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반항’ 2040세대, 박근혜에 ‘비호감’
양극화 심화, 경제적 불안감 정치에 투영
박 지지율, 40대 기점으로 뚜렷이 나눠져
최근 주요 선거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대∼40대의 ‘이유 있는 반항’이다. 양극화 심화로 인한 경제적 고민을 이들은 정치적 행위로 적극 표출해왔다. 2010년 무상급식 전국연대활동, 2011년 반값등록금 동맹 등이다. 이들은 또 ‘낡은 것, 기득권을 움켜쥔 세력’을 싫어한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자발적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야권에 압도적 표를 몰아주면서 ‘이명박정부 심판론’을 폭발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다. 2011년 나타난 ‘안철수 현상’도 ‘여도 싫지만 야도 싫다’는 인식, 즉 낡은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의 표출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2012년 대선에서도, 이런 요소가 영향을 미칠까?
최근 정치 흐름과,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해보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먼저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박근혜 지지층의 쏠림 현상이다. 50대와 60대는 박근혜에 열광하지만, 20대∼40대는 호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내일신문- 디오피니언 6월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지지율은 44.5%이다.
그런데 40대를 기점으로 연령별로 비호감 대 열성적지지 경향이 뚜렷하게 나눠진다. △20대 24.7% △30대 33.0% △40대 31.9% △50대 65.3% △60대 이상 71.2% 등이다. 이는 2040세대에게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비호감’으로 비춰진다는 의미이다.
또 이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세대론’에 40대가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도 눈에 띤다. 야권후보단일화가 될 경우, 대선 구도에 대해 50대와 60대는 ‘그래도 대세론’에 무게를, 20대와 30대는 팽팽한 대결을 전망했다. 반면 40대는 ‘대세론 유지’ 37.5%, ‘대세론 붕괴’에 60.6%로 나타났다.
◆40대, 노부모 보다는 아들과 ‘동병상련’ =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 정치의 핵심층인 40대에서 ‘반한나라당’ 성향이 드러나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일례로 내일신문은 2012년 신년 여론조사를 통해 정치적 호감도를 세대별로 조사했었다. ‘호감도’는 조사 대상자들이 0~10점 중에 선택한 호감점수의 평균으로 0점에 가까울수록 ‘거부감’이 크다는 뜻이다.
이 결과 40대의 한나라당에 대한 호감도는 2.91점에 불과했다. 당시 민주통합당의 호감도는 4.24점이었다. 특히 전체 호감도 조사에서 한나라당에겐 최저점(0~2점)을, 다른 정당엔 최고점(8~10점)을 준 ‘한나라당 혐오층’은 전체의 21.2%나 됐는데, 이들 중에서 40대가 28.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더불어 나이가 들수록 정치적으로 보수화 된다는 예측을 깨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2012년 신년 조사에서 40대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4.8점이라고 답했는데, 2011년 3월 동일문항 조사(5.1점)보다 진보 쪽으로 이동했다. 중도보수에서 중도진보로 옮기는 과정에서 5060세대와는 멀어지고, 2030세대와 묶인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40대가 노년층보다는 2030세대와 더 유사한 성향을 갖는 이유로 문화적 동질감과 ‘양극화로 인한 동병상련’을 꼽았다. 40대는 이른바 386세대로서 민주화 운동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고, PC통신을 접한 세대이다. 더불어 노부모 부양, 자녀 교육,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경제적 고통’은 20대의 등록금 고민과 30대의 취업 및 주거문제와 연동돼 있다. 즉 경제적 불만이, 이명박정부와 여권에 대한 2040세대의 연대 의식을 높여 ‘이유있는 불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최근 선거에서 드러난 세대별 투표율 변동 가능성은 젊은 세대의 ‘폭발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5060세대와는 전혀 다른 유권자 집단 2030세대의 투표율은 급상승할 여분이 남아 있다.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18대와 19대 총선에서 2030세대는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지만, 투표율 상승에서는 다른 세대에 비해 훨씬 큰 상승폭을 보였다. 50·60대 투표율 상승이 각각 2.1%p, 3.1%p인 반면 △20~24세 12.5%p △25~29세 13.7%p △30~34세 10.8%p △35~39세 9.7%p 오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선 투표율이 총선보다 10%p 정도 올라가는 것으로 계산하면, 2030세대의 표심의 영향력은 총선이나 최근 여론조사에 비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박근혜와 야권, 각각 전략은?
결국 ‘박근혜의 확장력’과 대세론 입증은, 2040세대를 어떻게 잡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2007년 대선 이명박 후보처럼 40대를 일부 흡수하고, ‘비호감층’인 2030세대에서 지지율을 높인다면 박근혜 대세론은 더 탄탄해진다. 최근 박 비대위원장이 20대의 이준석 비대위원장을 영입하고, 격전지 부산에서 20대 손수조를 열렬히 지원한 것은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언행에 매우 신중한 그가, 20대와 가수 김장훈씨의 ‘도시락 콘서트’에 갑자기 등장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야권 주자들도 2040세대 마음 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손학규 문재인 등 대선 출마를 선언한 주자들이 전국 대학 순회 강연과 ‘끝장 토론’을 시도하는 이유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캠프 출신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미래지향적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희망‘을 주는 세력이 결국 이들의 마음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 있는 반항’을 긍정적 에너지인 투표로 전환시켤 줄 대통령 후보와 세력이, 2040세대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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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심화, 경제적 불안감 정치에 투영
박 지지율, 40대 기점으로 뚜렷이 나눠져
최근 주요 선거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대∼40대의 ‘이유 있는 반항’이다. 양극화 심화로 인한 경제적 고민을 이들은 정치적 행위로 적극 표출해왔다. 2010년 무상급식 전국연대활동, 2011년 반값등록금 동맹 등이다. 이들은 또 ‘낡은 것, 기득권을 움켜쥔 세력’을 싫어한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자발적 투표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야권에 압도적 표를 몰아주면서 ‘이명박정부 심판론’을 폭발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다. 2011년 나타난 ‘안철수 현상’도 ‘여도 싫지만 야도 싫다’는 인식, 즉 낡은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의 표출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2012년 대선에서도, 이런 요소가 영향을 미칠까?
최근 정치 흐름과, 여론조사 추이를 분석해보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먼저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박근혜 지지층의 쏠림 현상이다. 50대와 60대는 박근혜에 열광하지만, 20대∼40대는 호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내일신문- 디오피니언 6월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지지율은 44.5%이다.
그런데 40대를 기점으로 연령별로 비호감 대 열성적지지 경향이 뚜렷하게 나눠진다. △20대 24.7% △30대 33.0% △40대 31.9% △50대 65.3% △60대 이상 71.2% 등이다. 이는 2040세대에게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은 ‘비호감’으로 비춰진다는 의미이다.
또 이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세대론’에 40대가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도 눈에 띤다. 야권후보단일화가 될 경우, 대선 구도에 대해 50대와 60대는 ‘그래도 대세론’에 무게를, 20대와 30대는 팽팽한 대결을 전망했다. 반면 40대는 ‘대세론 유지’ 37.5%, ‘대세론 붕괴’에 60.6%로 나타났다.
◆40대, 노부모 보다는 아들과 ‘동병상련’ =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 정치의 핵심층인 40대에서 ‘반한나라당’ 성향이 드러나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일례로 내일신문은 2012년 신년 여론조사를 통해 정치적 호감도를 세대별로 조사했었다. ‘호감도’는 조사 대상자들이 0~10점 중에 선택한 호감점수의 평균으로 0점에 가까울수록 ‘거부감’이 크다는 뜻이다.
이 결과 40대의 한나라당에 대한 호감도는 2.91점에 불과했다. 당시 민주통합당의 호감도는 4.24점이었다. 특히 전체 호감도 조사에서 한나라당에겐 최저점(0~2점)을, 다른 정당엔 최고점(8~10점)을 준 ‘한나라당 혐오층’은 전체의 21.2%나 됐는데, 이들 중에서 40대가 28.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더불어 나이가 들수록 정치적으로 보수화 된다는 예측을 깨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2012년 신년 조사에서 40대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4.8점이라고 답했는데, 2011년 3월 동일문항 조사(5.1점)보다 진보 쪽으로 이동했다. 중도보수에서 중도진보로 옮기는 과정에서 5060세대와는 멀어지고, 2030세대와 묶인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40대가 노년층보다는 2030세대와 더 유사한 성향을 갖는 이유로 문화적 동질감과 ‘양극화로 인한 동병상련’을 꼽았다. 40대는 이른바 386세대로서 민주화 운동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고, PC통신을 접한 세대이다. 더불어 노부모 부양, 자녀 교육,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경제적 고통’은 20대의 등록금 고민과 30대의 취업 및 주거문제와 연동돼 있다. 즉 경제적 불만이, 이명박정부와 여권에 대한 2040세대의 연대 의식을 높여 ‘이유있는 불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최근 선거에서 드러난 세대별 투표율 변동 가능성은 젊은 세대의 ‘폭발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5060세대와는 전혀 다른 유권자 집단 2030세대의 투표율은 급상승할 여분이 남아 있다.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18대와 19대 총선에서 2030세대는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지만, 투표율 상승에서는 다른 세대에 비해 훨씬 큰 상승폭을 보였다. 50·60대 투표율 상승이 각각 2.1%p, 3.1%p인 반면 △20~24세 12.5%p △25~29세 13.7%p △30~34세 10.8%p △35~39세 9.7%p 오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선 투표율이 총선보다 10%p 정도 올라가는 것으로 계산하면, 2030세대의 표심의 영향력은 총선이나 최근 여론조사에 비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박근혜와 야권, 각각 전략은?
결국 ‘박근혜의 확장력’과 대세론 입증은, 2040세대를 어떻게 잡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2007년 대선 이명박 후보처럼 40대를 일부 흡수하고, ‘비호감층’인 2030세대에서 지지율을 높인다면 박근혜 대세론은 더 탄탄해진다. 최근 박 비대위원장이 20대의 이준석 비대위원장을 영입하고, 격전지 부산에서 20대 손수조를 열렬히 지원한 것은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언행에 매우 신중한 그가, 20대와 가수 김장훈씨의 ‘도시락 콘서트’에 갑자기 등장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야권 주자들도 2040세대 마음 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손학규 문재인 등 대선 출마를 선언한 주자들이 전국 대학 순회 강연과 ‘끝장 토론’을 시도하는 이유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캠프 출신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미래지향적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희망‘을 주는 세력이 결국 이들의 마음을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유 있는 반항’을 긍정적 에너지인 투표로 전환시켤 줄 대통령 후보와 세력이, 2040세대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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