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은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붉을 적(赤)자를 써 적악산이라 불렀는데, 상원사의 꿩의 보은설화에 연유하여 꿩 치(雉)자를 따 치악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치악산은 단일 산봉이 아니고 1000m 이상의 높은 봉우리들이 14km를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치악산맥으로 불리기도 한다. 능선 양쪽으로는 깊은 계곡들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있다.
● 캠퍼들이 그리워하는 곳
치악산국립공원에 있는 금대야영장. 원주시내에서 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단연 최고다 싶을 정도의 맑은 공기와 청명한 새소리, 호젓한 느낌 때문에 한번 찾으면 그리워 다시 찾게 되는 곳이다. 연둣빛 봄, 숲 그늘 좋은 여름과 단풍 붉은 가을은 금요일 밤부터 서둘러야만 자리 하나 차지할 수 있다.
캠핑장은 텐트 55동이 들어설 수 있는데, 매우 잘 관리되고 있는 화장실과 취사장을 중심으로 빙 둘러쳐진 5개의 구역이 계단식으로 조성돼 있다. 사이트의 크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바둑판처럼 인위적인 것이 아니어서 오히려 자연스럽고, 사이트마다 활엽수 나무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아 대형텐트는 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바닥은 화강토로 표면배수가 양호해 폭우만 아니면 괜찮다.
모든 캠핑사이트에 텐트가 들어서고 그 앞에 차들이 늘어선다 해도 두 방향이 확보된 곳, 하늘과 산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 그런 곳은 캠퍼들에게 유독 인기가 있어 여간해선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 취사장과 화장실이 가깝고 제법 큰 규모의 사이트를 원한다면 5구역 50~55번을 권하고, 애완견이 있다면 주변을 최대한 배려할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정하는 매너가 필요하다. 겨울에도 개방을 하는데 겨울의 명당은 간이화장실과 개수대가 있는 1구역이다.
● 계곡물에 발 담그면 이곳이 무릉도원
요행히 아침식사 당번을 피했다면 아이들 손 잡고 숲속 산책로를 둘러보자. 원시자연림과 같은 그곳엔 유난히 산딸기가 많고, 이름 모를 꽃들, 무섭게 가시품은 산초나무도 볼 수 있다. 자연관찰로가 조성돼 있고 거리가 짧아 아침 먹기 전 운동 삼아 걷기 좋다.
캠핑장을 감싸고 흘러가는 금대계곡은 이곳의 백미이다. 바로 옆으로 흐르기 때문에 졸졸~ 시냇물 소리가 무척이나 정겹다. 접근하기 쉽도록 관찰로 조성이 잘 되어 있는데, 비가 많이 오면 출입이 금지된다. 자연관찰로 옆으로는 솔봉대, 낙엽송 등 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일 것 같은 쭉쭉 뻗은 나무들이 있다. 차갑고 맑은데 넓기까지 한 계곡은 한낮의 뙤약볕을 피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바위에 걸터앉아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마시는 맥주 한 잔~ 상상해보기 바란다. 금대계곡엔 폭포도 있는데 봄이면 폭포 위쪽에서 개구리 알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은 국립공원인데도 의외로 화로를 사용할 수 있다. 여름을 지나 가을 초입부터는 모닥불을 피우기 좋은데 운치도 운치이거니와 활용도 측면에서도 최고다. 필요한 장작은 미리 준비해 와야 한다. 준비를 못했다면 미리 낮에 아이들과 함께 땔감을 준비해 두면 좋다.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꿩 보은설화가 전해지는 상원사까지 트레킹을 나서보자. 악산답게 평탄하지 않은 길이라 맘먹고 올라야 한다. 왕복 4~5시간 거리. 상원사가 부담스럽다면 영원사까지 올라도 좋다. 아이들과 왕복 2시간 30분이면 충분한 거리이다.
야영을 하지 않아도 하루를 풍요롭게 보낼 수 있다. 들마루와 테이블만 펴 놓고 밥해 먹고, 고기 구워 먹고, 계곡에서 아이들과 물장구치고 놀다 와도 알찬 하루 나들이가 된다.
밤이 되면 하늘은 까맣게 내려앉고, 하나둘 가로등이 켜진다. 가로등에는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가 달려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너무도 많은 빛에 노출되어 있는 도시인들. 한 번쯤은 불빛을 끄고 고개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 볼 일이다. 운이 허락한다면 떨어지는 별똥별에 소원을 빌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용료 -야영료 2천원(인원수별), 주차료 5천원
주소 :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금대리 1333-2
예약 : http://chiak.knps.or.kr
문의 : 033-763-5232
한미현 리포터 h4peac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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