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밭농사 기계화에 박차 … 시설원예 에너지비용 절감 장치도
장석원(53)씨는 경북 문경 산양면의 밭 1ha에 양파 농사를 짓고 있다. 45개 농가로 구성된 양파작목반 총무로서 영농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농사 경력만 30년이 넘었지만 갈수록 농사가 힘들다.
장씨는 27일 내일신문 기자에게 "밭농사는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며 "이대로 가면 일손이 없어 농사 못짓는다"고 단언했다.
지난 4월 출범 50돌을 지낸 농촌진흥청은 밭농사 농민들의 답답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영농현장으로 나서고 있다.

<신언철 씨에스플랜트="" 대표가="" 여름철="" 냉방이="" 가능한="" 지열난방시스템="" 앞에서="" 화훼="" 모종을="" 돌보고="" 있다.="" 그는="" 이="" 기계="" 덕분에="" 여름철="" 육묘를="" 하게="" 돼="" 추가="" 소득을="" 올린다.="" 사진="" 정연근="" 기자="">
◆농기계회사 80%가 매출 20억원 미만으로 영세 = 농진청은 지난 16일 경북 문경에서 양파 재배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양파재배 일관기계화 현장평가회'를 갖고 자체 개발한 양파 자동파종기, 자주식 양파수집기·수확기 등을 시범 가동했다.
이날 선보인 트랙터용 양파수확기는 양파를 캐서 가지런히 깔아놓는다. 기계로 수확해도 양파 손상율을 낮춰 저장성을 높였다.
양파수집기는 밭에서 건조한 양파를 모아 옮기는 과정에서 줄기를 잘라 내보내고 양파만 500kg짜리 자루(톤백)에 담아내는 작업을 한다. 사람이 일일이 양파를 망에 집어넣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돼 대규모 재배농가나 영농조합에 적합하다.
첫선을 보인 자동파종시스템은 트레이공급, 상토충전, 자동파종, 관수, 트레이적재에 이르는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420공 트레이의 경우 시간당 400장을 파종할 수 있다.
시연을 지켜본 장석원씨는 "농사에 도움되는 이런 기계가 값싸게 보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이 갖추기엔 너무 비싸고 작목반 차원에서 마련하기도 버겁다"고 덧붙였다.
설혹 작목반이 기계를 임대한다고 해도 운반차량이 필요하다. 파종기는 덩치가 작아 농가마다 보유하고 있는 1톤 트럭으로 옮길 수 있지만 수확기는 2.5톤 이상 차량이 있어야 한다는 것.
허인구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전무는 "밭작물은 품목이 너무 다양하고 지리 여건도 달라 다양한 농기계를 개발해야 한다"며 "문제는 모델마다 수요자가 적어 업체가 개발비를 조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농기계업체로 등록된 450여 기업 중 연간 매출액이 20억원도 안되는 곳이 80%에 달해 업체가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은 거의 없다.
허 전무는 "대안은 농진청이 개발해 업체에 이전하는 것"이라며 "예산을 늘려 농기계 개발·보급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라승용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지난 5월 23일 전남 고흥 마늘수확기 시연 현장에서 농민들이 6대를 바로 계약했다"며 "작물재배양식과 연계해 개발을 진행하면 기계화율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농기계 보급은 주곡 중심으로 진행돼 벼농사의 경우 92% 기계화가 진행됐지만 밭농사는 51% 수준에 머물러 있다. 농진청은 콩 부추 마늘 인삼 채소 과채류 등에 대한 기계를 개발한 데 이어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밭작물 기계화 사업 중 고추·마늘기계화를 집중 진행하기로 하고 38개 주산지(시·군단위) 농업기술센터에 임대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 곳당 10억원씩(국비 50%, 지방비 50%, 농민부담 없음) 사업비를 투여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추·마늘 주산지 임대사업뿐만 아니라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일반 밭작물 농기계 임대사업도 농진청은 개발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경북="" 문경에서="" 열린="" 양파="" 파종·수확="" 등에="" 필요한="" 농기계="" 시연회에="" 농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농진청은="" 현재="" 51%인="" 밭농업="" 기계화율을="" 2017년까지="" 70%로="" 높이기로="" 하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제공="">
◆지열 이용하니 비닐하우스 안이 더 시원 = 지난 26일 오후, 폭염이 한창이었지만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에 있는 신언철 씨에스플랜트 대표의 비닐하우스 안 온도는 바깥보다 더 낮은 28℃였다. 밤에는 18℃로 내려간다. 여름철에도 작물이 자랄 수 있도록 냉방을 통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전 자동으로 제어하는 온도관리는 인터넷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할 수 있어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개발·보급한 지열난방시스템 덕분이다.
화훼, 채소류 육묘를 하는 신 대표는 지난 2010년 1월 지열난방시스템을 설치(국비 60%, 지방비 20%, 농민부담 20%)한 이후 여름철 소득이 늘었다.
신 대표는 "전에는 평창 등 고랭지가 아니면 엄두를 못내던 꽃도라지 육묘를 할 수 있게 됐다"며 "모종 1개 150원 정도에 파는데 냉방가동하는 하우스 4개동(400평)에 100만본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병들거나 시든 것을 제하고도 1억5000만원 이상 소득이 나온다.
지열시스템은 기름난방과 달리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발생도 대폭 줄였다. 농진청의 과학이 환경도 살리고 농민소득도 올리고 있다.
이천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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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53)씨는 경북 문경 산양면의 밭 1ha에 양파 농사를 짓고 있다. 45개 농가로 구성된 양파작목반 총무로서 영농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농사 경력만 30년이 넘었지만 갈수록 농사가 힘들다.
장씨는 27일 내일신문 기자에게 "밭농사는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며 "이대로 가면 일손이 없어 농사 못짓는다"고 단언했다.
지난 4월 출범 50돌을 지낸 농촌진흥청은 밭농사 농민들의 답답증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영농현장으로 나서고 있다.

<신언철 씨에스플랜트="" 대표가="" 여름철="" 냉방이="" 가능한="" 지열난방시스템="" 앞에서="" 화훼="" 모종을="" 돌보고="" 있다.="" 그는="" 이="" 기계="" 덕분에="" 여름철="" 육묘를="" 하게="" 돼="" 추가="" 소득을="" 올린다.="" 사진="" 정연근="" 기자="">
◆농기계회사 80%가 매출 20억원 미만으로 영세 = 농진청은 지난 16일 경북 문경에서 양파 재배에 필요한 인력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양파재배 일관기계화 현장평가회'를 갖고 자체 개발한 양파 자동파종기, 자주식 양파수집기·수확기 등을 시범 가동했다.
이날 선보인 트랙터용 양파수확기는 양파를 캐서 가지런히 깔아놓는다. 기계로 수확해도 양파 손상율을 낮춰 저장성을 높였다.
양파수집기는 밭에서 건조한 양파를 모아 옮기는 과정에서 줄기를 잘라 내보내고 양파만 500kg짜리 자루(톤백)에 담아내는 작업을 한다. 사람이 일일이 양파를 망에 집어넣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돼 대규모 재배농가나 영농조합에 적합하다.
첫선을 보인 자동파종시스템은 트레이공급, 상토충전, 자동파종, 관수, 트레이적재에 이르는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420공 트레이의 경우 시간당 400장을 파종할 수 있다.
시연을 지켜본 장석원씨는 "농사에 도움되는 이런 기계가 값싸게 보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이 갖추기엔 너무 비싸고 작목반 차원에서 마련하기도 버겁다"고 덧붙였다.
설혹 작목반이 기계를 임대한다고 해도 운반차량이 필요하다. 파종기는 덩치가 작아 농가마다 보유하고 있는 1톤 트럭으로 옮길 수 있지만 수확기는 2.5톤 이상 차량이 있어야 한다는 것.
허인구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전무는 "밭작물은 품목이 너무 다양하고 지리 여건도 달라 다양한 농기계를 개발해야 한다"며 "문제는 모델마다 수요자가 적어 업체가 개발비를 조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농기계업체로 등록된 450여 기업 중 연간 매출액이 20억원도 안되는 곳이 80%에 달해 업체가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은 거의 없다.
허 전무는 "대안은 농진청이 개발해 업체에 이전하는 것"이라며 "예산을 늘려 농기계 개발·보급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라승용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지난 5월 23일 전남 고흥 마늘수확기 시연 현장에서 농민들이 6대를 바로 계약했다"며 "작물재배양식과 연계해 개발을 진행하면 기계화율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농기계 보급은 주곡 중심으로 진행돼 벼농사의 경우 92% 기계화가 진행됐지만 밭농사는 51% 수준에 머물러 있다. 농진청은 콩 부추 마늘 인삼 채소 과채류 등에 대한 기계를 개발한 데 이어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밭작물 기계화 사업 중 고추·마늘기계화를 집중 진행하기로 하고 38개 주산지(시·군단위) 농업기술센터에 임대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 곳당 10억원씩(국비 50%, 지방비 50%, 농민부담 없음) 사업비를 투여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추·마늘 주산지 임대사업뿐만 아니라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일반 밭작물 농기계 임대사업도 농진청은 개발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경북="" 문경에서="" 열린="" 양파="" 파종·수확="" 등에="" 필요한="" 농기계="" 시연회에="" 농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농진청은="" 현재="" 51%인="" 밭농업="" 기계화율을="" 2017년까지="" 70%로="" 높이기로="" 하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제공="">
◆지열 이용하니 비닐하우스 안이 더 시원 = 지난 26일 오후, 폭염이 한창이었지만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에 있는 신언철 씨에스플랜트 대표의 비닐하우스 안 온도는 바깥보다 더 낮은 28℃였다. 밤에는 18℃로 내려간다. 여름철에도 작물이 자랄 수 있도록 냉방을 통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전 자동으로 제어하는 온도관리는 인터넷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할 수 있어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개발·보급한 지열난방시스템 덕분이다.
화훼, 채소류 육묘를 하는 신 대표는 지난 2010년 1월 지열난방시스템을 설치(국비 60%, 지방비 20%, 농민부담 20%)한 이후 여름철 소득이 늘었다.
신 대표는 "전에는 평창 등 고랭지가 아니면 엄두를 못내던 꽃도라지 육묘를 할 수 있게 됐다"며 "모종 1개 150원 정도에 파는데 냉방가동하는 하우스 4개동(400평)에 100만본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병들거나 시든 것을 제하고도 1억5000만원 이상 소득이 나온다.
지열시스템은 기름난방과 달리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발생도 대폭 줄였다. 농진청의 과학이 환경도 살리고 농민소득도 올리고 있다.
이천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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