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사이트가 유시민을 살렸다?

지역내일 2012-07-10
2040, 스포츠로 스트레스 해소 … 정치인-스포츠 궁합 맞으면 시너지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인터넷 정보 공유 사이트에서 '난리'가 났다. 경기도지사 후보 유시민(당시 국민참여당 소속)이 인사말을 직접 남긴 것이다. 그것도 야구에 대한 내용을 인사말로 시작했다.

2040세대 남성들이 자주 찾는 이 사이트는 '격투기와 야구 명장면 동영상'으로 유명한 카페였다. 그런데 이곳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진지한 유시민'이 등장하자, '어라, 재미있다'는 반응이 나오며 순식간에 입소문이 퍼졌다.

당시 유시민의 인사말은 야구로 시작해, 경쟁자였던 김문후 후보를 살짝 꼬집으면서, 투표 호소로 끝을 맺고 있었다.

"박찬호 선수의 실점 소식을 이제야 보았답니다. (중략) 김문수 투수, 예전에는 직구만 던지는 분이었는데 15년 정치하면서 변화구 구질이 매우 다양해졌더군요. (중략) 야구장과 달리 투표소는 무료 입장이니, 여러분 부담 없이 방문해 주십시오."

이 글은 조회수 4만2000건을 돌파했고, 다른 사이트로 '퍼나르기'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유 후보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에게 패했지만, 그가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꺾고 상승세를 탔던 것은 신생정당인 국민참여당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당시 다른 사이트에 등장한 정치인 홍보 동영상이 모두 인기를 끈 것은 아니었다. 일부 정치인 캠프에서 유명 인터넷 카페에 홍보내용을 올렸다가 '재수 없으니 빨리 삭제하라'는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 즉 유시민의 스포츠 카페 동영상이 인기를 끈 이유가, 단지 유명정치인의 깜짝 등장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당시 2040세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막연한 '부채의식'을 느끼고 있고,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이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스포츠 사이트를 자주 찾던 중 '노무현의 정치적 후계자'이자 'MB에게 독설을 퍼붓는 젊은 유시민'이 등장하자, 억눌린 욕구가 유시민에게 투영됐고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즉 기본적으로 2040세대는 '힘 센 놈들과 기득권 세력의 횡포'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 공정한 게임(페어플레이)을 갈망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성향이 정치와 결합하면 특정인에 대한 '강한 지지' 혹은 '강한 비토'로 이어지고, 투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청춘'을 외치며 2040세대 구애작전을 펼치는 것도 그들의 이런 성향을 끌어안기 위해서다.

하지만 유시민 사례에서 드러났듯, 2040세대는 그들의 욕구를 투영할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면 다시 이동한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여야 주자들이 젊은층 눈길을 끌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시도하고 있는데, 구호가 아니라 '진정성'을 반드시 갖춰야 하는 이유다. \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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