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D-6개월, 변수 총점검 | ⑩ 세대] 하나로 묶인 2040세대, 박근혜에 ‘비호감’
2040세대, 경제불안감 반영한 '이유있는 반항' … 5060세대, 반야당 결집
최근 주요 선거에서 눈에 띄는 점은 20·30·40대(2040세대)의 집단적인 움직임이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의 무상급식과 관련된 활동, 그리고 지난해 4·27재보선이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자발적인 투표참여 캠페인 등이 그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돌출한 '안철수 돌풍'도 이들 세대의 집단성과 궤를 같이 한다.
이들의 집단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양극화 심화, 일자리 부재 등 경제적 문제로 인한 고통들이 이들의 정치적 행위를 끌어냈다. 민주화 세대 또는 포스트 민주화세대라는 사회적 동질감도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해 분노하는 세대라는 얘기다.
또한 '기성정치'에 대해 심하게 반감을 느끼고 있다는 동질감도 있다. 물론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야당도 맘에 안들지만, 여당은 더 싫다'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행동은 '이유있는 반항'이라고 할만하다.
◆4·11총선 야당 패배는 2040세대의 외면 때문 = 최근 선거가 '세대간 대결' 양상을 띤 것도 바로 이들의 '이유있는 반항'이 투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50대 이상 연령층이 친기성정당적, 친여당적, 친부유계층적 성향이라면, 이들은 반기성정당적, 반여당적, 반부유계층적인 성향을 보여왔다.
12월 대선에도 이들이 그런 성향을 보일까.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그럴 개연성이 충분하다. 세대별로 박근혜 호감도가 확연하게 구분되고 있는 것이다.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의 6월 정례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지지율은 44.5%였다. 그런데 20대 지지도는 24.7%, 30대 33.0%, 40대 31.9%로 평균보다 훨씬 낮았다. 반면 50대는 65.3%, 60대 이상은 71.2%로 평균치보다 무려 20%p 이상 높았다. 50~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박근혜에 열광하지만, 2040세대에서는 오히려 비호감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세대간 구분은 지난 4·11총선 투표율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19대 총선 투표율을 보면 20대 전반 45.4%, 20대 후반 37.9%, 30대 전반 41.8%, 30대 후반 49.1%, 40대 52.6%로, 2040세대 모두 실제투표율(54.3%)보다 낮았다. 반면 50대는 62.4%, 60세 이상은 68.6%로 실제투표율보다 훨씬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박근혜에 호감을 가지는 50~60세 이상 세대는 적극 투표장에 간 반면, 비호감의 2040세대는 상대적으로 투표장에 나가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지난 4·11총선에서 야당이 패한 원인도 2040세대의 투표율과 관계가 있다.
12월 대선에서 2040세대는 투표장으로 나갈까.

◆'낀세대' 40대의 선택은 어디 =
선거와 관련,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40대'이다. 40대는 연령적으로 중간일 뿐 아니라 자녀교육·부모부양·자신의 노후까지 고민해야 하는 '낀세대', 즉 사회의 기준이 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런 40대가 5060세대로 근접하면 사회의 안정이 요구된다는 의미이고, 반대로 2030세대로 접근하면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진다. 매번 대선의 세대별 분기점이 40대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이들을 주목하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눈여겨 볼 점은 바로 이들 40대가 2030세대와 동질화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의 '박근혜 지지도' 조사와 중앙선관위의 19대 총선 투표율 조사에서도 나타났지만 내일신문의 2012년 신년여론조사에서는 이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 조사에서 40대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4.8점이라고 답해, 2011년 3월 동일문항 조사 5.1점보다 진보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보수에서 중도진보로 옮기는 과정에서 5060세대와는 멀어지고, 2030세대와 묶인 것이다.<내일신문 2012년 1월 2일자 참조>
이처럼 40대가 2030세대와 동질화 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화적 동질감'과 '경제위기로 인한 동병상련'을 꼽는다.
40대는 민주화시대를 연 주역으로, 2030세대는 민주화의 혜택을 본 세대로 50대 이상의 산업화 세대와 확연히 구분된다. 정치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산업화세대와 뿌리가 닿아 있는 박근혜에 대해 이들 세대가 '비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또한 이들 세대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IT경험을 공유한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필요하다고 느끼면 확 쏠리다가도, 마음에 안들면 외면하는 유목민의 특징을 선거에서 보여준다.
경제적으로는 자녀·부모·자신의 미래에 대한 40대의 고민과, 등록금·일자리에 대한 20대의 부담, 주거와 육아에 대한 30대의 고민이 연동돼 있다.
◆"미래지향적 세대 욕구 충족시키는 세력이 승리" = 사실 2040세대의 비호감에 대해서는 박근혜측도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다.
지난 총선 당시 20대의 이준석씨를 비대위원으로 영입하고, 격전지 부산에서 20대 손수조를 적극 지원한 것도 이런 고민의 반영이다. '대선 출정식을 대학로에서 하자'는 친박 일각의 제안도 마찬가지다.
이들 세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면 '박근혜 대세론'에 날개를 달게 될 게 확실하다.
야권 주자들도 2040세대 마음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손학규 문재인 등 대선 출마를 선언한 주자들이 전국 대학 순회 강연과 '끝장토론'을 시도하는 이유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4·11총선 당시 이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이유를 찾는 게 먼저라고 충고한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미래지향적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희망'을 주는 세력이 결국 이들의 마음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적 위기로 인한 '이유있는 반항'을 품어줄, 그리고 미래전망을 제시하는 후보가 2040세대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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