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자녀를 키우고 있는 가정이라면 영월을 한두 번은 다녀오게 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케이블카와 화력발전소를 볼 수 있는 계족산은 산세가 험해 마치 오지 속을 다니는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 마니아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닭의 발모양을 닮은 ‘계족산’
계족산은 영월읍 동쪽에 병풍을 친 듯 화성(火星)의 모습으로 수석처럼 우뚝 솟은 산이다. 백두대간 함백산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친 한 개의 능선이 두위봉, 망경대산, 응봉산을 거쳐 내려오다 남한강에 막혀 더 이상 뻗지 못한 채 지맥이 멈춰있다.
험준한 산세인 계족산은 산자락에는 고구려의 산성인 왕검성과 정조대왕태실비 등의 유적이 있으며 영월화력발전처가 자리하고 있다. 왕검성은 거란족의 침입을 대비하여 왕검이 성을 축조하였다고 전해진다.
890m 높이로 닭의 발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 계족산이다. 재미있는 이름만큼이나 풍성한 볼거리를 지니고 있다. 정상까지 계속되는 칼날 같은 암릉은 계족산을 결코 만만하게 보지 못하도록 한다. 연속되는 바위 끝이 뾰족한 암릉은 폭이 20~30cm 정도밖에 되지 않고 낭떠러지는 수직으로 수십 미터에 이른다. 암릉을 제외하곤 정상까지 밧줄을 설치해 놓았다.
●중이폭포와 삭도쉼터
산행은 영월화력발전소 도로변을 따라 이어지는데 정조대왕태실비와 왕검성을 거쳐 가파르고 미끄러운 주능선을 통해 정상에 도착한다. 유유히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의 절경을 바라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중이폭포와 주변의 야생화들이 눈길을 끈다.
정양마을에서 가래골 골짜기 위로 오르면 계족산 정상이다. 가래골 계곡 좌측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10여분 걸어가면 우측 아래로 10m 가량의 폭포가 나타난다. 폭포를 내려다보며 산길을 올라 15m 폭포 상단부에서 다시 왼쪽 계류를 건너게 된다.
고르지 못한 바위사면 길을 밟으며 5~6분 정도 오르면 우측계곡에 2개의 폭포와 탕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의 폭포는 평소에 수량이 적은 것이 흠이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굉장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산행을 시작해 1시간 정도 올라가면 삭도쉼터가 나온다. 삭도는 지주탑을 세우고 강철선에 매달린 운반함을 순환시켜 석탄을 운반하는 시설이다. 과거 교통시설이 없던 산악지방의 교통수단으로써, 1934년에 영월군 북면 마차리 탄광에서 발전소까지 약 12km에 삭도를 설치해 석탄을 운반했다. 공중 운반 모양이 솔개와 비슷하다해 소리개차라고 불리었으며 우리나라 케이블카의 원조가 되었다고 한다.
●정조대왕태실비
정조대왕태실비는 조선 22대 정조대왕의 태를 봉안한 곳이다. 정조가 태어난 다음해인 영조 29년(1753)에 영월읍 정양리 계족산에 처음 태모가 조성됐고 정조가 사망하자 순조 원년(1801)에 비가 세워졌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전국의 태실을 창경궁으로 옮긴 뒤 태 항아리를 가져갔고 태실과 태실비만 남겨졌다. 이것이 1967년 금강공원으로 옮겨 보존됐고 1997년 영월군이 현 위치에 복원한 것이다. 정조대왕태실비는 1995년 강원유형문화재 제 114로로 지정됐다.
▲등산로
정양마을(30분) - 가래골(30분) - 서남릉안부(30분) - 무덤(30분) - 칼날능선(30분) - 정상(90분) - 왕검성(30분) - 정양마을 (8.5Km, 4시간 30분 소요)
산행 시 가래골 능선 암릉지대는 위험하므로 초심자나 노약자는 정양산성을 경유하는 것이 안전하다.
▲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남원주 IC-제천교차로-북부로-느릅재터널-동여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영월읍이다. 영월읍에서 88번 지방도를 따라 승용차로 20분 거리인 정양리에 도착하면 영월화력발전처가 있으며 발전소 담장이 끝나는 곳에 계족산 산행 안내도가 서 있고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도움말 : 영월군청 방재산림과
신효재 리포터 hoyja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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